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91 (16.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17. 09:24

런던살이 Day 91 (16. November. 2023)

 

수학이 빠진 물리학은 인문학과 같다.

 

* 다이아몬드는 석탄이었다. 압력을 받기전까지는..

 

 

이름이 동중이로 기억이 된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 같은 반이었는데 내 앞에 앉았다. 말이 많았는데 빠르기도 했다. 소위 촉새라고 불리는 가벼운 아이였다. 그놈은 또 고자질쟁이였다. 자습 시간에 나의 짝이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답을 하고 빌려줬는데 동중이는 갑자기 손을 번쩍 들면서 나를 가리키며 떠들었다고 고자질을 했다. 이놈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자아를 터트렸다. 그리고 대책 없는 반장은 그냥 이름을 적는다. 그 나이 때는 자초지종이고 뭐 고도 없다. 억울함을 말해도 그냥 웃으면서 적는다. 그리고는 나는 억울해하면서 남아서 청소를 한다.
 
이런 일이 학년 내내 있었다. 지우개를 빌려달라는 짝은 고자질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동중이 때문에 이렇게 억울하게 청소한 것이 일주일에 두 번은 된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이 내 인생에 최초의 압박으로 기억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 3이 되었다. 어느 학부모가 암으로 투병을 하다가 빚을 지고 돌아가셔서 모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름이 동중이었다. 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은 나의 억하심정을 모르니 과거에 그랬다고해도 그러지 말라는 사람 좋은 소리로 나를 설득했다.
 
그리고 전체 조례시간에 전교회장이 모금액을 반별로 발표를 했다. 개인적으로 지랄하고 있네,라고 생각했다. 그런것까지 경쟁을 시키는 학교가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에 통쾌한 결과가 나왔다. 동중이가 있었던 반이 모금액이 가장 적었다. 심지어 금액 너무 적어서 전교 회장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너무한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아직 그 성격을 못 버렸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반 친구들이 동정심이 생기지 않아서 최저 금액으로 체면치레하고 외면을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체 조례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조례였다.
 
 
난 여기서 권선징악을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동중이를 시작으로 6학년 담임 안숙희 씨와 고등학교 P 씨, 군대에서 P 씨와 K 씨 그리고 H 상사, 직장에서는 P 약사 같은 사람들이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인물들이다. 물론 이 인물들이 나만 괴롭힌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나도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와서 복수심에 어쩌고 저쩌고를 운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왜 나에게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 내가 운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같은 대처를 생각을 하고 나의 과거를 고치려고 생각을 많이 한 것이다. 나는 과거를 잊지 말라고 하는 주의다. 잊으니까 발전이 없는 거다. 그 사건을 극복할 방법을 지금이라도 찾아야 현재의 나를 바꿔서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과거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를 바꾸는 효과는 있다.
 
그리고 오늘 생각끝에 결국 모든 건 나의 빅뱅 때문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이퍼 그래비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중력이 너무 강하면 그 중력이 끄끝내 척력으로 바뀐다는 건데 당시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오늘 갑자기 이해가 되었다. 외압이 너무 강해서 내압이 견디지 못하면 그 내압은 폭발하게 되어 있는 거다. 이걸 척력이라고 하지만 결국 빅뱅과 같은 논리가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왜 내 인생에서 그렇게 꾸준하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최초이자 고등학교 졸없때까지 기본값으로 괴롭히는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부터 시작해서 내 인생에 압력을 가는 사람은 너무 많았다. 심지어 번호표 뽑고 대기하다가 나타나서 괴롭히는 느낌도 있었다. 거기에 나의 어머니는 내가 20대 때 모은 돈도 전액 다 날렸다. 그리고도 당당하시다. 개인적으로 효도 일시불로 했다고 생각하고 잊고 살고 그러니 생각보다 마음이 편한 것도 있다.
 
아무튼 이런 압력을 견디고 이제는 나 스스로의 인생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27살에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을 시작으로 제주도 1년 살이를 거쳐 지금 런던까지 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27살 혼자 떠난 부석사 여행이 바로 내 인생에서 빅뱅의 순간이었던 거 같다. 빅뱅에서 우주가 지금까지도 확장이 되는 것처럼 나도 27살 이후 내 인생이 느리지만 계속 확장이 되고 있다. 중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멈추지 않고 내 활동 영역이 확장이 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27살 이후로는 마땅히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람도 없었다. 한 5년 전에 P 씨를 우연히 고깃집에서 봤는데 그 초라한 행색을 보니 양아치 짓 이후의 삶도 그리 잘 진행되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이 녀석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났다. 이 녀석을 상대할 방법을 찾았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했을까? 같은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했을 때 악은 아무래도 선이 행동하지 않는 게으름을 가지고 있다면 부지런히 움직여서 무기를 만들라고 제촉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도 했다. 결국 악도 선을 위해 존재하는 선의 일종이라는 결론을 냈다. 인력과 척력이 같은 원리인 것처럼 말이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내 빈자리에 악이 들어오는 것이다. 마치 지금 숙소에 2층이 비어있어서 쥐가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빅뱅을 나의 삶에 대입해서 이해하고 난 오늘 하루는 왠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흔히 각성이라고 말하는 이 개념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빅뱅에 대입해서 이해를 하니 선과 악의 개념도 명확해지면서 악도 다 쓸모가 있다는 결론을 내어 마치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느낌도 든다. 런던살이 딱 3개월 만에 이런 이치를 깨닫는다.


◆ 동중이의 경우
 
동중이는 빅뱅이 아니라 그냥 스파크로 인생을 조진 케이스다. 다시 말해서 말이 너무 하고 싶고, 욕으로 자신을 너무 표출하고 싶어 하고, 말을 빨리해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조용히 해야 하는 자습시간에 말이하고 싶어서 고자질로 그냥 스파크만 만들어 내고 꺼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각성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다고 해도 그리 큰 변화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 3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건은 분명 동중이에게 엄청난 압박이었을거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자신을 인내하지 않고 스파크만 일으키고 끝낼 거다. 요즘 세대들은 참지 않으니 더 그럴 거다. 하지만 인내하고 생각하면 언젠가 깨닫게 되는 시점이 온다. 괴롭기만 한 이유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괴로운 감정이 생각의 영역까지 잠식하지 않게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운동이든 걷기 여행이든 해야 감정이 내 의식을 지배하지 않게 된다. 위로만 난무하는 이 세상을 믿으면 평생 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내 인생에 빅뱅의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걸 지속적으로 하면 내 영역(인생)은 확장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마 가난이 압박이고, 일본도 압박이고, 사회 제도가 압박이어서 빅뱅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았을거다. 그래서 정의감이 있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고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여기까지 발전한 거다. 하지만 이제는 마땅한 압박이 없다. 불만만 있는 세상이지 압박까지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불만조차도 참지 않는 세상이다. 더 좋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 같다. 그리고 더 좋은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사회는 더 나빠진다.
 
착함의 사회적 논리는 그 사람을 잘 이용하기 위함에 설정해 놓은 규칙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이 착해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사장도 직원이 말 없이 착해야 잘 이용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착함은 바보스럽지 않아야 제대로 그 기능을 발 휘한다. 그러려면 생각을 해야 하고 생각을 하면 착함은 시간이 지나 올바름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그러니 생각을 해라. 생각의 두 번째 방식은 비교다.
 
https://news.nate.com/view/20231113n0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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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 말마따나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발전한다면 여자친구의 지참금 압박으로 인해서 인거다. 악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그 악을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언젠가는 복을 받을거라는 게으른 선이 나쁜것일 수도 있다. 지금 세상에서는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