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72 (2023.10.28)
Are you OK? -> I'm find thank you and you? 이게 국룰인적이 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핼러윈 데이가 3일 남은 주말이다. 우리는 혹시나 아이들이 사탕을 받으러 집집마다 들리는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옆동네 스타벅스로 향했다. 하지만 밖에 나와보니 보슬비가 오고 있었고 요즘은 계속 이렇다. 그리고 이 비소식은 일주일 내내 있다. 일행이 리딩 위크 주간이라서 맨체스터와 리버풀에 가기로 했는데 거기도 비소식이 있다. 그래도 운 좋으면 돌아다닐 때는 안 올 수 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요즘 비가 자주 오는데 왔다 갔다 하면서 다닐만한 정도라서 딱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
아무튼 이런 날씨에 아이들이 사탕을 받으러 돌아다닐 거라는 기대는 못하는 상황에서도 핼러윈 장식을 한 집들을 구경하며 스타벅스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산책 겸 스타벅스에 들리니 이제는 진짜 우리 동네라는 느낌이 났다. 일행은 주문을 하러 갔고 Can I have an Iced Americano?라고 했다.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고 했는데 말이다.
이건 습관이다. 우리나라는 얼죽아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더군다나 하나같이 영어 동영상에서는 Iced Americano라고 예를 들기 때문이다. 일행 말로는 얼음을 조금 넣어달라는 light ice라는 말을 써보고 싶어서 실수를 했다고 하지만 결국 신경 쓰지 않으면 습관화된 말이 나오는 것이다.
https://spike96.tistory.com/16464598
▲ 이날을 읽고 와야 아래 내용이 이해가 잘 됨.
Day 69째 나는 Can you speak slowly?라고 했을 수도 있고, Sorry? Pardon? Come again? 같은 할 수 있었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에 습관적으로 I can't speak English.라고 우선말을 뱉었고 입력값에 대한 말을 했지만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니 한국말로 예예.. 거렸다. 의도를 알았으니 have a sit. 을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혹은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상황에 맞는) 입력값이 부족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론을 내고 일행들에게 공항에서 Can I have your passport?라고 뭐라고 답을 하겠냐고 하니 Here you go.라고 답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Passport.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하니 그냥 주거나 Here. 정도만 한다고 하는 것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익숙함을 찾게 되어 있고 그건 입력값이 정확해야 내가 배운 답변도 기계적으로 나온다는 뜻이다. 나 같은 영어 초보자가 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함은 오직 압도적 듣기 밖에는 없다. 지금까지 내가들은 영어는 3살짜리 원어민 아이보다 적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시련은 계속 겪게 될 거 같다. 심지어 영어 동영상들은 다들 답변들만 많이 알려주지 원어민들이 생략하는 식의 질문의 다양성을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영상들처럼 그리 우리에게 친절하게 말을 하지 않는다.
결국 영어 영상들은 하나같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고 이것을 진짜 사용하려면 현지에 와서 다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행들도 이런 시간을 놓쳐서 영어가 늘어가는 모든 순간들을 다 피하고 있다. 저녁을 먹으로 식당에 갔는데 다리가 불편해서 목발을 사용하는 뚱뚱한 할머니가 올라오고 있었다. 영어를 사용하는 일행들은 다들 자리를 비켰다. 그래서 내가 그 앞에서 That's OK, No problem, Take easy.라고 할머니를 안심시켰고 혹시 몰라서 Do you need hand?라고 물어서 목발 하나를 주시며 받아달라고 하시기에 받았다. 목발 두 개를 모두 사용하고 올라올 수 없을 정도로 좁았고 한 손은 난간을 붙잡아서 올라와야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현지에 와도 안 하면 (현지인들처럼) 안된다. 꼭 현지인들처럼 될 필요는 그래도 기왕 온 거 그래도 최대한 가까워지면 좋은 거다.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실력은 영원한 거다. 어떻게 보면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용기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일행이 학교 간 첫날 만난 중국인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해서 어떻게 유학을 왔는지 모를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 만나보니 영어를 잘했고 첫날에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영국에 적응이 안 돼서 로딩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국인은 본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 강사였다고 한다.
영어강사도 이런데 일반인들은 어떻겠는가!?
과거에 미국 건물이 붕괴되어 잔해에 깔린 한국인을 미국 소방관이 발견해 상태를 묻기 위해서 Are you OK?라고 물으니 I'm find thank you and you?라고 답을 했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결국 그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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