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61 (2023.10.17)
인간은 서로서로 연결된 존재다.
오늘은 뭐 했는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갔다. 한국에서처럼 말이다. 하루 종일 영어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사진정리하고 멍하게 있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일행들은 나보고 영어 공부를 좀 많이 하는 거 같다고 한다. 사실 나는 영어를 싫어하기에 동영상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정리하면서 시청하는데 그렇게 하면 흘려들을 건 듣고 들을 건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단어 같은 세세한 면은 치중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식 문장을 영어식으로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이 약간 생겼고 전체적인 영어 구조가 잡힐 듯 느껴지는 단계까지 왔다.
한마디로 한국식이 아닌 내 방식대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해도 인풋이 많은지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내 공부방식은 우리나라 입시공부 하듯이 하나하나 집중해서 공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 뭔가 하나 잡히면 그것을 산책하듯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며 정리를 한다. 그래서 나는 공부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잘 맞지 않는 타입인 거다. 그래도 어차피 혼자 공부할 거면 한국에서 미리 이렇게 해서 영국에 와서 바로 실전에 들어가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정신상태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심지어 1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공부를 할까?라는 가정을 해본다면 답은 아니다. 일단 런던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렇게 만든다. 여기와 동화되려는 느낌을 받는다는 뜻이다. 혹자는 런던에 갇혀 사니까 그런 거지 하겠지만 나도 런던에서도 한국처럼 넷플릭스를 보면서 공부를 안 하려면 안 할 수 있다. 심지어 친한 형은 여기 6개월 사는 동안에 공부를 진짜 안 했다. 그래서 나에게 런던에서 영어 한마디도 안 하면서 살았다고 자랑까지 했다. 이상하게 그것도 능력인 거 같다..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당당하게 말을 해서 잠시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그 형은 나보고 코리안 타운에만 있을 거라고 했다. 원어민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나에게 그렇게 말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일행들과 가벼운 얘기는 잠시나마 영어로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고 누가보면 슬렁슬렁하게 보이지만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나는 인간은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유기적 존재라고 주장하는데 어느 뇌과학자의 얘기를 빌어서 얘기하자면 인간의 뇌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화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사상인 유기적 존재라는 생각이 여기에 적용이 되면서 런던과 동기화되려는 힘이 발생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찌 보면 과학과 미신은 한 끗 차이인 거 같다. 하지만 마냥 미신이라고 하기에는 꿀벌들은 실제로 텔레파시 능력이 있고 인간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지만 식물들은 더 빠른 텔레파시 능력이 측정이 되었다. 단지 인간은 이 능력이 퇴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거 같다.
이 말을 현실적으로 적용시켜 보자면 인간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행동하게 된다는 뜻이 된다. 크게는 기후, 지형에 영향을 받고 다음으로는 도시의 건축과 그에 맞는 편의시설 다음으로는 관리 시스템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무의식 중에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정서에 영향을 받게 된다.
결국 인간은 서로서로 다 연결되어 있는 거 같다. 나는 여기에서 인간들은 서로 네트워크화되어 있다는 말이 어렴풋하게 느끼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이게 맹모삼천지교와 같은 맥락인데 우리는 그걸 눈으로만 보고 배우는데 초점이 되어 있어서 눈치를 못 챈 거지 현재의 과학기술로 알려진 정보를 토대로 설명을 했다면 서로서로 영향을 주는 뇌의 네트워크화를 운운했을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눈은 뇌가 발단된 형태다. 즉 눈은 뇌의 일부라는 뜻이다. 그리고 눈이 멀면 손이 눈 역할을 대신한다. 그래서 손을 쓰면 뇌가 발달이 되는 거다.
아무튼 이런 상태라면 나처럼 영어 맹인이 공양미 삼천만 원(이상)을 내고 눈을 뜨려고 하니 온몸의 세포가 몸살을 앓고 뇌는 과부하가 걸려서 마치 오늘은 뭘 했지? 같은 현상이 생기는 거 같다.
아무튼 여기 있는 동안 지속적인 동기화 작업을 통해서 영어를 빨리 익혔으면 좋겠다.
(3줄 영어 일기)
1. I had daydreamed* all day long. (과거 완료)
* 멍 때리다.
2. Because I have been being weak for a few days. (현재완료 진행)
3. However, I will have been overcome by studying English harder and harder. (미래완료 진행)
오늘은 시제를 공부한 만큼 억지스럽더라도 시제를 넣어서 해보았다. 파파고는 시제를 무시하는 역번역*을 했다. 그래서 별로다. 빙은 그동안 시제를 다 인정하고 역번역을 해서 수정이 많이 되지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오늘에서야 파파고가 진짜 한국스러운 영어 문장을 구사하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그동안 내 영어실력이 한국스러웠기에 왠지 모르게 파파고가 번역을 잘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영어를 완전히 모를 때는 특히 시제를 모를 때는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파파고가 최고라는 생각을 할 만하다. 앞으론 빙을 쓸거다.
* 내가 먼저 영어로 문장을 완성하고 한글 번역을 한 다음 다시 그걸 영어로 번역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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