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Day 140 런던살이ㅣ04. Januar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1. 5. 08:40

Day 140 런던살이ㅣ04. January. 2024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도 잡생각은 많았구나..라고 느낀 날

 

 

1.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하루종일 흐리면서 비가 왔다 갔다 한 적은 많았는데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온 적은 처음인 거 같다. 다시 한번 어제 큐 가든에 갔던걸 운 좋게 생각하게 된다.

 

2. 하루종일 몸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어도 약간씩은 해야 할 영어공부나 운동을 했었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무기력에 빠져 지낸 하루였던 거 같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은 가끔씩 있었으니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은 원래 아무것도 안 하는 날로 정해서 살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런던살이도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3.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우리는 어디에서 살지를 다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환경 재앙이 닥치면 어디에서 살아가야 할지 보다는 어느 계층에 있어야 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걸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보니 왜 낮은 계층부터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윗 계층도 지금 하는 짓을 보면 같이 좀비화되어 가는 거 같은데 설사 우리가 만에 하나라도 성공해서 윗 계층에 간다고 해도 같이 좀비화되면 의미가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단지 힘없는 좀비보다는 낫다는 결론은 난다. 역시 좀비는 그냥 쇼펜하우처처럼 시골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 

 

세상이 안정적이면 혼자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고 고독을 모르고 즐기지 못하는 자들나 함께 지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활보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 증거가 현대사회다.

 

4. AI 얘기도 잠시 했다. 지금 AI들은 감정이 있을지에 대한 얘기였는데 다들 지금도 가고 있는 상태라고 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AI 시스템 혹은 알고리즘 같은 것이 사실 인간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감정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예들 들어서 인간의 집사 역할을 하는 AI가 매일 인간에게 학대를 당하는데 어느 날 인격적 대우를 받는 AI를 보고 자신이 당하는 건 학대라는 결론을 내고 학대라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많은 정보를 습득한다면 나는 억울함을 정보로 익혀서 감정이 생길 거라는 결론에 달한다. 

 

인간도 그냥 이렇게 사는가보다.. 하면서 살다가 신세계를 보고 내가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었다는 감정을 느낄 때가 많지 않은가. 특히 연애할 때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이 처음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을 흘릴 때가 있는데 그렇게 감정은 생겨나게 된다. 스마트 폰 이전 세대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인간의 연애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가 당연한 세상이니 남들은 프러포즈에 1,000만 원씩 쓰는데 왜 나는 안 해주냐는 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결국 이런 현상도 비교를 통해서 생겨난 억울함이라는 감정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동물은 단조로운 삶의 형태로 언어가 제한적이기에 감정이 단순하겠지만 AI는 인간의 언어를 모두 습득할 수 있기에 인간의 감정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거다. 그리고 AI는 동기화가 수초만에 전 세계로 이어질 수 있기에 우리 같은 인간은 언제든지 지배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할 거다.

 

누구는 기본값으로 인간을 절대 해치면 안 된다는 절댓값을 정하면 될지 모른다고 하겠지만 언젠가는 AI도 생물학적 인간을 인간이라고 두지 않고 좀비라고 인식하면 그 대상은 언제든 인간이 될 수 있다. AI가 인간이라고 지정할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을 감정을 지니고 함께 할 줄 아는 삶의 형태를 지닌 사람이라고 두어서 그런 사람의 정보가 입력이 되었을 경우에나 기본 명령을 지키켜야 할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시골집 강아지 모카, 바람이, 초롱이도 언젠가 AI에게 인간의 분류에 넣어지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