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나짱살이 2024

나쨩 Day 30ㅣ25. Jul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7. 26. 01:23

나쨩 Day 30ㅣ25. July. 2024

 

무기물이 유기물이 되기까지의 환경은 번개가 하루에 1경 번치면서 수 십 년이 흐르면 가능하다. 이것이 0이 1이 되는 방법이다.

 

 

요즘 운동을 꾸준히 아침, 저녁으로 하고 있어서 근육이 기본 좋게 피곤함을 느낀다. 그래서 어제는 마치 수면제를 먹은 양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딱히 쓸 내용도 없어서 부담 느끼지 않고 그냥 잤다.

 

오늘은 모처럼 나쨩 시내로 나갔다. 그랩을 타고 15분 정도 나가는 거리지만 기분은 마치 서울에 놀러 가는 기분이었다. 일단 장터에서 제육볶음을 먹었다.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해서 다른 건 시키지 못했다. 사실 오리고기를 더 좋아해서 오리고기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어제저녁을 먹는 식당에서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뜻밖에 오리 고기가 있는 샐러드였다. 그래서 오늘은 별로 땡기지 않아서 제육으로 시킨 것이다.

 

아무튼 이럴 때는 멤버가 많아서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좋은데 아쉬웠다.

 

그리고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나의 겨털을 왁싱하러 나름 단골인 킴 스파에 들렸다. 운동할 때 살짝씩 보이는 털들이 좀 더럽게 보여서다. 왜 겨털은 남녀모두 다 더럽게 보일까? 아무튼 여름에는 왁싱을 해주는 것이 좋아 보인다.

오늘 킴 스파는 유난히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예약도 필요 없이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시작부터 아팠다. 털에 바르는 제품부터 너무 뻑뻑해서였다. 하지만 더 아픈 건 제모를 한 번에 하지 못하고 두 번, 세 번씩 하는 것이었다. 왼쪽 담당은 일을 못하고, 오른쪽 담당은 더 못했다. 너무 아팠다. 하지만 가격이 4,000원 정도니 참아야 했다. 사실 방금까지도 좀 얼얼한 기운이 남아있었다.

 

그리고는 약국템 몇 가지를 사고 이미테이션 카드 지갑을 보러 갔다. 사실 이건 오늘까지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디 못했었다. 하지만 제품을 보고서 확실하게 결정을 했다. 안 사는 것이 맞다. 제주도 1년 살이 당시 같이 일한 동생은 이미테이션을 애용하는 친구였다. 특히 시계를 애용했다. 그 동생 인생은 별로다. 일이 안 풀려서 기를 못 펴고 사는 인생이다. 그 동생도 이제 나이가 40인데 말이다.

 

인생은 가짜보다는 싸구려라도 진짜가 더 낫다. 그래서 나는 이미테이션 카드 지갑보다는 차라리 런던일행이 사고 갔던 그 스포츠 브랜드에서 신발을 사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이미테이션을 사서 사용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포기해야 할 듯하다. 나에게는 거부감이 너무 강하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일행 이발을 하러 갔다. 나쨩 이발소 경험을 했다. 일행은 군대스타일이기에 별 어려움 없이 머리를 했다. 기다리는 나에게 샴푸를 하라고 영업을 했다. 머리를 하는 일행도 다 하고 샴푸를 하겠냐고 물었다. 우리는 거절을 했다. 물가가 싸다는 것을 떠나서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이던데 굳이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 이발소 옆에 뜻밖에 우리가 찾던 스포츠 용품점이 있어서 수영 귀마개를 구할 수 있었다. 매일 수영을 하니 혹시 중이염이 걸릴까 봐 걱정했는데 말이다. 일행이 킴 스파 옆에 있는 바버샵을 가지 않고 왜 굳이 좀 거리가 있는 이발소를 찾아서 왔을까? 생각을 했는데 이런 우연이 있기에 그런 거 같다.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는 GYM도 런던일행이 카페를 잘 못 찾아서 알게 된 GYM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는 이런 우연이 작용하는 곳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나쨩 센터에 있는 스타벅스로 갔다. 모처럼의 스타벅스 아아는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베트남 아아는 양도 적고 맛이 좀 거시기해서 별로였다. 그래서 코코넛 커피를 주로 마시는데 그것도 좀 질렸다. 장염이 다 나은 내 몸은 스타벅스 아아를 원했다.

 

스타벅스에서 나에게 상담을 받길 원했지만 내가 상담을 해도 성장하기 어렵다고 한 의뢰자 얘기를 했다. 어떻게 해야 그 의뢰자를 성장시켜서 정상의 삶 범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방법을 강구해 봤지만 결론은 답이 없다,였다. 답을 찾기는 불가능했다. 0에서 1을 만드는 것은 1에서 100을 만드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그 의뢰자를 도와주고 싶으나 나로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 도움도 최소한의 기본 조건(1)은 갖춰야 가능한 거다.


오늘 수경 김서림 방지제를 다 사용했다. 그래서 귀마개를 팔았던 집에서 그것도 찾았으나 없다고 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찾아 미니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진짜 있었다. 작고 가늘고 긴 분무가 되는 통이 있었다. 어차피 김서림 방지제는 세제 거품으로 되는 것이니 주방세제로 만들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뭔가 척척 맞아떨어지는 하루였다.

 

그리고 저가 스포츠 용품점에 들여서 대충 신발 구경을 하고 뒷건물 롯데마트로 향했다. 대충의 장을 보고 계산대줄을 서있었는데 어느 베트남 청년이 자기는 하나 밖에 안 사서 그러는데 먼저 계산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완전 한국인이다,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베트남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수준에서는 최고였다고 본다. 이건 우리에게 기회였다.

우리는 베트남 사람들을 통해서 베트남 문화에 대해서 좀 더 직접적으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베트남 사람을 찾았지만 앱으로는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게 기회라는 것을 알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서였다. '언어교환'같은 함축적인 단어로 일단 베트남 사람의 호기심을 얻었어야 했었다. 말이 길어지면 사기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이상하게 '언어교환'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뭔가 아다리가 다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 하루였지만 핵심은 놓친 하루였다. 더군다나 남자였기에 부담도 덜했는데 말이다.

 

아무튼 장을 보고 좀 쉬고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을 하러 가는 사이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이번에 유튜브로 산티아고 프랑스 길 2번, 리스본 길 1번을 보고 인간이 왜 불행한지 알 수 있었다. 왜 가까운 사람과 바람을 피우는지도 알 수 있었다. 왜 예쁘고 잘 생긴 사람들이 대우받는 사회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건 정작 영상 주인공들을 그걸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행도 산티아고 프랑스 길을 갔다 왔지만 모른다. 

 

도대체 한국교육은 어떻게 어디로 진행되고 있는지 800km를 걸어도 인생에 대한 답을 하나도 찾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예전 사람들은 그런 길이 없어도 다녔고 그래서 인생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해파랑길을 걸으라고 추천도 한다. 하지만 순례길 영상을 보고 나서는 이제부터는 이런 방법을 추천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진짜 우리나라 교육은 생각하는 기능을 0으로 만들어놓고 지식만 넣은 AI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 순례길 영상들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0을 1로 만드는 것은 1이 100이 되는 것보다 더 힘들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일단 1이 되면 100까지는 어떻게든 간다. 멈추지만 않으면 말이다.

 

(side talk)

 

일행이 산티아고에 갔을 때는 20~30대가 제법 있었다고 한다. 근데 2023년도에 순례길에 간 사람들의 영상은 거의 50대 이상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말도 한다. 그건 어쩌면 산티아고에 간 사람들이 완주를 해도 뭘 모르겠다고 유튜브로 언급을 하니 삶의 의미를 찾아서 순례길을 찾는 사람들을 미리 포기하게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당장 나도 이 영상을 보고 리스본 길은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미 물질사회의 깊은 진입으로 인해서 삶의 정신적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한 위치까지 와있으니 더 젊은 사람들은 순례길을 찾지 않게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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