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52 (2023.10.08)

_교문 밖 사색가 2023. 10. 9. 08:30

런던살이 Day 52 (2023.10.08)

 

주변 친구들과 친하게만 지내지 말고 융합을 시도해 보라. 살길이 보일 것이다.

 
 
어제 일행이 주체한 언어교환 모임이 실패를 겪었지만 오늘은 성공을 했다. 일단 장소를 시내로 바꾸고 일행 한 명을 끌어들인 다음 허구 인물을 하나 더 추가해서 마치 세 명은 형성이 된 것처럼 꾸며놓으니 두 사람 더 연락이 와서 총 4명이서 모임을 갖었다.
 
말이 언어교환 모임이지 사실은 그냥 영어로 잡담이나 하는 모임이다. 잡담이다보니 대화의 깊이도 없다. 그냥 대충의 이야기만 하고 다시는 서로 안 볼 사이라는 전제로 이런저런 얘기만 하는 모임이다.
 
과거 우리나라도 이런식으로 인터넷 모임이 한창이던 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커피 동호회와 연극을 관람하는 동호회 활동을 했는데 이건 목적이 뚜렷해서 정기적으로 나가는 이유가 있다. 모임 장의 역량에 따라서 동호회 사람들은 어느 정도 친분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모임 밖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혜택으로 인해서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것 말고는 딱히 차이가 없다. 그리고 당시에 잡담 모임도 있었다. 그런 모임은 대체로 술이 없으면 안 되는 분위기였고 정말 의미 없이 술만 마시는 모임 수준이었다. 잡담 수준에도 못 미치는 모임이었다. 그래서 난 대화가 있을 법한 커피로 방향을 돌렸던 거다. 이게 2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런던은 아직도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한국에도 목적에 맞는 모임은 있지만 이렇게 심지어 낮에 커피나 하면서 아니면 펍에서 가벼운 술과 함께 하면서 대화만을 위한 모임은 나는 본적이 없다. 시내 스타벅스도 7시면 문을 닫으니 늦게까지도 못한다. 어떻게 이런 모임이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일까?
 
 
1. 다양성이다.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다보니 가벼운 대화에서도 다름을 느껴 귀를 기울일만한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오늘도 한국 여자와 결혼해서 이혼한 흑인 남자가 왔는데 이런 경험은 듣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게 만든다. 심지어 사는 곳도 웨일스다.
 
2. 이들도 외롭다. 사회에 나오면 결국 각자의 삶을 찾아가고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서 공간적으로 친구들과 멀어지면 결국은 외로워지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같은 공간과 어울만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건 당연하다는 뜻이다.
 
이것만이 이유라면 우리나라는 다양성의 부족으로 인해서 이런 모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삶의 패턴도 비슷하고 옷 입는 것도 비슷하고, 서울에서는 지방티를 내면 무시당하니 어떻게 서든 다양성을 없애버리려고도 한다. 
 
다양성 하나만으로도 사람들과 약한 유대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양성은 가치가 있다.
 
 
다양성은 차별과 다르다. 예를 들면 여기서는 자신이 밝히지 않는 이상은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냥 대화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직업을 어떻게든 소개를 하려고 한다. 20년 전쯤 연극 동호회 활동을 할 때 의대생이 한 명 왔는데 여자들이 거의 전부 그 남자에게 작업을 걸었고 그 의대생은 거기서 제일 예쁜 애를 픽했다. 그리고는 나오지 않았다. 런던에서는 이런 문화가 없기에 이런 모임이 아직도 성행할 수 있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다양성과 차별성의 차이점이다. 
 
하지만 이들도 단점은 있다. 단발성이라는 것이다. 단발성이라는 것은 잡담 모임이 많으니 대충 자기 신세 얘깃거리 하나 들고 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수준에서 머문다는 것이다. 이건 결국 배움이 없는 자세다. 언어교환 모임이라는 타이틀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배움과 얘깃거리도 충분하고 배움은 지속성인데 말만 언어교환 모임이지 단발성 잡담 모임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한순간 위험이 닥치면 이들도 충분히 해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국인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존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서 아직도 유지되고 있기에 당연하게 보이는 다양성이 지금의 영국인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기에 서로 배우려고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건 내가 지난 글에 올렸던 것처럼 이들도 우라 나라처럼 사람에게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예의를 배우지 못하고 결국 구글에게서 배운 구글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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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고 우리는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상태다. 그건 시간을 그래도 벌고 있다는 뜻이고 아무래도 과거의 국가 철학이 아직은 버티고 있어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 안에 뭔가 새로운 철학 사조가 나타나 반증을 하면 지금 상황은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철학을 수입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현실적으로 접목을 시킬 철학이 없기에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을 아주 위험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황과 이이 같은 사람들을 운운하면서 말이다. 내가 말하는 철학은 굳이 애써 찾아보지 않아도 저절로 국민들의 삶에 스며드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이황과 이이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지금 대한민국에 적용하기에는 늦었다고 본다.
 
 
아무튼 런던도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구글을 이길 수 있는 인간들이 서로 함께 해야 한다는 철학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가 결국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위험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문명화된 원시시대가 찾아올 거라는 뜻이다. 단지 시간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은 과거 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위인들의 업적으로 인해서 벌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 생각한 탓에 시간이 촉박하다. 
 
결국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것은 짧게 보면 이득이겠지만 길게 보면 자멸이다. 그러니 함께 하는 법을 배워라. 그것이 유일하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열쇠다. 


[갤럭시 A34] 연애라도 제대로 한다면 인간성은 유지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연애는 매춘에 가깝다. 돈 주고 사고 파는 현상을 노골적으로 당연시 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이건 원시화 되어가는 시발점인거다. - 애비로드 산책 후 돌아오는 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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