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45 (2023.10.01)
지식만 알면 지식의 노예가 되지만 지식을 다루는 지혜를 알면 삶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같이 오지 못한 일행에게 숙제를 줬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매일 한 페이지씩(요즘은 1장) 읽고 사진을 보내라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것을 읽고 와야 영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20 페이지까지 보내서 읽었는데 크게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1) 쾌락의 지수에는 양적 차이와 질적 차이가 있는데 당연히 질적 차이를 인정하며 살았지만 어쩌면 (크게 봤을 때는) 질적 차이라는 것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이 와서 아점을 먹으며 일행들과 여기에 대한 얘기를 했다.
2) 영국인들의 (자연스러운 거리의 애정행각과) 패션이 다양한 이유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입각하면 타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 사회가 개입을 해야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개인의 개성이라고 인정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간접적인 영향이 물론 있지만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우선시되기 때문이라는 거다.
나는 무단횡단의 의미를 깨닫고 싶어서 일행에게 이런 숙제를 내주며 책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의외의 성과를 얻은거 같다. 물론 무단횡단에도 적용이 되지만 무단횡단은 간접적 영향이 적다. 하지만 공간이 비교적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서의 행동이나 입은 옷이 간접적 영향은 크다.
아무튼 타인의 삶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런던 사람들의 태도가 이런 철학자들에 의한 생각이 녹아들어서 완성이 되었으니 런던에서는 여자들이 브라를 하지 않고 옷을 입고 거기에 tit가 옷의 표면에 표출되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니거나 더우면 상의는 마치 비키니처럼 보이는 옷을 입어도 상관이 없는 거다. 남자는 심심치 않게 상의를 벗고 다니는 것도 볼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하면 개인의 개성을 표출한 자유의 행동이 간접 영향보다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레깅스만 입어도 집에서 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다. 레깅스를 입고 등산을 하는 여자는 남자를 꼬시기 위해서 입는 거라는 식의 논리도 미개한 남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아직 자유론의 본론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철학이 우리나라는 없다. 국가 철학이 빨리 생겨야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데 국가 철학이 없으니 개개인이 다들 스스로 가치관을 만들어서 살아가야 하는데 사실 그건 불가능하다. 가능하다고해도 교육이 지식 위주의 노예양성 직업 교육원 수준이다 보니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 이이, 이황의 사상을 끌어다 써도 현실 대입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정확히는 아는게 없어서 그렇다. 그 아는걸 누가 정해주면 좋은데 아무도 정해주 않으니 불안한 거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에 속하려고 하고 제일 보편적이면서 수준 낮은 소속이 바로 혈액형보다 진화한 MBTI다. 16개의 개성 속에 자신을 어떻게든 꾸겨서 집어넣는다. 인구가 5천만인데 말이다. 제일 높은 수준이 삼성이다. 직업으로는 의사라는 집단이다.
그나마 이제는 그것도 무너져서 연봉으로 소속을 정한다. 연봉 1억이면 내 개성은 연봉 1억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개성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식으로 살면 인생이 자유롭지 못하다. 연봉에 노예가 되고, 직업에 노예가 되고, 직장에 노예가 되고, MBTI의 노예가 된다.
다시 말해서 배운다는 것은 내가 자유로와 질수 있다는 뜻인 거다. 과거에는 글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였지만 지금은 글(책)을 읽었느냐 안 읽었느냐의 차이로 나뉘고, 읽었다면 그 의미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드러나고, 그 의미를 알았다면 자신의 삶에 적용시키느냐 아니냐로 삶의 질 즉 개인의 자유 수준이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영국은 자유의 개념을 국가적으로 확립하니 국민들은 최소한의 자유는 누리고 살 수 있게 되었다. 더 알게 되면 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다. 우리도 어서 좀 배웠다는 서울대 출신의 학자들이 국가적 철학의 확립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좋은 철학도 서울대 출신이 아니면 안들을테니 서울대는 이러한 점을 받아들여 사회적 책임감을 엄중히 느끼고 제발 좀 뭘 좀 해줬으면 좋겠다.
내 개인적 생각은 국민들이 서울대 앞에서 농성을 했으면 한다. 수능자판기로 살면서 자기들만 편하게 살지 말고 제발 서울대의 책임감을 느끼고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 성장하라고 말이다. 국가가 망하는 건 서울대의 책임이 크다. 설사 그게 아니라도 해도 서울대는 그냥 그렇게 스스로 느끼고 제발 뭐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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