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109 (04. Dec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2. 5. 08:30

런던살이 Day 109 (04. December. 2023)

 

부모만 정신차리면 자식은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는 노력을 하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다,라고 10년 전에 말했는데 이제는 부모도 같이 게으르게 사는 걸 미덕으로 하는 시대가 와서 노력을 배울 수 없는 시대가 왔다.

 

* 조정래 작가를 본적이 있었다. 당시 세상에 딱 한 권의 책을 남겨야 한다면 어떤 종류의 책을 남길지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에.대해 말해줬는데 아주 잘 만든 소설이라고 했다. 25살 당시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는 그 의미를 안다. 소설을 통해서 우리가 다 겪지 못하는 모든 것을 (간접) 경험 할 수 있기에 삶을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종일 흐리고 가끔 주적주적 비가 내렸다. 일행들은 밖으로 나가고 나 혼자만 남아서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시청하면서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어제 일행의 에세이 주제를 정하기 위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지도교수가 한국의 도덕(윤리) 과목을 가지고 한 철학자의 사상에 대입해서 주어진 절차로 글을 쓰라고 한 것에 대화를 나누었다가 윤리는 좀 그렇다고 해서 문학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우리는 문학을 자신이 느끼는 대로 말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닌 정답이 있는 학문으로 배웠다는 내용으로 초점을 맞춰서 대화를 마쳤다.
 
대화도중 우리나라 문학 작품은 뭐가 있지라는 생각을 했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황순원에 '소나기' 밖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지 않는 타입이다보니 그런가 생각하지만 일행들과 대화를 해도 딱히 기억이 나는 것이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감정으로 기억을 하는 것이 아닌 입시로 기억하는 거라서 다른 과목 잊어버리는 것처럼 잊어버리게 된 거 같다. 영화를 기억할 때 우리는 그 영화의 감정을 기억하지 컬럼리스트처럼 분석을 하면서 기억하지는 않지 않는가. 아무튼 그런 문학 작품의 인물에 대입해서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대화를 하고 나서 OTT 드라마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문학 조차도 입시용으로 받아들이고 답을 찾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은 드라마도 자기 생각 없이 그리고 현실 감각 없이 그냥 작가가 내놓은 답으로 받아들여서 지금 한국사회가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말이다. 일행이 언어 교환에서 한국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말을 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거나 현실로 만들려고 한다. 부자들이 많아지니 그걸 현실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SNS로 순식간에 펴져서 그냥 보편적 사실이 되어버린다.
 
대표적인 일이 바로 프로포즈 비용이 천만 원이 든다는 것이다. 가방과 반지와 호텔이라는 조합으로 말이다. 받았으면 SNS로 증명을 해야 하니 문제가 심각한 거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해야 하는지,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 찢어진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무비판적 현상으로 인해서 좀비들의 확산은 지속되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부모가 된다면 자식이 천재로 태어난다고 해도 주변이 바보면 같이 바보가 되는 건 20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니 부모가 공부를 하고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드라마를 사람들이 다 믿지는 않는다. 정확히는 믿고 싶은것만 믿는 거고 그것이 나에게 편하고 유용한 쪽이면 확실히 믿는다. 결국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상황을 직시하기 싫어하는 게으름뱅이들이나 드라마의 유용한 부분만 믿고 따라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사람들이 배움이 부족하고 외모도 부족한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래서 악덕에 해당되었는데 요즘은 배울 만큼 배웠고 심지어 잘생기고 예쁜데 게을러서 그렇다는 것이 더 문제다.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이 여기에 한몫 크게 거드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교육이 적당한 면죄부를 가질 수는 없다. 그러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니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교육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학교에만 보낸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더 바보로 만들려고 학원도 보낸다. 그냥 그 돈으로 부모가 공부해서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공부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아마 놀아주기 싫을 거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 사람이라도 말이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은 모르니 학원에 보내는 것은 사랑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아무리 지식을 쌓고 학력을 높여도 끈기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고, 재때 사용할 능력이 없다면 언젠가는 사회에서 버림받는다. 그걸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이건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https://www.youtube.com/watch?v=ng4YCW5DIZs  

* AI가 직업을 뺏는 날은 곧 오는것이 아니라 이미 왔다. 좀비 대신 일할 AI 말이다. 이제는 취업을 하려면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