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8 런던살이ㅣ22. January. 2024
세계 최고의 교육을 자랑하는 도시가 교육을 가지고 바가지 장사를 한다. 그것도 잘한다.
일행의 옆동네 새집 계약은 아무래도 힘들거 같다. 집주인이 너무 비협조적이라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나서 계약을 하고 보증금을 전달하겠다고 증서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집주인은 오롯이 온라인만으로 해결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점잖게 그러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겠다고 하니 자신이 지금 외국에서 있어서 그렇다고 하며 집을 구경시켜 준 건 자기 아들이라고 했다. 원래는 학생을 받지 않지만 아들이 우리를 좋게 봐서 계약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했다. 고마운 말이지만 그래도 해결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여전히 온라인으로 해결을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주인이 점잖게 나오니 우리도 일단 계약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계약서를 보내달라고 하니 퍼스트 네임을 약자로 보냈다. 계약서를 가지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약자는 맞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이름은 아니다. 거기에다가 문자로 연락을 취한 사람과 동일인이라는 보장도 없다. 심지어 문자로 연락한 풀 네임은 또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계약하고 집주인이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하면 끝날 상황이었다.
우리는 이정도면 집주인은 결국 우리의 보증금을 노리고 장난치는 거라고 확신을 했다. 런던살이 초반에 150 파운드 보증금을 날렸다. 그것도 250 파운드를 달라고 했는데 150 파운드 밖에 없어서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750 파운드다. 한국돈으로 130만 원이 조금 안된다. 집은 욕심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행여 집주인이 사기를 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세입자를 더군다나 외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은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뜻 같다.
우리가 여기와서 이 숙소에서 느낀 건 결국 집주인이 좋아야 집에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다는 거다. 타향살이에서 집에서 느끼는 감정이 악해지면 버티기 어려움이 있다.
혼자 유학 오는 사람들은 그냥 기숙사를 하는 것이 손해 보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선택지 같다. 기숙사도 이런 런던의 악행을 알고 감안해서 비싸게 받는 느낌이 있다. 따뜻한 물이 안 나오면 모른다고 하고, 히터는 시간제한을 두고 사용하게 되어있고, 위험한 지역에 철도옆이라 시끄럽고 그렇지만 혼자서 공부하고 집 찾고 집주인이랑 실랑이하고 그럴 시간은 없을 테니 말이다.
'경험 쌓기 > 런던살이 2023-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160 런던살이ㅣ25. January. 2024 (16) | 2024.01.25 |
---|---|
Day 159 런던살이ㅣ23. January. 2024 (29) | 2024.01.24 |
Day 157 런던살이ㅣ21. January. 2024 (30) | 2024.01.22 |
Day 156 런던살이ㅣ20. Jaunary. 2024 (30) | 2024.01.21 |
Day 155 런던살이ㅣ19. January. 2024 (34) | 2024.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