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Day 177 런던살이ㅣ10. Februar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2. 11. 09:18

Day 177 런던살이ㅣ10. February. 2024

D-2

 

[Galaxy A34] 개인적으로 저 커다란 조명 아래에 있으니 뭔가 감동스러움을 느꼈다.


1. The V&A Cafe
 
런던에서 카페를 가야 한다면 당연히 최우선적으로 가야 할 카페다. 좀 과장하자면 커다란 조명 4개는 마치 태양을 연상시켜서 내가 우주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버스를 타고 이 카페에 오면서 런던의 정상적인 삶의 범위가 넓다고 생각했다. 불안과 안정을 왔다 갔다 하는 일상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한 삶도 이들에게는 정상적인 삶의 일부라고 인정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상에서 사람으로 인해서 특히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으로 인해서 불안을 느끼지는 않는다. 즉 한국에서는 불안은 정상적인 삶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로 인해서 삶의 방식도 다양성을 잃어서 한 계층만이 마치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고 나머지는 특히 가난에 대한 삶을 마치 비정상적인 삶이라는 의식이 자리를 잡아버렸다. 개인적으로 마치 재벌의 20~30%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상이라는 느낌으로 삶을 살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런던은 부자도 정상이고 거지도 정상이라는 식의 삶을 사는 거 같다. 그러니 거지에게도 스몰 토크를 걸고 샌드위치도 사준다. 현금은 마약 할까 봐 잘 주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거지는 샌드위치보다는 커피를 사달라고 한다. 이것 또한 여기서는 정상인 거다. 
 
물론 이들도 가난한 사람에 대한 무시는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들어내지 않는다. 그걸 가식이라고 불러도 좋고 예의, 매너, 존중하는 태도라고 불러도 좋다. 이렇든저렇든 자신들의 불안하게 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정상이라고 보는 범주안에 넣어서 사람을 대하는 거 최소한 우리나라보다는 나은 거다. 비정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지 않는가.
 
 
2.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이런 대화를 하고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카페는 이 박물관 안에 있다. 처음 보이는 건 조각품인데 왠지 모르게 포스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다 가짜 같았다. 그리고 가짜가 맞았다. 전부 가짜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이탈리아에서 본 진품보다는 그 위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명한 작품을 모아서 전시한 공간을 마련한 것에 대한 위엄은 있었다. 아마 입장료가 무료였기에 그랬고 카페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더 그렇게 느꼈을 거 같다.
 
지금도 생각하면 카페가 더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결국 여기는 카페라고 하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카페라고 할 수 있을 거 같고 박물관이라고 하면 나중에 시간 나면 가보라고 할 곳 같다.
 
 
3. 자연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은 그리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카페 가는 길에 건물의 위엄을 보고 꼭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박물관 구경을 하고 바로 여기로 넘어왔다. 여기도 공짜다. 여기는 돈을 받아도 될 거 같은데 공짜다. 참 대단한 나라다. 아마도 이런 진귀한 걸 자유롭게 보게 해서 누군가가 영감을 받아서 제2의 다윈을 탄생시키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도 내 취미가 아니기에 그렇게 인상 깊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리지널의 힘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4. 헤럿 백화점
 
한 일행은 런던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고 우리는 저녁으로 어니스트 버거를 먹은 후 백화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부츠에 들려서 돌아가서 사용할 화장품도 두 개 사서 갔다. 확실히 제일 좋은 동네의 백화점이라서 다른 백화점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 턱 각도가 최소한 5도 정도는 올라가 있었다. 흑인 커플이 에르메스 매장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있는 모습을 보니 여기도 신분에 대한 열등의식을 돈으로 풀려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백화점에서는 보지 못한 교양 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제법 보였다. 부자 교양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온 듯했다.
 
 
돌아와서 케리어 하나 짐을 쌌다.

[Galaxy A34] 맨체스터 에서도 자연사 박물관에 갔었는데 결국 공룡말고는 크게 관심을 가지기 쉽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