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60 (2023.10.16)

_교문 밖 사색가 2023. 10. 17. 08:14

런던살이 Day 60 (2023.10.16)

 

행복은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파악한 후 그 길에 내가 놓여있을 때 과거를 생각하고 비교하면 확실히 알 수 있다.

 
 

[Galaxy A34] It's in Tate Modern.


사람들은 왜 필요한 것만큼 가져도 더 가지고 싶어 하고 더 가지고 있어도 더 가지고 싶어 할까? 지금 나의 런던살이는 그 답을 알려준다. 좁은 집에 불편한 책상, 부족한 가전도구에 불편한 침대에 찝찝한 침구류, 비싼 물가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I can say that I'm happier now more than other day in my life.
 
인생에 목적이 정확하고 그 길에 내가 놓여있다면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성과가 보이고 그 결과를 나눌 수 있는 동료 몇 명만 있다면 나머지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I don't need TV anymore(실제로 치웠다.), 갑지가 찾아온 추위에 좋은 침구류가 그립긴 하지만 몇 달만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쓸만하고 좀 아껴먹으면 되고 어차피 한국에서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은 없었고 한 20분 걸어가면 너무 좋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면 지금 집도 지낼 만 해진다.
 
 
가령 이제는 내가 학교에 가게 된다고 했을 때 연구 주제를 "A generation that has lost its language(언어를 잃어버린 세대)"라는 주제로 할 거라고 오늘 결심을 했다. 지금 세대는 모국어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서 각자의 생각조차 잃어버리고 마치 외국어처럼 읽기만 되면 이해했다고 착각을 하고 단발성 뜻을 외우기만 하는 세대다. 영어 단어 외우듯이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표현을 인스타그램으로 해버리고 그걸 TV에서는 인정하고 칭찬까지 서슴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침묵이 금이기에 행동으로 표현한 방식이 더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로인해서 사람들은 인생에서 한 번쯤은 찾아오는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국어가 외국어처럼 인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질문에 답을 찾아갈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질문이 자신의 인생에 찾아오자마자 마땅하 언어를 찾지 못해서 지나쳐버리게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지금 세대들은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아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건 인스타그램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되려 문제를 일으키는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이런 대화를 한국에서 하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니 어차피 한국이라는 곳도 나에게는 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되려 한국은 목적에 맞지 않는 세상이니 지금은 나에게는 딴청 피울 핑곗거리가 없고 지혜의 영감을 주는 나라가 더 맞게 느껴진다. 물론 이런 영감을 돈으로 환전할 수 있는 능력은 지금 없고, 영어도 무작정 잘된다는 보장도 없으며, 있는 돈은 다 까먹을지도 모르거니와 그로 인해서 삶이 고달파질지 몰라도 한국에서 그냥 그렇게 살면서 행복해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도박은 희망*과 함께 되려 즐거움이 된다. 

*누군가는 무모함에 망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서 한국에서 10년 정도 더 끌다가 궁핍하게 될 수 있는 상태를 1~2년 동안 끌어모아 지금 도박의 재미를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어차피 종점이 같은 불행이면 유통기한 있는 안전보다는 재미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다.
 
내가 영어를 잘하게 되고, 학교를 가게 되고, 나름의 생각을 어필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간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내가 죽어갈 시점에 과연 내가 스스로 삶에 웃음을 넣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국 회상 정도다.
나에게는 촉촉한 감성에 젖는 유년시절이 없다. 그래서 이대로 늙어가면 나는 억울함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지금 대한민국 사람이 미쳐가는 것도 유년시절의 감성 결핍으로 인해서 생기는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부모에게 받아야 할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유년시절의 감성을 만들지 못한 세대들은 나이가 들수록 억울함을 느끼고 성인이 되어서는 세상 어디에 토해낼 곳도 없는 현실에 다들 인터넷으로 몰려 독설과 같은 댓글이나 달면서 살다가 그것도 안되면 칼을 들고 세상에 기어나오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유년시절에 만들지 못한 촉촉한 감성을 중년에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잘되고 있는 거 같다. 그러니 실패해서 10년 더 불행하게 산다고 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건 그 척박한 대한민국 노예양성 교육계에서 궁금함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지켜내어 살아온 삶이다. 그 역경이 지금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다. 참고로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영어를 공부하지 않은 것이다. 😭          


(3줄 영어 일기)
 
1. I'm on my way to dream, so I'm happy now. (that is my happiness, it brings happiness.)
2. If I can afford, I hope I'd like learn forever. (I will continue learning.)
3. Even if I fail, I will never regret it.


1. 이제 이 정도는 그냥 할 수 있다. ( ) 안 표현은 일행이 추천한 표현이다.
2. study를 사용했다가 내 성향은 공부를 하기보다는 무언가를 관찰해서 배우는 쪽에 가까워서 learn으로 바꿨다. ( ) 안은 현실적으로는 이게 더 맞는 표현 같아서 넣었다. forever는 한국식 표현같다.
3. If I fail but I naver regret. 만약 실패하더라도,라는 표현을 어찌할 줄 몰라서 If... but을 썼다가 even if로 번역기가 재해석을 해주었다. 그 후 일행에게 검수를 받았다. I naver regret.이라고 했다가 일행이 would를 넣어야 한다고 해서 넣었다가 좀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will로 바꿨는데 너무 강한가 싶어서 would로 다시 바꾸려고 하니 일행이 will로 나가라고 해서 그냥 쓴다. 


(side talk)
 
영어 공부를 좀 쉬엄쉬엄 했다. 그러더니 두통은 나아졌다. 그래도 완전히 안한건 아니기에 약간의 어지럼증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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