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85 (10.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11. 08:07

런던살이 Day 85 (10. Noverber. 2023)

 

 

세상에 완벽하게 좋은 건 없다. 대충 70% 정도 만족하면 좋은거고 80%면 훌륭한 축에 속한다.

 

 

지난 월요일 일행이 새벽 4시쯤에 주방에 갔는데 쥐가 깜짝 놀라 냉장고가 있는 벽사이로 숨었다고 했다. 거기에 히터기에 먼지로 인해서 기관지가 문제가 되어 콧물과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램지 할아버지에게 연락을 했는데 오늘 드디어 오셨다. 

 

일단 쥐는 급한대로 싱크대 아래와 냉장고 뒤쪽에 약만 설치하고 지붕 창고만 청소하고 내일 전문 업체가 오기로 했다. 같이 온 작업하시는 분은 사실 히터 때문에 오신 거다. 어렵게 히터 뚜껑을 분해하고 청소기로 먼지를 흡수했다. 그러니 다들 증상이 좋아졌다. 램지 할아버지는 25년 동안 히터 청소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이런 이유로 기관지가 나빠졌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아무튼 그래도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그나마 빠르게 해결을 할 수 있었다. 이런 타국에서는 좋은 집주인을 만나는 것이 심적으로 엄청 큰 도움이 된다. 전에 뷰잉을 간 집에서 150 파운드 사기를 당하고 램지 할아버지 같은 분을 집주인으로 만났다면 아주 싸게 댓가를 치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나는 슬 한국으로 돌아갈 시점이 오고 있기에 유학 온 일행은 혼자 살집을 알아보려고 하고 있는데 지금 시즌은 집을 구하기기 비교적 쉽고 심지어 싸다고 한다. 그래서 150만 원 정도면 충분히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때(여름) 집을 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입학시기와 관광객으로 인해서 성수기여서 그랬던 거다. 유학생은 대부분 1년 계약을 하니 비슷한 시기에 집들을 다들 구해서 유튜브나 뉴스에 그렇게 비싸다고 그랬던 거 같다. 우리는 유튜브에 나온 정보처럼 그렇게 어렵게 구한 건 아니지만 그건 어쩌면 우린 세 명이기에 그랬던 거 같다. 유학생은 대부분 혼자 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집 퀄리티에 비하면 싼 것도 아니다. 그래도 성수기 때처럼 못 구해서 난리 날 정도가 아니니 정말 다행이다. 사실 학기 중간에 집을 구할 수 없을 거 같은 걱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학을 생각하는 분들은 집을 구할 때 11월까지만 계약을 하고 겨울에 다시 구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기숙사는 대체로 최하 3개월 계약으로 하는데 좋은 동네면 1년을 해도 좋지만 vauxhall 같은 동네는 아주 위험하다. 일행의 학교 동기가 vauxhall 기숙사에서 지내는데 골목길을 지나가다가 흑인 두 명이 갑자기 나타나서 몰아붙이더니 지갑과 핸드폰을 내놓으라고 해서 뺏겼다고 했다. 그때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었다고 했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렇지 흑인은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데 실제로 그런 상황을 연출했다면 며칠은 힘들었을 거다.

 

아무튼 초기에 아무것도 몰라서 기숙사로 들어간다면 11월까지만 계약하고 연장할만하면 하고 우선권이 있으니 연장을 하고 못 살 동네라면 새로운 집을 구해보는 것이 좋을 거다. 이런 정보는 다른 인터넷에 없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런던살이 해보는 현지 경험자의 정보다. 다들 같은 방법으로만 사니 비슷한 정보에 노출이 되어서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다들 그런 줄 알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다양한 사람들의 지혜를 접수해서 상황에 맞는 정보를 흡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거다.

 

때마침 같은 건물의 2층이 비었다. 얼마 전에 방을 뺀 거 같다. 아마 그래서 쥐가 나타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고 추운 겨울 바닥에서 집으로 숨어 들어온 거 같다. 그리고 우리가 맨체스터, 리버풀 같을 때 먹을 것이 있는 우리 집으로 찾아온 거 같다는 합리적 추측을 했다.

이래서 사람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 공백이 생기면 그 사이로 엉뚱한 것이 스며들어서 우리를 골치 아프게 한다. 생각도 그렇다. 함께 사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사람이 들어갈 자리에 엉뚱한 생각이 들어가게 만들어서 칼을 들게 하거나 바지에 모형 성기를 넣고 돌아다니게 하는 거다. 

 

하루빨리 2층에 사람들이 들어왔으면 한다. 그러면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쥐보다 낫다. 이민자나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우리는 아마 많이 불편했을 거다. 난민을 받아들인 정치인들을 욕하면서 지냈을 거다. 런던 사람들처럼 늘 생활 경계를 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 우리끼리 죽이면서 우리들을 경계하면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다. 난민과 이민자들은 분간이라도 가능하지만 우리끼리는 분간도 어려우니 더 강한 경계로 힘들어하거나 경계를 하지 않아서 찔려 죽는 거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시점을 넘어섰다.

 

아무튼 친구든 국민이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성장하고 발전하고 그래서 강해지는 것이다. 그게 개인이든 국가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