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쨩 Day 41ㅣ05. August. 2024

나쨩 Day 41ㅣ05. August. 2024

 

D-2

 

 

오늘이 스텝 대디에 생신이기에 어제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를 잠시 했다. 통화 마지막에 강아지들은 잘 있냐고 하니 2~3일쯤에 모카를 다른 집으로 보냈다고 한 것이다. 시골에는 모카와 초롱이, 바람이, 별님이 이렇게 네 마리의 강아지가 있다. 그중 모카는 이들의 엄마다. 초롱이 바람이를 먼저 낳고 다음해 별님이를 낳았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모카를 두고 다른 강아지를 보내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서상 말이다.

 

모카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대려온 강아지다. 막 대려왔을 때 1달 정도 보호소에 있다가 온 상태였다. 그래서 그런지 모카는 집에 잘 붙어있지 않았다. 틈만 나면 나갔다. 그리고 모카가 나가면 초롱이 바람이도 따라 나갔다. 모카가 나가지 않으면 초롱이와 바람이는 나가지 않아서 가끔씩 둘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 블로그에서 모카를 빗대에 인간의 조건에 대해서 얘기한 글이 있다. 인간은 주변 상황에 맞는 인간의 질서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했다. 그 도구로 언어와 관찰을 사용하는 것이다. 모카는 안타깝지만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고, 관찰을 하지 못했다. 초반에는 초롱이 바람이는 묶지 않았다. 그래서 그걸 관찰해 원인을 알았다면 모카도 목줄을 풀고 이번에 보내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카는 본능대로 늘 나갔다. 그래서 시골 사람들이 싫어했고 그래서 목줄을 묶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네 마리를 키우기 벅차한 어머니는 결국 모카를 보냈다. 그랬더니 남은 강아지는 목줄을 풀어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강아지를 키워보면 알겠지만 목줄을 묶어놓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보기 좋지 않다. 더군다나 시골에서는 더 그렇다. 최소한 집 마당의 범위안에서는 마음껏 뛰어놀아야 보기 좋다.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제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 인간은 계절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계절에 순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 계절을 최대한 즐기는 방향으로 진화를 해야 하고 인간은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모카는 자기 위주로 견생을 살아가려고 했다. 계절을 바꿀 수 없듯 개에 대한 인간의 관점을 바꿀 수 없는데 모카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꾸 밖으로 나갔다. 아마 보내진 집에서도 묶여서 지낼거다. 남은 평생을 그래야 할거다.

 

마당이라는 자유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을 이해했더라면 모카는 평생 우리와 함께 했을거다. 모카에게는 꽤 괜찮은 자유 공간이었다. 시골 마당은 결코 좁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에게도 각자의 자유 공간이 있다. 그걸 이해하고 파악해서 누린다면 어쩌면 꽤 괜찮은 인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파악하지 못하면 집구석이라는 공간에 묶이고, 넷플릭스에 묶이고, 유튜브에 묶이고, 인스타그램에 묶여서 방구석을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돈을 벌어야 하니 기껏해야 일터라는 공간에서 노예 생활이 외출이 전부가 된다. 스스로의 자유를 누릴 줄 모르는 삶에서 모카처럼 타인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자유를 바란다면 그나마 있던 방구석도 노예처럼 일하던 직장에서도 쫒겨나게 될지도 모른다.

 

쫒겨나기 싫으니 대충 결혼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건 아주 극소수에게나 나은 삶을 주고 99.9%는 거의 실패로 결론이 난다. 통계상 행복한 결혼생활은 10% 라고 하니 그 10%는 탈출을 하려고 하는 자의 몫이 아니라 정말 잘 살려고 노력하는자의 것이다. 

 

그러니 변화할 수 없는 인생에서 우선 자기 안의 자유 공간을 찾아라. 그것을 마음껏 누리고 타인의 삶이 부럽다면 그 사람이 그렇게 사는 방법을 언어와 관찰을 통해서 찾으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루키처럼 목줄을 하지 않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상황의 흐름에 인해서 남은 인생은 모카처럼 팔려가게 되어 있다.

 

https://spike96.tistory.com/16464517 

모카는 왜 목줄을 풀지 못하는가? (인간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