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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뮤지컬 위키드

_교문 밖 사색가 2021. 5. 25. 16:11

관람 일자 : 2021년 5월 23일 / 일요일 7시 공연

관객 자리 : 2층 제일 앞 오른쪽 자리

공연장 : 드림씨어터 (문현동)

 

                                                                                ± 한번은 볼만한 작품. 허나 난 딱 한 번은 더 보고 싶다.

                                                                                + 내가 본 뮤지컬 중 무대장치가 가장 예쁘게 된 거 같다.

                                                                                 - 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관람평

 

런던에 놀러갔을 때마다 위키드를 보고 싶었으나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한국에서 보고 런던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위키드는 대구까지는 공연을 하는데 부산까지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2021년 코로나 시국이 아직도 한창일 때 드디어 부산에서 초연을 해서 봤다.

 

옥주현이 공연할 때 보고 싶었으나 현재 티켓파워 1위이다 보니 여유를 부리고 예매를 하면 어쩔 수 없이 허탕이 되었다.

 

2층 관람은 두번째다.

관람 자석 얘기를 하는 건 대사 전달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앙상블 대사는 100% 안 들렸다.

개인 대사는 20% 정도는 소실되어 들렸다.

 

2층 관람을 한 다른 뮤지컬은 하드락 카페(부산 문화회관)였는데 좀 오래된 기억이긴 해도 대사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안 했던 거 같다.

 

즉 지금 하고 있는 공연장이 대사 전달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층은 잘 모르겠다.

허나 공연이 끝나고 1층은 기립 박수를 쳤고 2층은 한 10명 정도만 기립을 했다.

물론 대사 전달만으로 이런 현상이 생긴 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1층의 시각은 관람자 입장에서는 무대가 꽉 차 보이니 현장감이 훨씬 좋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1층에서도 대사 전달이 2층처럼 되었다면 전체 기립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반대의 예를 들자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인 '지킬 & 하이드' 같은 경우는 볼 때마다 2층까지 기립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1층은 대사 전달이 잘 되지 않았을까 한다.

 

 

만약 내용이 잘 공감이 가는 서사였다면 '지킬 & 하이드'처럼 기회 될 때마다 보고 싶었을 작품으로 남았을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라는 익숙한 작품에 스핀 오프라는 것이 흥미를 끌긴 했지만(이걸 몰랐을 때는 관심도 없었다.) 서쪽 마녀의 이야기가 그리 나에게는 와닿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그냥 한 번은 볼만한 작품이라고 하는 것이다.

특히 딸을 가진 부모라면 한 번 같이 보는 것도 좋을 내용이다.

 

 

 

허나 시나리오의 구성은 최고였다.

서쪽 마녀의 탄생과 주변 인물의 연관성은 충분히 납득이 가고 놀랍기도 했다.

양철 인간이 왜 탄생이 되었고 왜 서쪽 마녀를 증오하게 됐는지, 동쪽 마녀의 구두는 어떻게 마법의 구두가 되어서 도로시를 캔자스로 다시 보내주게 되었는지 등등의 연관성은 서쪽 마녀에 대한 공감이 없이 보는 공연을 계속 보게 만들어 주었고 공연이 끝나도 얘기가 이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는 구성이었다.

 

시나리오 구성만 본다면 단연코 최고가 아닌가 한다.

여기에 화려한 무대 장치가 어우러지다 보니 범작은 아닌 게 확실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따지면 '라이온 킹' 보다는 훨씬 나은 작품이라고 본다.

라이온 킹의 무대 장치는 기술적인 놀라움이 있었다. 허나 라이온 킹의 서사도 그리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그리고 인물의 연관성도 없다. 내용적 흥밋거리가 하나도 없이 그냥 '쇼' 라는 느낌만이 남아 있는 작품이다.

근데 그게 아동용이니 당연히 다시는 안 볼 작품으로 남아 있다.

 

 

[갤럭시 노트 9] 티켓값만 100유로 정도 보고 본 '라이온 킹'. 난 다시는 안보련다. 그리고 내가 묵었던 한인 민박 스텝도 비추했다.

 

 

그래서 난 라이온 킹은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고 안 본 사람들이 뮤지컬을 너무 좋아하면 한 번은 봐라.라고 하는 수준이고 굳이 고민이 된다면 그 돈 어떻게든 아껴서 '지킬 & 하이드''오페라의 유령'을 다시 보는 게 낫다고 하는 주의다.

 

허나 위키드는 아동용 작품이라고 해도 인물들과의 연결성에 대한 구성이 밝혀지면 질수록 놀라움을 느껴지니 서쪽 마녀에 대한 공감이 없다고 해도 재밌게 보게 되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공연 중에 생각이 난게 차라리 중극장용으로 발전을 시켰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장치를 조금 축소를 시켜서 공연을 만들었다면 아마 더 몰입도 있게 공연을 관람했을 거 같다.

그럼 대사 전달 문제나 2층 관람자의 시각 공백의 문제도 해결이 되어서 관람객 모두가 만족하게 되는 작품이 되었을 거라고 본다.

 

생각해보니 런던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봤을 때도 2층이었는데 큰 감동을 느꼈다.

그건 공연장이 크긴 했어도 원형에 가까운 구조라서 양쪽 시야의 공백이 덜해서 공연을 보는 집중력이 아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니콘 D40] 오페라의 유령 전용 극장이다. 2층 객석을 보면 무대끝과 어어지는 원형 구조다. 지금까지는 몰랐는데 이런 구조가 2층 관람을 해도 몰입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 이번에 리뉴얼해서 오픈했다고 들었는데 기회를 만들어서 다시 보러가고 싶다.

 

우리나라 공연장은 무대보다도 양쪽이 넓은 직각이다 보니 이런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 확실한 거 같다. (어쩌면 대사 전달도 직각 구조라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우리나라 공연장의 구조적 결함과 내용적으로만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중극장용이 더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봐진다. (물론 우리나라 창작이 아니니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뮤지컬이 자주 할 수 있는 공연은 아니기에 이러한 불만이 있어도 돈 주고 한 번 보는 건 충분히 추천을 하는 작품이다. 내가 이런 불만이 있어도 돈은 아깝지 않다고 여겨서 추천을 하는 것이고 단지 아쉬운 건 볼 수 있는 날을 기준으로 예매를 하기보다는 1층 좋은 자리가 나는 날을 기준으로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이 있으니 볼 계획이 있는 분들은 1층을 기준으로 예매를 해서 관람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