경험 쌓기 238

Day 144 런던살이ㅣ08. January. 2024

Day 144 런던살이ㅣ08. January. 2024 자기 계발만 판치는 도서시장에서는 책이 많이 팔린다고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오늘 런던에도 눈이 왔다. 그냥 싸라기눈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눈으로 볼 때 좋다고 느끼기에는 부족함은 없었다. 그래서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동네산책을 나가보았다. 일행이 도서관에 간다고 해서 지하철 역까지 함께 가서 동전으로 오이스터 카드 충전을 하고 집으로 다시 향했다. 지하철을 나올 때 어느 남성은 인상을 쓰고 들어왔다. 눈을 보는 시각은 이렇게 다르다. 나 역시도 직장 생활할 때는 눈을 그리 좋아했던 건 아니었던 거 같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20대였는데 그때는 아무나 하는 말이나..

Day 143 런던살이ㅣ07. January. 2024

Day 143 런던살이ㅣ07. January. 2024 우리는 꿈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벗어나서도 안된다. 꿈도 없는 사람이 더 문제다. 약 20년 전 나는 세계 주요도시에서 살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직장에서 말하고 다녔다.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다들 헛소리라고 생각했을 거다. 직업을 포기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은 없다고 단정 지어 삶을 사는 부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응이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진지하게 말을 했기 때문이다. 장난으로 얘기를 했거나 이루지 못하는 꿈처럼 말을 했다면 맞장구를 치면서 다들 자기도 그런 꿈이 있다는 듯이 말을 했을 거다. 그리고 또 하나는 논리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대한 정의를 너무 그럴싸하게 말해서 내 말에 반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일 거다...

Day 142 런던살이ㅣ06. January. 2024

Day 142 런던살이ㅣ06. January. 2024 30-24 = 6년. 이 시기는 시드머니 모으는 기간이다. 그리고 30대 때 부스터를 장착해야 한다. 부스터 없이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다. 지금까지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런던 내지 영어권 국가에 가서 공부하는 건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수준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어학원에 가려고 해도 프로그램이 한국과 다를 게 없고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여차하면 중국말 배우고 올 수 있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그래서 한국에서 열심히 하고 한국인과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정도는 되어야 런던에 오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 영어공부를 하면서 느낀 건 만약 여기가 런던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공부를 2시간씩 할..

Day 141 런던살이ㅣ05. January. 2024

Day 141 런던살이ㅣ05. January. 2024 악이 활기를 띄는 건 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다. 강자들이 강자답게 행동하지 않으니 세상이 망하는 건 당연한 거다. 과학자들이 블랙홀을 관찰했을 때 다들 하는 말이 블랙홀은 빛을 낼 수 없어서 그 실체를 보지 못하고 빛을 흡수하는 블랙홀 주변의 모습만 볼 수 있다고 했다. 샤워를 하면서 그 내용을 다시 듣는데 마치 인간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실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다들 블랙홀인 거 같다. 명품을 두르는 사람은 가방으로 보고, 좋은 집에 사는 사람은 부자로 보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매력적으로 보고, 재주가 좋은 사람은 재밌는 사람으로 보고 등등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진짜 실체가 없을지도 모른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Day 140 런던살이ㅣ04. January. 2024

Day 140 런던살이ㅣ04. January. 2024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도 잡생각은 많았구나..라고 느낀 날 1.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하루종일 흐리면서 비가 왔다 갔다 한 적은 많았는데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온 적은 처음인 거 같다. 다시 한번 어제 큐 가든에 갔던걸 운 좋게 생각하게 된다. 2. 하루종일 몸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어도 약간씩은 해야 할 영어공부나 운동을 했었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무기력에 빠져 지낸 하루였던 거 같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은 가끔씩 있었으니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은 원래 아무것도 안 하는 날로 정해서 살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런던살이도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3. 저녁을..

Day 139 런던살이ㅣ03. January. 2024

Day 139 런던살이ㅣ03. January. 2024 그 아무리 화려한 선물이라도 보내신 분의 정이 변하면 형편없어지기 마련입니다. - 햄릿ㅣ오필리아 - 야간 개장하는 큐 가든에 갔다. 일행의 에세이 과제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아서 어제는 안 가는 방향으로 설정을 했다. 하지만 모처럼 날씨가 너무 좋은 바람에 급 나가는 걸로 방향을 선회했다. 5시 이후 입장권을 구매해서 늦게 나가야 했는데 그렇게 가는 것보다는 빨리 나가서 근처 카페에서 동네 분위기를 즐기다가 입장하자고 했다. 가는 길은 버스로 환승 1회 포함해서 1시간 30분이 걸렸고, 지하철로는 역시 환승 1회 포함 1시간이 걸렸다. 바로 가는 오버그라운드 열차가 있는데 오늘 공교롭게도 파업이어서 옵션에서 제외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버스를 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