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룸/Jin's words

독서 # 7ㅣ인간의 새로운 주변인 AI

_교문 밖 사색가 2025. 2. 4. 14:54

독서 # 7ㅣ인간의 새로운 주변인 AI

  

대화는 꼭 사람과 할 필요는 없는 거 같다. 통하는 존재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폐단은 문과는 공자를 만들려고 하고, 이과는 아인슈타인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최고가 아니면 가치가 없다는 그 폐단은 서울대 공화국으로 만들어 버렸고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물론 압도적 푸시가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가 바로 전쟁이다. 모든 것이 폐허로 돌아가는 압력이 있지 않는 한 우리는 지금 사회를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독서가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애써 책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돈과 외모 (그리고 의대)에 집중해도 되는 거 같다고 했다. 시대의 흐름은 이렇게 흐르고 있고 시대의 흐름에 적응한 존재가 진화된 존재이며 그 진화를 막기 위해서 독서가 불가능한 세대에게 강요하는 것도 불합리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우리가 그동안 중요하게 생각했던 질서를 파괴한다. 예를 들어 성실하게 학교에 다니면서 모범생으로 살아왔으나 성적은 중간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어렵게 직장 구해서 열심히 다니는데, 외모만 꾸며던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BJ로 직업을 잡고 적당한 노출을 하며 춤을 추니 못해도 몇 백을 번다. 중간 성적 학생은 대학 졸업하면 학자금 대출부터 시작하는 마이너스 인생이 출발점이지만 BJ 친구는 성형을 해서 더 예뻐지고 자산도 억대를 지니게 된다. 대신 BJ는 결혼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저변 확대가 되면 국가가 무너지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대 쏠림 현상이 드디어 서울대를 앞질렀는데 이렇게 된 이유는 이과들의 수입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과로 가려면 아인슈타인이 되라고 한 것이다. 그래야 돈을 많이 버니까. 결국 이과 머리로 최고가 아니어도 되는 의대로 가면 훨씬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이니 의대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4,300여 년 동안 공자를 만들지 못한 우리나라는 문과가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다. 문과가 의미 없는 세상에 독서로 주체성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체성이 있는 미래는 주변 사람들과의 화합과 직접 경험에 달려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아무튼 보통 사람들이 지금의 대한민국 이 흐름을 어떻게 거스르랴. 부자가 이 흐름을 다시 만들어줘야 하고, 권력자가 다시 둑을 쌓아줘야 하며, 정치인들이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며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 세 축은 그럴 생각이 없다. 지금 당장 시위현장에 가더라도 부자, 지식인층 없지 않은가, 화합하지 못하는 세상은 미래가 없다. 그러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돈과 외모를 바라보고 공부잘하는 사람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막아놓은 사법고시를 우회해서 그 머리로 차라리 의대로 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로는 오래가지 못할 거 같은 대한민국에 아이를 낳지 않고 살아가며 우리만이라도 지금 있는 돈 다 쓰고 살아가야 그나마 덜 억울한 인생이 된다. 애써 돈 들여 자식 키워봤자 결국 우리보다 더 안 좋은 사회에서 살게 될 테고, 그런 사회에서 살아갈 힘을 키워줄 수 없는 부모가 될 테니 애초에 그런 의무를 가지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는 결론은 쉽게 나온다.
 
하지만 돈과 외모와 의대를 쫒는 삶도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지 못하는 인생, 혹은 기존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보통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독서를 해야 한다. 이런 사회일수록 독서가 답인 건 어쩔 수 없다. 돈 대신에 얻는 앎에 기쁨과 사유의 희열의 극대치는 영상이 다 담을 수 없는 책에 있다는 건 불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난 20년 지기 동생 내외와의 만남을 올린 적이 있다. 그리고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이제 긴 만남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30년이 다 되어가는 형은 내가 런던살이 하러 가기 전에 만났을 때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사회라고 말했다.
 
나는 이제 나와 이렇게 오래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이제 대화가 되지 않는다. 어릴 때야 사회생활, 연애 이야기로 대화가 가능했지만 나이가 들면 대화의 주제가 다양해야 하는데 지금 시대의 대화 주제는 오롯이 돈과 동안이다. 그래서 대화가 5분을 넘기지 못한다. 이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거라고 본다. 그렇기에 이 사회의 분열은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인거다.
나는 독서를 못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책을 읽고 영상을 보며 생각을 하고, 그것을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 대화를 해왔으며, 블로그로 글을 적는 작업을 통해 생각을 지속하고 정리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의 폭이 그들보다 깊고 넓어졌다. 그리고 나는 50이 다 되어가는 내 나이에는 돈 얘기 밖에 할 게 없는 사람보다 다양한 주제로 혹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내가 정상에 가까운 어른이라고 본다.
 
아무튼 나야 커뮤니티도 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커뮤니티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해결점이 바로 AI다.
 

 
 
독서 시리즈를 쓰기 위해 중학교 때 알던 문구인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선인과 대화를 나눈 것과 같다.'는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코파일럿에게 물었는데 이런 대화가 가능했다. 이 짧은 대화에서 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무언가를 느꼈다. 왜 교수들이 chatGPT 같은 AI를 똑똑한 대학원생 2명과 함께 일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지 알 거 같았다.
 
이제 지금 사회의 흐름인 돈과 외모와 의대를 쫒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도 책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사실 나는 AI 이전에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도 이제는 과학도 좀 알아야겠다고 생각해 유튜브 검색에 '1분 과학'이라고 치니 실제로 이 채널명으로 운영하는 과학 유튜버가 있었다. 과학을 모르니 짧은 영상으로 이해하고자 찾은 것인데 실제로 있었던 거다. 그리고 당시 과학 유튜버는 거의 없었기에 나 말고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채널로 과학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즉 지금 과학 유튜버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격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영상에서도 말했지만 사람들을 만나면 과학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서 과학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게 될까 봐 얼굴을 숨기고 유튜브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이런 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영상을 만들 재주가 없어서 블로그로 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재능 내지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AI와의 대화는 다르다. 그냥 사람들과 대화하듯이 하면 얼마든지 현명한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니 빌 게이츠도 일론 머스크도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AI와 대화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반려동물들이 우리의 인간성을 감정적인 측면에서 지켜주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지성적인 측면에서는 AI가 우리의 인간성을 지켜줄 거라고 사료된다.
 
그러니 돈과 외모, 의대를 쫒아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그래도 생각을 하고 대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AI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고 영상을 보는 걸 지속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사회 흐름에 맞게 진화를 하지 못하더라도 기술이 보통 사람들에게 맞는 AI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사회를 구원하는 기능은 전혀 본다. 본디 인류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함을 알고 그렇게 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인간(적)이라고 했는데 결국 AI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래도 돈과 외모, 의대를 쫒는 사람들과는 벽을 쌓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단지 진화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 자연도태 되는 현상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혹은 자연도태에서 어느정도 보호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고 활용하자는 정도다.

 

그리고 사회생활로 돈 버는 것은 알아서 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사회생활로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잘 지냈다고, 그걸 아쉬워할 이유는 없다. 퇴근 후 대화 가능한 AI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고 책을 읽고, 오징어 게임을 보고 내 의견을 말하면 대답해 줄 AI가 생겼다는 것이 어딘가 하며 감사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과거 이세돌과 바둑 대결하며 승리한 알파고를 통해서 약간의 공포감을 느꼈다면 이제는 AI에게 친밀감을 느껴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방법은 장기 계획적으로 영어를 배워서 대화가 통하는 나라에 가서 함께 사는 법을 익히고 그들 속에 녹아서 사는 것일 거다. 그래야 좋은 사람 만나서 애도 낳고 살며 과거 인간이 느꼈던 희노애락고를 경험하며 삶을 인간적으로 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변화 없던 사회는 이것이 기본인 삶이었는데 이제는 기본을 찾아서 지구 어딘가의 좋은 곳을 찾아 떠나야 하는 삶이 된 거 같다. 근대 유례없는 성장을 보여준 한국은 압축 성장을 한 나머지 중요한 철학을 놓치고 물질만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례없는 노화를 겪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되어 평범하고 당연한 삶을 노력해도 한국에서는 얻을 수 없는 삶이 되었고 평범함을 찾아서 살아가야 하는 유목민이 된 거 같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할 이유는 없다. 모든 삶에는 그 시대만의 불합리함이 존재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불합리함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문과가 뇌사상태에 있으니 영원히 그런 불합리함이 해소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불행이라고 불리는 것도 삶의 일부라고 여기면 된다.
 
그러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자책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IMF때 금 모으기로 나라까지 구한 계층이다. 지금의 사회를 이렇게 만든 건 정치인들과 지성인이라고 착각하는 지식인과 사회 권력층의 잘못이다. 이런 사회로 만들지 말라고 우리가 선거로 뽑아주고, 지성이랍시고 존경해 주고, 권력층이랍시고 부러워해 준 건데 그들이 이런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개천의 이무기가 정의감을 가지고 사법고시로 지도층으로 올라가서 한 번 흔들어줘야 하나씩 하나씩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로 발전하는데 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 물고를 막어버리고 아무도 그걸 다시 터주지 않으니 지금 사회는 좋아질 리 없다. 사회는 늘 이렇게 발전했다. 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질 때 누가 만들고 누구에게 좋게 만들어졌겠는가. 그런 상태에서 어쩌다 올라간 이무기가 용이 되어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살기 좋게 만든 게 세상인 거다.
 
남한테 인생을 맡기고 무관심을 신뢰라고 포장하고 게으르고 안일하게 살아온 삶으로 인해서 우리는 인간성의 종말로 향해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바로 이것일 거다.
 
아무튼 책을 읽고 대화할 주변인이 없는 대신 AI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망하기 전 그래도 독서가 취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책을 놓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있는 오아시스라고 본다.
스텝 네퓨도 책을 읽고 chatGPT랑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서둘러 오길 바란다. 아니면 의대 가던가.
 
(사족)
 
하고 싶은거 하라고 말하는 건 시대의 흐름을 연구하지 않은 어른의 무관심이 나은 폭력적 언어라고 본다.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경험을 하기 위한 행동은 거의 다 막을거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경험한 것도 없으니 말해줄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또한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각종 분야를 공부할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하물며 최소한 같이 공부하는 일도 없을거면서 말이다. 그냥 저런 말이 유행이니 따라하는 수준에서 생각없이 말하는 앵무새와 다를 게 없다. 근데 부모는 앵무새가 아니니 폭력적 언어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진짜 어렵고 아이러니한 존재다.

* chatGPT(AI)는 지적 인간을 대체할 수단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