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25 (2023.09.11)
프림로즈 힐을 찾는 관광객들은 꼭 주말에 오길 바란다. 사람 많은 것이 더 보기 좋다.
오늘부터 다시 서늘한 가을이 시작되었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 프림로즈 힐로 다시 산책을 나섰다. 평일 오후는 한산했다. 멀리 보이는 도시 전망과 미세먼지가 없기에 느껴지는 원근감은 그대로지만 뭔가 허전했다. 만약 관광객들이 여기를 찾는다면 꼭 주말에 오길 바란다.
그렇게 잠시 앉아 있다가 저번에 먹었는 젤라또를 먹으러 왔는데 오늘은 하지 않았다. 성당인지 교회인지 모르지만 거기에서 장사를 하는듯 했는데 아마 주말에만 하는거 같아 아쉬움을 뒤로 한채 돌아왔다. 근처 도서관에 도착해서 적당한 카페에서 파니니와 라떼 한 잔을 시켜서 먹었다.
그리고 앞에서 하는 공개 체육 수업을 잠시 지켜보았다. 우리나라는 담벼락 안에서 아무도 못보게 수업을 하지만 여기는 다들 보라는 듯이 아이들 체육 수업을 한다. 저번에 하이드 파크를 지나갔을 때도 축구수업을 공개적으로 했다. 9일날 사교 댄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말했지만 여기는 의례이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태를 공개적인 수업 방식으로 미연에 방지하는 현명함을 보이는 듯 했다. 거기에 보조 교사까지 있어서 수업 진행이 매끄러웠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 웃으면서 즐거워 한다. 내 초등학교 때 체육 수업에는 꼭 싫어하는 티를 내는 애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수업의 질이 다르니 그럴거다. 어쩌면 세월이 흘러서 우리나라도 이제는 수업의 질이 좋아져 여기처럼 다들 웃으면서 체육 수업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잠시나마 우리는 선진국 교육을 맛만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프림로즈 힐을 가면 좋다. 그곳이 좋기도 하지만 그곳을 지나는 그 동네도 너무 좋다. 좋은걸 보면 기분이 좋다. 내가 여기에 있는게 좋아진다. 나도 좋아지는거 같아서 그런거같다. 그리고 이런 좋은 교육 시스템을 보니 같은 감정을 느낀다. 좋은것을 좋아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단지 명품만 좋아하는 우리나라가 잘못인거다.
우리나라도 어서 새로운 철학이 나타나 기댈곳 없는 국민들의 삶에 비빌곳이 되어줬으면 한다.
(side talk)
지난 토요일날 전 숙소에 일행의 옷을 찾았다며 연락이 왔다. 여기온지 2주째다. 2주째 지나서 옷 한 묶음이 발견됐다는 건 좀 미심적다.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기다렸다가 옷을 몇 벌 샀을 때쯤에 연락 온거 같다. 실제로 웃옷과 바지를 사긴 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프림로즈 힐을 갔다왔고 일행은 그 옷을 찾으러 갔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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