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63 런던살이ㅣ27. January. 2024
조급하다고 허술하게 굴면 사기 당한다. 신사의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 오후 뷰잉집을 갔다. 800 파운드 대의 집을 구한다는 것은 직장 다니는 현지인만 가능하다는 판단에 마지막 기간은 900 파운드 대의 집도 알아보았다. 동네는 애비로드 근처의 집이었고 저번에 간 지역이다. 그때 집은 커다란 거실과 뒷마당이 좋았지만 방은 그야말로 작은 창고 크기여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판단에 포기를 한 집이었다. 오늘의 집은 방 크기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800 파운드 방보다 작았고 침대가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소파베드를 쓰는 방이었다. 거실도 없었다. 동네가 좋고 안전한 지역이다 보니 950 파운드도 메리트가 없었다.
2. 급하게 저녁 뷰잉이 잡혀 로스 로드로 갔다. 워털루에서 버스로 15분 정도 더 내려가면 있는 지역이었다. 역시 시내를 어느정도 벗어나면 위화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흑인이 월등히 많이 보였고 확실히 행동이 거친 사람들도 보였다. 집주인 분은 이집트 아주머니였고 굉장히 까다로운 사람이었다. 거실은 있었지만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같이 식사는 할 수 있다고는 했다. 아무래도 기도를 함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것을 꺼려하시는 듯했다. 무슬림이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돼지고기도 집에서는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문제는 집안에 냄새였다. 저번 베터시에서 느낀 냄새와는 차원이 달랐다. 뷰잉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부분이었다. 다행이 일행의 2층 방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사람이 방에서만 살 수는 없다. 왔다 갔다 할 거실은 필요하다. 문제는 거실을 사용하게 해 준다고 해도 조명이 턱없이 어두웠다. 저녁 10시 이후는 샤워도 금지였다.
여러모로 좋은 런던의 속살을 구경하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시간을 갖었다. 이런 경험은 여행을 통해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고, 유학을 혼자왔다면 기숙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에 경험하기 힘든 것이다. 그냥 살아보기만 했어도 경험하기 어려웠을 텐데 함께하니 이런저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영어는 확실히 늘었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주머니가 하는 말을 말로는 못해도 머릿속에서는 이해가 되는 단계까지 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3. 집 구경을 다하고 워털루에서 핫한 피자집에서 피자를 사서 집으로 왔다. 동네 로또라는 피자집도 있는데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여서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더 맛있었다. 괜히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었다.
▼ 113 Waterloo Rd, London SE1 8ULㅣCrust Bros Pizza Restaurant Waterloo
4. 옆동네 월세집은 사기라는 것을 알아냈다. 집에 거주하고 있다가 나간다는 MAO라는 사람과 집을 구경시켜준 집주인 아들이라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었다. 현지인들은 재빠르게 눈치채고 빠지는 거 같고 일행 같은 유학생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돈만 받고 사라지는 것 같다. 당연히 집주인이 외국에 있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봐야 한다.
5. 내일도 두 군데 뷰잉을 잡았다. 여기 숙소를 잡을 때 한 번 봤던 동네지만 위치가 달라서 가보기로 했다. 같은 동네라도 위치에 따라서 분위기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거길 보고 버스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집도 뷰잉이 잡혀있다. 이제 2주 정도 남아서 조금 서둘러야 할 시점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대충 이런 시기에 들어갈 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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