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나짱살이 2024

나쨩 Day 36ㅣ31. Jul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8. 1. 02:41

나쨩 Day 36ㅣ31. July. 2024

 

'인간'과 'AI형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시대가 왔다. 중간에 AI형 인간의 존재를 무시하면 안 된다.

 

 

오늘 일행이 수영장에서 핸드폰을 분실했다. 정확히는 수영장에 들고 온 가방 자체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 가방에는 핸드폰뿐만 아니라 숙소 카드키도 있었다. 

 

수영을 다하고 나와서 배드를 보니 일행의 자리가 너무 말끔히 치워져 있었던 것이다. 대충 누가 들고 갔는지는 알 수 있었다. 우리 전에 나간 아이들 잔뜩 데리고 온 그 팀이라는 건 충분히 짐작했다. 하지만 증거가 필요하니 직원에서 말을 해서 CCTV를 확보했다. 그리고 우리 짐작이 맞는 영상을 확보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이 어느 층에서 내려서 어느 숙소로 갔는지만 파악하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안도를 했다.

 

직원들은 우리 보고 로비로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직원 일부는 22층에 내렸다. 우리는 그 사람들이 22층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직원들이 우리가 없는 곳에서 일을 해결하고 수영 가방을 챙겨 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2층에 간 청원경찰 복장을 한 직원은 큰 물통을 수레에 실어왔다. 어찌 보면 제일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사람이 물통이나 들고 온 것이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어 수영장에서 CCTV를 확인한 직원이 내려와서 재차 그리고 또 그 CCTV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도대체 22층은 왜 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22층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아무튼 곧이어 관리자가 사무실에서 나왔다. 대충 이것저것 하는 쇼를 하더니 조치를 다 취했으니 방에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다. 무슨 조치를 취했냐고 하니 이제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그 관리자는 그냥 CCTV 영상만 확인한 것뿐이었다. 분명히 앞에서 이것저것 했는데 뭘 한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그랬는지 알았으니 CCTV를 보고 동선을 파악해서 분실물을 찾으면 안 되겠냐고 하니 이 건물에 CCTV는 수영장 하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하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근데 말을 다 잘될것처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행은 CCTV가 이렇게 상황이니 영상의 장면을 프린트해서 엘리베이터나 로비에 붙여서 돌려달라고 하면 안되겠냐고 했다. 관리자는 자기는 할 일 다 했고 점심시간이어서 들어가 봐야 한다고 사무실로 들어가 버렸다. 관리자가 한 건 숙소 키가 없으니 숙소 비밀번호를 알아봐 준 것뿐이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로비 직원에서 언제 관리자를 만날 수 있냐고 하니 2시에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사무실 안내 표지는 점심시간은 1시 30분까지였는데 말이다. 관리자가 대충 우리나라 대책 없는 꼰대라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20대 후반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여자였는데 말이다.

 

일단 통화음은 계속 들리길래 의도적으로 가방을 가져가지는 않았다고 생각은 되었다. 의도적이었다면 내 것도 가져갔을 테고 전화기도 꺼놓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견물생심으로 인해서 고민하고 있으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불안도 함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지금은 우리도 씻고 1시 40분까지 와서 다시 관리자와 얘기를 해보고 최후에는 경찰의 협조를 요구해 보자고 했다. 하지만 다행히 숙소에 들어갔을 때 가방을 가져간 사람이 로비에 전달을 해놓아서 스마트 폰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인간의 삶은 법과 규칙과 시스템이 아닌 도덕과 윤리와 상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오늘 관리자의 태도는 나는 할 일 했다, 그러니 나에게 더 바라지 마라,라는 태도였다. 그걸 아주 친절하게 마치 모든 조치를 다 한 것처럼 포장도 했다. 사실은 거짓말인데 말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CCTV가 먹통이니 그런 것이다. 하지만 관리자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일을 해결할 방향으로 생각해서 규칙 이외의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일행이 CCTV 영상을 프린트해서 엘리베이터에 붙여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을 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자기 점심시간이 중요하다며 사무실로 그냥 들어가 버렸다. 이 관리자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방법을 찾거나 창의성을 발휘하는 대신 자신을 시스템 일부의 존재로만 생각하고 행동했다.

 

문제는 이 관리자는 뭘 좀 배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운 대로만 하는 시스템 형 인간, 그 이상은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스스로 선을 그어서 더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는 인간, 그리고 자기 권리는 악착같이 챙기는 인간. 지금의 우리나라 MZ세대를 보는 듯했다.

아무튼 나는 오늘 사건을 통해서 딱 시키는 대로만 하기 위해서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 AI가 되기 위한 선택이라고 봐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느껴졌다. 시대가 이렇게까지 발전하고 인간의 철학의 역사가 2,500년이나 되는데 교육의 문제점을 모를 리 없고 그러니 이런 교육을 선택한 사람들은 스스로 AI형 인간이 되려고 작정하고 교육을 받는다고 봐야 할 시대인 거다. 변명이 가능한 시대는 아닌 거 같다.

 

그래서 나는 그 관리자를 경험하면서 이미 지금 시대는 AI시대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 관리자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던 것이 이렇게 생각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 나는 지금 시대를 살아갈 방법을 나쨩에서 오늘 찾은 것이다. 요즘 사람들 중에서 대충 좀 배웠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AI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지금 시대의 교육을 받은 AI형 인간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스스로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어찌 보면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따지고 보면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스스로 AI형 인간들을 알아서 피하는 능력을 기르고 피할 수 있는 계층으로 이동을 해야 나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정부는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교육을 어디 이하까지 받아야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고, 어디 교육 이상까지 받아야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대학은 대충 교육의 영역에 들어가는 곳이다. 인간형 AI 양성소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건 베트남도 지금 시대의 흐름에는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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