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98 (23.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24. 09:02

런던살이 Day 98 (23. November. 2023)

 

사람은 논리로 설득이 안된다. 감성으로 설득이 된다.

 

[니콘 D40] 저녁 먹으러 가는 길의 타워 브릿지. DSLR로 야경 찍기 쉽지 않아.


일행이 오늘 교직원 면접을 보러갔다. 나도 따라갔고 다른 일행은 학교를 마치고 찾아왔다. 학교는 타워 브릿지가 있는 캐서린 독스에 있었다. 일행의 면접으로 처음 와 본 곳이었는데 런던에 이런 데이트 스팟이 있는지 있었구나..라고 감탄을 했다. 그동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도 전혀 보지 못했던 장소라서 그랬던 거 같다.
 
타워 브릿지에서 식사 일정이 있다면 꼭 여기로 올 것을 강력 추천한다.
 
아무튼 일행은 우리의 얘기를 듣고 합격을 하더라도 여기로는 오지 않겠다고 했다. 런던에서 혼자 살기에 연봉이 너무 적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그래도 면접을 보러 온 것은 혹시나 다른 좋은 곳에서 연락이 올 수 있으니 연습 삼아서 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잘 온 거 같다.
 
나는 타워 브릿지가 보이는 코스타 커피에서 그동안 미뤘던 자유론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5시가 되니 마감을 한다는 직원의 안내를 받고 책을 다 읽지 못한 상태에서 커피숍을 나와야 했다. 커피숍 앞에서 학교 간 일행에게 전화를 하니 바로 앞이라고 해서 다행히 합류를 바로 했고 일행이 면접을 보는 동안 우리는 타워 브릿지 야경을 사진에 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면접을 마친 일행이 연락이 왔고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준 zizzi로 향했다. 이곳도 캐서린 독스 안에 있는 식당이었다. 독 안에 들어가 보니 또 다른 독이 있었다. 얼마 전에 간 리버풀의 엘버트 독을 연상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분위기도 좋았고 음식도 괜찮아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타워 브릿지를 건너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며 근처 지하철 역으로 이동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들 마음 한편에 즐거움을 품고 돌아와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거대한 건축물과 야경으로 인해서 사람의 마음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다들 제대로 놀다 온 기분이라고 했다. 집에서 와이파이 안 터지는 불편이 있어도 그래도 어떠냐..라는 생각이 들고, 먹을게 참 없는 나라다.. 싶어도 그래도 어떠냐.. 싶고, 먹을 만한 건 물가가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해도 그래도 어떠나..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진 풍경이었다. 심지어 런던에 방문한 지 4번째지만 밤은 처음이라서 그런 거 같고 오늘의 스팟도 처음 보는 위치라서 더 그랬던 거 같다. 코스타 커피에서 책을 읽은 것도 좋았었다. 
 
이러니 젊은 사람들은 한 번 오면 어떻게든 돌아가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도시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도시는 사람을 붙잡는다. 여기에 정형화 되지 않은 이들의 삶의 태도를 보는 것도 왠지 모를 마음의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한인 식당 '우정'에서 사장님은 의료 아니면 한국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side talk)
 
구글 지도에서 보는 코스타 커피 위치는 독 안쪽에 있지만 사실은 바깥쪽에 있다. 구글 지도의 위치로는 Tower Coffee라고 명명된 곳에 코스타 커피가 있다.

[니콘 D40] 20년 된 DSLR을 다시 들었다. 하지만 이거 고장나면 굳이 다시 구입하지 않을거 같다. 분명 더 좋은 사진이 나오지만 스마트 폰의 휴대성과 야경 찍기 편리함을 따지면 스마트 폰으로 충분한 듯 하다. 그리고 스마트 폰이 너무 좋아져서 차이가 나더라도 욕심이 날 정도의 수준은 아닌거 같다. - 캐서린 독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