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나짱살이 2024

나쨩 Day 08ㅣ03. Jul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7. 4. 00:26

나쨩 Day 08ㅣ03. July. 2024

 

한국인이 나쨩에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 하루였다.

 

 

수영을 할 때마다 귀에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일행이 있어 오늘은 귀청소가 가능한 '서울 이발관'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슴모이 가든 쪽으로 이사를 간 서울 이발관에 먼저 들려서 3시 30분 예약을 하고 숙소 근처 카페(Manse Coffee & Drinks)로 돌아와 함께 하지 못한 일행의 생일 영통을 하고 일행의 방콕 유네스코 도전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의논을 했다. 그러다 남는 시간에는 각자 할 일을 하기도 했다.

 

여기 카페는 구글 검색에 나오지 않아 한국 사람들은 지나가는 길에 보지 않으면 찾아오지 않는다. 몇몇의 현지 사람들만이 이용할 뿐인데 장사가 그리 잘되지 않았다. 어제간 OLA와 사진을 찍을만한 구조가 비슷했는데 뭔가 특색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기도 했다. 사진을 찍으려면 OLA에 가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우리도 나중에 밤에 숙소가 답답할 때나 나와서 이용하면 좋을거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지 다시 가고 싶은 카페는 아니었다. 밤에 지나갈 때 밖에서 보면 너무 예쁜 카페였는데 이용해 보니 별로였던 거다. 어쩌면 블랙커피 아이스가 너무 적은 양으로 나와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영통도 하고 한국말로 이런저런 이야기 하기에는 적당한 곳이었다.

 

우리는 서울 이발관으로 이동 하기전에 수영 김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이동을 했다. 작년 서울 이발관이 이사를 가기 전에는 2층에 위치했었고 좀 퇴폐업소 같아서 무시하고 지나쳤는데(그쪽 거리가 그런 느낌이 드는 거리기도 했다.) 내가 가는 헤어샵 실장도 작년에 나짱에 와서 여기를 이용했는데 만족도가 너무 높았다고 했고 특히 평소에 귀청소를 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만족도 높은 곳이라고 들었다. 그 말이 맞는 것이 귀에 물이 차는 일행은 오늘 여기에서의 만족도 너무 높아서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실장이 나짱 휴양 중 가장 좋았다고 하는 수준의 서비스는 느끼지 못했다.

 

옷을 입고 받는 마사지가 그리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었고 굳이 샴푸를 하는 것도 좀 그랬다. 이런저런 애매한 서비스 다 넣고 2.5배를 받는 방식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애써 다시 간다면 귀청소가 필요할 때 찾아가지만 마사지는 다른 곳에서 받는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발 빼고는 다한다는 서울 이발관은 정말 과거 한국 이발소에서 하는 서비스를 나짱으로 옮겨놓았다. 이발 대신 마사지 서비스를 넣고 말이다.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하나같이 좀 고만고만한 직원들이었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으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과거 우리나라 여자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는 거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죄를 짓는 마음도 들기도 했다. 나트랑 마사지 샵에서 일하는 마사지사들은 그래도 자기 분야의 일을 하는 거 같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들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그런 거였다.

 

그래서 마사지 샵보다는 만족도는 덜했지만 팁은 꼭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동선은 팁을 (몰래) 주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그래서 팁을 주는 타이밍을 놓쳤고 서비스가 끝난 후 모여있는 직원들은 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다들 비슷한 외모와 체격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나는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여 있는 직원들은 여기저기로 흩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팁을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여기 만족도가 더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있다.

 

아무튼 그렇게 서비스를 받고 오늘도 러닝을 했다. 오늘은 좀 더 뛰었는데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몸살이 날 거 같아서 저녁도 먹지 못하고 샤워하고 나서 몸을 회복한 뒤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다.

 

모두 지금까지 나쨩살이를 열심히 해서 좀 쉬어야 할 타이밍이긴 한데 이럴 때 비가 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소식은 이번주 내내 있지만 아직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아침이면 비소식이 사라지거나 밀려서 안 온다. 사실 오늘은 맑은 하늘에 이슬비가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생겼지만 비라고 말하기는 부족한 정도의 미스트 수준이었다.

 

내일은 죄책감없이 쉴 수 있는 비가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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