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83 (08.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9. 09:42

런던살이 Day 83 (08. November. 2023)

 

아기를 낳지 않은 이유는 어른이 되어서도 아기를 힘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사회는 다들 처음이기 때문일거다. 

 

 

귀가 뚫리고 말이 트이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걷기 여행은 정말 좋은 여행법이다. 일단 목적지가 뚜렷해서 뇌를 최대한 단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힘든 건 사막에 버려진 존재처럼 살아가기 때문이다. 20살 혹은 대학을 졸업하면 마치 길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태어날 때 세상에 내동댕이 쳐진 것처럼 사회에 내동댕이 쳐진다. 이런 방황이 내 이성과 감성에 엄습을 할 때는 걷기 여행을 하는 것이 아주 좋다. 일단 뇌를 계속 비우면서 공간을 만들고 다 비워지면 새로운 생각을 다시 채워 넣게 된다. 

 

개인적으로 해파랑 길과 올레길 코스를 반이상 걸어봤는데 나는 효과를 봤다. 지금 런던에서도 걷기 여행이 하고 싶을 정도로 머리가 좀 복잡하다. 그래서 오늘 따라 영어 공부가 잘되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 같다.

 

하지만 이것이 내 목적은 아니다. 산티아고는 세계인들이 모두 가는 곳이기에 거기에서 세상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였고, 얼마나 편협했으며, 얼마나 우물안에 존재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목적은 뜬구름 잡는 소리로 세계 시민이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전쟁에 나갔을 때 어느 나라에서 왔냐는 질문에 세계에서 왔다고 한 말이 나에게 세포 깊숙이 남아 있다. 너무 멋진 말 같다. 세계 시민이라니 말이다.

 

지구 자체가 나의 고향이라는 세계관은 정말 멋진거 같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그렇게 되어야 하는 시대로 치닫고 있다. 어느 학자는 인간이 이제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언어와 세 개 이상의 국가에 친구가 있어야 하며 그중에서 전화 한 통으로 하룻밤 재워줄 수 있는 사람이 각기 다른 나라로 3명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지구가 위험하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이 와닿았을 때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였다. 우크라이나 국민이든 러시아 국민이든 도망치고 차출당하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에 지인이 있어야 하는 건 너무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돈도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런 전쟁을 생중계로 보면서 내가 든 생각이 타국에 지인들이 없고 돈이 없으면 전쟁의 희생냥이 되는 거였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서 차출당해서 죽은 군인이 30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생존은 그야말로 극한의 전쟁상황에서는 생존이 되겠지만 그 이상은 인간으로써의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삶을 말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와서 내 나이에 이런 것을 깨닫고 준비하는 건 아니다. 이건 내가 20대 때 세계 시민을 이미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현상을 보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하고 더 강하게 굳어지게 하는 세계의 정세인 거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어린 자녀들은 준비를 해야 할 시대에 국면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본다. 

 

이제 세상은 비정상적인 평화의 시대를 거치고 정상적인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나는 확신한다. 감정적 문제와 자원의 문제, 그리고 기후의 문제와 인적 자원의 문제로 인해서 인류는 지속가능한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을거라고 예상이 된다.  

 

그러니 지금 시대의 어린이들은 그야말로 세계 시민으로 길러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하지만 교육은 그렇게 하지 않을거다. 그러니 부모들이 나서서 해야 한다. 일단 부모들부터 책을 부여잡고 지식과 지혜를 길러내야 한다. 가능하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으나 그렇지 못하면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사야 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잦은 만남으로 그 자리에서 계산을 하고 경험을 사면된다. 호구로만 보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사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만나서 사야 한다. 피트니스 PT가 1시간에 7만 원 하니 그렇게라도 지불해서 살만한 경험을 모아야 한다. 지식과 정보만 돈으로 사려고 하지 말고 지혜도 돈으로 사야 한다. 그다음이 뉴스와 책이다. 이들은 대중적이지만 실제로 마냥 책과 보도의 내용이 같지 않은 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런던에 와서 많이 느낀다. 세상의 흐름과 나라는 개인이 느끼는 점은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 작가의 사회적 기준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일반은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근데 그 작가가 대학교수라고 한다면 그 차이는 더 크게 와닿게 될 거다. 예를 들어 K 콘텐츠가 세상의 주목을 받는 것처럼 말하지만 여기서 느끼는 건 그냥 재미로 보는 수준이다. 그렇게까지 세계를 휩쓸지는 않는다. 굳이 휩쓴다고 한다면 겉만 휩쓸고 가는 거지 그들의 삶 속까지 파고들지는 못한다. 그리고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는 건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딱히 의미 없다. 요즘은 더 대중적인 것이 바로 유튜브다. 이것도 책과 비슷한데 이들은 살아본 사람들 위주로 보면 그래도 책보다는 좀 더 현실적일거다. 여행유튜버들은 그냥 훑고 가는 거라서 큰 의미가 없고 그들의 지적 수준에 따라서 정보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가장 추구하는 것은 내가 시간은 없고 여유가 있을 때 동생이나 친척에게 좋은 형, 누나 노릇도 할 수 있게 여행자금을 대주고 직접 다녀오라고 하는거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필요한 지혜를 찾아오라고 숙제를 주고 그것을 해결해 오라고 하면 그에 맞는 정보나 생존방법을 찾아서 올 거다. 아니면 자녀도 맡길만하면 같이 다녀오라고 해도 좋다고 본다. 

 

나도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스텝 조카가 있는데 나는 이런 경험을 한 스텝 삼촌이기에 어떻게든 내 지혜를 전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조카 부모들이 하나같이 별 생각이 없다. 둘 다 일을 제대로 해본적도 없고 아버지 재산으로 살고 있고 유산만 노리고 있는 정신머리라서 전달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행도 조카가 둘이 있는데 자신도 유학을 와보니 세상이 책과 뉴스와 소문과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어떻게든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고 외국에 살아보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다고 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의대반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기도 안찬다고 생각했는데 돈 많은 우물 안 개구리들은 그렇게라고 해서 생존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세상이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를 때는 가장 확실한 직업은 의사니까. 의사가 만능 직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는 생존을 위해서는 궁여지책으로 좋다고 본다. 생존을 할 수 있다면 자녀들도 나중에는 고마워할 수 있을 거다. 세상이 힘들수록 더 고마워할 거다.

 

하지만 우리는 돈이 없으니 우물 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서 지혜를 모으고 앞으로 삶을 예상해서 목적을 정하고 그에 맞는 발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내가 항상 주장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가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하고 그 지혜는 젊었을 때 경험으로 얻고 그 경험을 깨닫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으면 뇌가 확장이 되어서 더 많은 지혜를 담을 수 있어 편협하지 않고 편파스럽지도 않으며 우물 안을 벗어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최소한 나의 삶과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정도는 알게 되어 그래도 자식은 세계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아마 다를 안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 99%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일 거다. 나는 사진 정리를 자주 한다. 지금의 내 경험으로 그때 내가 알았어야 할 것이 뭐였을까? 생각하면서 본다. 일단 그렇게라도 시도해 보라. 그렇게 하기에는 아이폰 보다는 갤럭시가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0X5a6K5_SJA       

* 우물안에서 살기로 결정한 사람이 내린 새로운 인종차별의 기준을 발표했다. 런던에서는 생각보다 갤럭시를 많이 쓰고 의뢰로 갤럭시 S20 FE가 많이 보여서 놀랐다. 한국에서도 실패작이라고 실망한 제품인데 말이다. 아무튼 이런 사람이랑 살면 위기에 순간에 생존하기 어려울거다. 아이폰을 할부로 쓸 수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세계관이 작으면 세계에 없는 인종차별 기준을 만들어서라도 자신이 낫다고 착각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아이폰 쓰는 사람들 중에 속한다는 우월한 착각적 사실은 우물안 각박한 세상에서 유일한 설탕일거다. 하지만 설탕은 몸에 안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