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Day 160 런던살이ㅣ25. Januar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1. 25. 10:46

Day 160 런던살이ㅣ25. January. 2024

 

과거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면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당연한 건 없다.   

 

[Galaxy A34] 집 가까우면 비오는 날은 여기가 최고다. - 파워 스테이션 -


남아서 계속 공부할 일행의 집을 알아보러 베터시라는 동네에 갔다. 유명한 장소는 화력 발전소를 개조해서 쇼핑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파워 스테이션이 있어서 일단 거기부터 들려서 구경을 했다. 현대식 쇼핑몰이라서 우리나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하나 사볼까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마땅히 살게 없어서 학교 갔다가 뒤에 합류한 일행과 파리 바게트에 들렸다.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는 런던에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다. 케이크와 파이도 한국보다 더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공장에서 나온 느낌이 좀 강했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사람들도 꽤 많았고 한국의 스타벅스처럼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놔서 공부하러 온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뷰잉집을 찾아갔다. 베터시 공원을 가로 질러갔는데 밤에도 조깅을 할 수 있도록 가로등도 있었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교실도 하고 있었다. 5시가 조금 넘었지만 런던 겨울은 한 밤중인데 공원을 밤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뷰잉 동네에 도착을 하니 20분 정도 남았다. 그래서 어쩌나 했는데 집을 정확히 찾는데 20분을 다 써버려서 6시 정시에 딱 맞게 도착을 했다. 아무튼 집은 일반 가정집의 아늑함이 있었으나 들어가자마자 암내가 진동을 해서 좀 그랬다. 어두운 조명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넓은 거실과 인자해 보이는 집주인분은 좋았지만 함께 셰어 하는 사람들이 자매라서 약간 걸렸다. 그렇게 뷰잉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여기에 오지 않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오지 않을 정확한 이유는 집을 찾아 헤맸을 때 지나가는 분에게 길을 물었는데 자기는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서 집을 찾아 들어가는 분을 보고 이 동네가 위험한 동네라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600 파운드면 고민을 했을지 몰라도 800 파운드는 여러모로 부정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다음 뷰잉집이 8시에 잡혔는데 보지 않는것으로 결정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나름 관광하러 온 거라고 생각하며 저녁을 다 먹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뷰잉 관광(?)이 제일 재밌다. 사실 여기는 우리가 런던 초기에 집을 찾을 때 머물렀던 동네랑 가깝다. 그때는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고 무작정 돈을 아끼던 시절이라서 놀러 오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그때 왔었다면 굳이 오늘 뷰잉집에 오지 않았을 거다. 일행의 학교랑도 멀고 교통수단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멀더라도 확실한 교통수단이 이라도 있었으면 몰라도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돈이면 좀 멀더라도 쾌적한 동네를 고정으로 하고 교통수단이 확실한 곳으로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우리가 환승해야 하는 정류장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멈췄다. 그냥 멈췄다. 저번에도 그래서 그런가보다 싶어 하며 환승을 했다. 환승을 한 버스는 노선대로 가지 않고 멋대로 갔다. 도로가 공사해서 돌아가나 보다 싶어서 예상 루트를 확인해서 대충 내릴 곳을 잡았는데 엉뚱한 곳으로 또 갔다. 그래서 바로 내려 몇 분을 걸어 환승할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탔다. 저번에도 경험을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버스 시스템이었다.
   
숙소에서는 나태해진 일행을 큰소리로 혼을 냈다. 여기에 온것 자체가 행운이데 그 행운을 행운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한 혜택인 양 생각하며 자기가 하는 모든 일들이 그냥 잘되기를 바라는 행동들의 연속인 날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혼자 남으니 필요한 조치였다고도 생각은 되었다.
 
나는 19일 뒤면 떠난다. 강한 정신력이 필요할 때에 제대로 혼을 내서 다행인거 같다. 애매하게 굴면 혼도 못 내고 어쭙잖은 조언만 하게 되는데 듣는 사람은 듣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은 날이 따뜻해서 다행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