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94 (19.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20. 08:51

런던살이 Day 94 (19. November. 2023)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있어서 신이다.

 

[니콘 D40] 우리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다들 신적 존재다.


오늘은 런던살이 4달째에 접어드는 첫날이라고 생각하고 8시 30분에 일어나 봤다. 첫 번째 눈 뜨는 시간에 뭉그적 거리면서 일어났는데 2시간을 해롱해롱 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평상시대로 마음껏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10시 30분쯤에 일행은 운동을 하고 돌아왔다. 내가 한 4시쯤 자면 일행은 한 4시 30분쯤에 일어나서 좀 움직이다. 6시쯤 행동에 들어간다. 일행은 10시에 어김없이 자는 유전자를 가졌다. 
 
같은 7~8시간을 자지만 왠지 나는 더 게으른 사람이고 일행은 부지런한 사람같다. 문제는 이게 아니라 런던의 지금은 4시에 해가져서 나의 생활 패턴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름 3개월의 선을 긋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 같은 일을 감행했던 것이다.
 
일행이 돌아와서 밥을 먹고 선스틱만 바르고 스타벅스로 가자고 했다. 이대로는 분명히 다시 잘 것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난 의미가 없었다. 스타벅스는 왠지 일거리를 들고가야 커피값을 하는 느낌이지만 오늘은 잠만 깨는 용도로 생각하고 갔다. 다만 일행은 공부할 것이 있으면 노트북을 들고 가자고 했다. 한 명은 남아서 계속 이용해도 되는 모양새기 때문이었다.
 
 
이제 여기 스벅도 우리를 어느정도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는 눈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때 욕 얻어먹었던 점원이었다. 일행들과 적당한 대화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러니 잠이 깨면서 활기가 좀 돌았다. 영어 공부를 좀 하니 해가 졌다. 운동을 풀타임으로 했다. 요 며칠은 영어공부를 쉬엄쉬엄하고 있어서 계속 풀타임으로 운동을 하는데 오늘이 뭔가 더 상쾌함을 느꼈다. 영어공부도 좀 더 진취적으로 하게 되는 느낌도 들었다. 스티브 호킹 동화책을 해석을 하면서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한다. 이해를 하면 즉석에서 책을 보지 않고 한 번 써본다. 그리고 다 읽은 페이지들을 소리 내서 읽기를 한다. 듣기는 영국 사람이 운영하는 채널만 듣거나 미국 요가 강사 영어를 듣는다. 이제는 타인의 속에 있는 나의 자아를 위해서 나를 혹사하지 않고 느긋하게 가기로 결정했다.
 
아무튼 이런 하루를 보내니 오늘 일찍 일어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는 11시에 일어나도 햇빛을 받는 시간이 충분했는데 여기서는 11시에 일어나면 곧 해가 져서 생활의 활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거 같다. 
태양은 우리 생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너지를 공급하고 하루 생활권을 지배한다. 런던도 이런데 백야(나 극야)가 있는 국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지 궁금하다. 그 삶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분명 우리와는 다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