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2 # 1 파리 여행ㅣ22. March. 2024
생마르탱 운하 - Princesse Cafe - Bel Horizon Coffee Roasters - 유네스코 관람 - 에펠탑 - Amorino 아이스크림 - 동네 한식 - 숙소
나름 생마르탱 운하와 가깝다고 잡은 숙소지만 유튜브에서 본 장소까지 가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꽤 길었다. 일단 숙소에서 하천까지는 크게 멀지 않았지만 도착한 하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대략 1시간은 족히 걸었다. 우리는 걸으면서 온천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도 했지만 사실 온천천과는 많이 다르다.
아파트가 있는 동네여서 나름 높이가 있는 건물들이 있다고는 해도 낮은 편이었고 그 아파트가 우리나라처럼 하나의 회사에서 크게 짓는 것이 아닌 한 동만 지어서 놓았기에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운하인 만큼 배들도 있었다. 그 배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진 배도 있었지만 레스토랑으로 이용되는 배도 있었다. 그리고 넓은 인도는 보행자에게 안정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교차로를 지나가는 곳에서는 거지들이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자고 있었는데 이해는 되지만 역시나 보기는 좋지 않았다. 그래도 희안하게 사람들이 뭔가를 느낄만한 장소에는 거지들이 자리를 잡지 않았다. 런던에서는 공원에는 거지들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도착한 생마르탱 운하에는 정말 뭐 별거 없었다. 그냥 동네 하천이라는 생각 말고는 말이다. 특별히 운하를 이용해 배가 지나가는 것을 본 것도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운행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운행이 되는지라도 알아야 운 좋게 볼 수 있다는 기대라고 있을 텐데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대충 스처지나가듯 구경을 하고 아점을 먹으러 알아둔 브런치 가게에 들렀다.
생마르탱 운하 - Princesse Cafe - Bel Horizon Coffee Roasters - 유네스코 관람 - 에펠탑 - Amorino 아이스크림 - 동네 한식 - 숙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버거를 먹었다. 이걸 버거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음식의 형태는 버거다. 에그 베네딕트를 시켰는데 너무 맛있어서 이번 파리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다. 런던의 바이런 버거 따위는 여기에 비빌 수 없다. 정말 파리 여행 중에 한 번 더 먹어볼 생각을 했지만 행여 내가 느낀 맛의 그 느낌이 달라질까 봐 다시 가지 못했다.
이런 경험이 실제로 있었는데 강릉에서 걷기를 할 때 비빔 막국수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음 날 또 갔더니 그 맛이 나지 않아서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다음 날 또 갔는데 역시 그 맛이 아니었다. 결론은 맛있었던 날이 실수라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일행들의 음식들도 다들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조건 추천하는 브런치 카페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오니 운하 가장자리에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먹는 현지인들이 보였다. 유튜브에서 보던 그 모습이다. 하지만 음악과 편집이 곁들여진 영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장소에 규정당하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은데로 하면 그 장소는 식당도 될 수 있고, 트랙도 될 수 있고, 카페도 될 수 있다는 정신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그 장소에 맞는 용도가 정해져 있어서 그것만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 말이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보행자 길에서 가슴에 번호를 달고 마라톤을 하면 이상하게 볼게 너무 뻔하다. 거기에 사람들 불편하게 한다고 신경질 내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함께 사는 방법은 서로를 존중하며 적당한 불편은 감수하는 것인데 그 방법을 완전히 상실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 장소에 규정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사람이 생각하는 데로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대로 살게 하는 국민들로 만들어 버렸다.
왜 서양인들이 창작 능력이나 창조성이 더 우세한지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제 누가 정해준 것을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산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나라 상위 1% 들도 결국 서구권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배우는 수준에 불과한 걸 보면 말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 자신만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설사 있다고 해도 우리는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서 1차로 까이고, 학교에서 선생에 의해서 2차로 까이며 친구들로 인해서 3차로 까인다. 그걸 고등학교 때까지 무한반복이 되다 보니 우리는 생각하는 데로 살기보다는 남들이 살아온 흔적을 얼마나 잘 따라 하는지에 따라서 성패가 갈리는 인생이다.
알고 보면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그냥 민주주의 국가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하면 이상한 사람취급 당하는 국가가 무슨 자유가 있는 국가겠는가? 심지어 교육계는 그걸 조장하고,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다. 차들이 오지 않는 곳에 신호등 불빛을 보고 그것을 지키라는 것을 국민들 모두의 머릿속에 심어놓고 살아가게 하는 것 자체가 자기들 마음대로 국민들을 조종하겠다는 의지라고 봐진다. 자동차 우회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덕과 상식을 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법을 만들어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국가가 아닌가? 그런데 그걸 또 보행자들은 좋아라 한다. 평생 차를 안탈 사람처럼 말이다. 괜한 법만 들어서 사람들이 알아서 생각하는 법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은 자유도 없고 민주주의도 없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다.
아무튼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우리가 파리온 핵심 목적인 유네스코를 투어 하러 향했다.
'경험 쌓기 > 파리여행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05 파리 여행ㅣ25. March. 2024 (44) | 2024.04.26 |
---|---|
Day 04 파리 여행ㅣ24. March. 2024 (35) | 2024.04.20 |
Day 03 파리 여행ㅣ23. March. 2024 (31) | 2024.04.14 |
Day 01 # 2 파리 여행ㅣ21. March. 2024 with 남해 (19) | 2024.04.01 |
Day 01 # 1 파리 여행ㅣ21. March. 2024 (22) | 2024.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