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65 (2023.10.21)

_교문 밖 사색가 2023. 10. 22. 20:34

런던살이 Day 65 (2023.10.21)

 

나는 솔로는 현실을 반영하는 예능일 뿐인가? 사람들의 생각을 나쁘게 종용하는 악한 프로그램인가?

 
 
영국, 미국, 프랑스로 구성된 사람들과 일행이 언어교환 모임을 가졌다. 주제는 각국의 연애문화다.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한국의 연애문화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연애를 하면 친구들과의 관계 특히 이성이면 그 관계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도 문제고, 연애비용이 150만 원이 넘는 것도 문제고, 대다수의 돈을 남자가 쓴다는 것도 문제고, 데이트 코스도 남자가 다 짜오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여기에 서울에서는 프러포즈 비용이 1,000만 원이라는 것까지 말하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버킹엄 궁전에 간 날 아이가 난간봉에 올라갔다. 그리고 내려오려고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자 엄마는 스스로 내려오라며 도와주지 않았다. 버킹엄으로 가는 길에서도 손자를 보는 할머니는 손자를 도와주지 않고 흐뭇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Day 06)
 

[Galaxy A34] 여자 아이가 내려오려고 도와달라고 하자 엄마는 스스로 내려오라고 도움을 주지 않았다. - 버킹엄 궁전 -


May I hely you? 문화는 정이 없는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진 문화가 아니라 자립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진 문화라는 것을 여기서 많이 느낀다. 얼마나 정이 없길래 도와주는 것도 물어보느냐고 과거 한 교사가 수업시간에 말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지금 얼마나 무식한 말인지 알게 된다.


대한민국 역사는 기껏해야 100년이 좀 넘고 광복 기준으로는 78년이다. 말이 좋아 4,3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솔직히 지금 우리가 그런 유산을 물리적인 것으로 정신적인 것으로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궁 몇 개 있고, 향교 몇 개 있다고 해서 그 문화를 지금 전달받았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뿌리가 약해서 불안을 무의식중에 느끼기에 자신을 규정하는 무언가를 찾고 있는 중이고 그 첫 번째가 혈액형이고 다음이 진화된 MBTI며 바디프로필을 잠시 거쳐서 종점은 역시 머니머니해도 머니라는 진리로 귀결을 한 상태라고 봐진다. 하지만 스스로 돈을 벌기 어려우니 돈 있는 남자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가장 기본 기준점인 스마트 폰을 포인트로 삼아서 갤럭시를 사용하는 남자는 거르는 현상까지 온 것이다. 심지어 그걸 떳떳하게 말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X5a6K5_SJA

 
 
단순히 뿌리가 짧아서 자립심이 약한건 아니다. 그 안에 정신적 가치를 심어줄 철학이 없기에 그런 거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굳이 우리나라를 조선조차도 끌어들일 이유는 없다. 물질이야 전쟁으로 다 파괴되었다고해도 정신을 이어받지 못했다는 것은 조선과 대한민국은 같은 땅에 다른 나라라는 뜻이다. 아무튼 우리는 스스로도 철학을 만들지 못했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도 하지 못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들 불안을 무의식 속에 심어 넣고 달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연애를 하면 바람이 걱정이라서 예방차원으로 관리한다는 핑계로 나만 보라는 폐쇠적 연애를 서로 강요하면서 자신만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를 한다. 그래야 그 불안이 달래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돈을 써야 사랑받는 느낌이라서 돈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대접은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가장 대표적인 감정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살면서 우리는 자립심을 잃어간다. 요즘은 남녀노소 다 자립심을 잃어간다. 
 
그들은 K 드라마를 보면서 판타지스러워서 재밌다고 한다. K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라는 정도는 다 안다고 생각하며 본다고 하면서 동화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오늘 처음으로 그것이 동화가 아니라 한국에서는 현실이라는 것을 들었다. 그렇다고해서 이들이 뭔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처음으로 들었고 그냥 얘기나 하러 나와서 들은 정보 수준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현실을 반영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본다면 어떨까? 나는 솔로 17기를 유튜브로 보면서 식기세척기 하나만 가지고 오면 된다고 말한 출연자를 본다. 이 한 사람만 보고는 개념치 않을 거다. 하지만  매 기수마다 자가 있다는 것을 뽐내면서 몸만 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본다면 그리고 다시 한번 이 프로그램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어떨까? 
 
삶이 어려운 사람들은 판타지를 꿈꾼다.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는 솔로를 보면 아마 꿈을 꾸게 될것이다. 자립심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나는 솔로에서 몸만 오면 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나도 저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할 거다. 농담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속내는 진심일 거다. 실제로 나타나면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내가 벌어서(자립심을 길러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 말은 자립심을 중요하게 하는 나라도 이런 프로그램이 사회에 스며들게 된다면 위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오늘 나는 영국이 왜 나는 솔로가 방영 금지된 프로그램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도 보고 싶다. 16기..
 
 
(우천시 3줄 영어 일기는 쉽니다.)
 

* It's rainning to go on the way Primrose Hill. So, we were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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