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97 (22. November. 2023)
이것저것 다 신경 쓰면 아무것도 못한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내놓을 각오로 임해야 한다.
런던에 올 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탈모였다. 나도 대한민국 천만 탈모인으로써 치료를 받고 있었기에 런던에서의 5~6개월은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3개월이 넘는 동안 머리를 하지 않았다. 런던의 무지막지한 물가도 물가지만 믿을 수 있는 집을 찾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6개월 살이를 해 본 친한 형은 처음 바버샵에 갔을 때 바로 바리깡을 대길래 바로 뛰쳐나왔다고 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이발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행의 첫 번재 이발은 동네 대로변에 있는 15 파운드 바버샵이었다. 군인이 되었다. 뒷머리 옆머리 다 밀고 윗머리만 남겨 놨는데 그마저도 고르지 않았다. 두 번째 바버샵은 동네 16 파운드 짜리였다. 똑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1 파운드 더 비싼 값은 했다. 좀 더 신경을 써준 티가 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역시나 군인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15~16 파운드 바버샵은 그냥 그 기술과 스타일이 한정적인데 좀 더 신경을 써주냐 아니냐의 차이 정도만 나는 걸로 보였다.
그래서 나는 30 파운드 이상의 바버샵을 찾아봐야 하나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발을 하지 않고 돌아가기로 거의 굳었다. 탈모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탈모인들은 알 거다. 머리가 길면 숱이 없는 부위는 가라앉아서 보기 싫어진다. 근데 커피로 샴푸를 만들어서 감으면 좋다길래 해보니 2개월 째인데 효과가 있다. 탈모 치료를 꾸준히 받아도 좀처럼 나지 않던 가운데 앞머리 부분이 점점 촘촘해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머리가 가라앉는 부위는 없다. 그리고 런던은 많은 사람들이 비니를 쓰고 다니기에 나도 대충 눌러쓰고 다니니 굳이 헤어 스타일에 대한 신경을 쓸 이유가 없어졌다.
같이 온 일행도 탈모가 걱정이어서 전전긍긍 했는데 요즘은 머리 걱정 얘기가 거의 없다. 같이 커피 샴푸를 만들어서 쓰고 있다. 아무튼 비오틴 샴푸에 커피만 넣어 만들어 쓸 수 있는 샴푸로 인해서 인생의 큰 걱정을 덜었다. 먹으면 혈관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탈모의 진행에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바르니 되려 역효과로 탈모가 멈추는 것 같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몸소 느끼는 나날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GNvfMfntY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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