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49 (2023.10.06)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해봐야 더 좋은 방법을 찾게 된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낭만을 실패한 후 머리를 굴려 선택한 곳은 내셔널 갤러리다. 낭만은 둘째치고 이제는 시내에 나오면 책을 읽을만한 카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나는 이제 관광객이 아니니까. 매번 시내를 나서 밖에서 사진이나 찍으며 돌아다니는 신세는 면했다는 뜻이다. 내셔널 갤러리는 공사 중이라 외관을 보는 맛이 없으니(공사 중이 아니라도 런던 중에서는 외관을 보는 맛은 없는 곳이다.) 지금 계절까지 감안하여 야외보다는 안을 선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예전에 왔을 때 분명 안에 카페가 있었기에 그곳을 이용하는 것이 확률상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더불어 무료이기에 갈 때마다 방 하나씩 작품을 집중해서 보기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미술을 모르기에 대충 훑고 지나갔었는데 그건 안본거나 마찬가지니 다 볼 수 없는 것을 감안하고 갈 때마다 방 하나씩만 집중해서 보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일행들과 함께 30번 방을 집중해서 봤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뭐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들이 전혀졌다. 2D에서 왜 3D가 느껴지는지도 모르겠고 극사실주의 화가들의 화법에서는 사진에서 담을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한 작품을 오래 감상할 힘은 없었다. 그냥 눈에 띄는 것만 훑고 가는 것만이 아닌 좀 더 성의를 다해서 봤고 작가의 의도를 읽어보려고 노력을 했을 뿐이다.
그렇게 작품을 한 시간정도 감상을 하고 빈 의자가 있는 옆방으로 이동을 해서 일행의 오늘 수업 내용도 듣고 카페로 이동을 했다. 생각보다 분위가 좋은 카페가 출구 쪽에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원래는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역시나 일행들과 오면 어쩔 수 없이 토크가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있다 보니 마감 시간이 다가왔다.
생각해 보니 내셔널 갤러리는 아마 세계 최고의 카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수한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무료입장이 가능한 카페말이다. 이런 최고의 카페를 두고 엉뚱한 곳을 찾아 나선 내가 어리석다고 느껴졌다.
함께 하지 못한 일행에게 내셔널 갤러리 작품에 대한 해설집이 있으면 스캔을해서 보내달라고 했다. 오늘 본 작품을 다시 곱씹으면서 읽으면 기억에 오래 남는 나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side take)
일행의 수업 클래스가 바꼈다. 영어를 잘하는 그룹으로 이동이 되었다. 전산이 잘못된 건지 의도된 건지 모르겠지만 이건 행운이다. 같은 유학이면 현지인이나 영어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중국인들만 있고 현지인이라도 파트타임으로만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는 교류가 어렵다. 물론 수업이 진행이나 같은 학생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의 말을 알아듣기는 더 어렵다는 문제는 있지만 그렇다고 낮은 클래스에 있어봤자 좋을 것도 없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옳다. 노력을 하면 이런 일도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행운이 왔을 때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미리 길러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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