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6일 글 재편집 업로드
www.youtube.com/watch?v=4h1SixKJSKs
(↑ 베짱이 찬가 뮤직 비디오)
영문학과를 나온 사촌누나가 있다.
나와는 한 7살 정도 차이가 날 거다.
그 누나는 졸업 후 호주로 떠났고,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5년이 지나서야 귀국을 했다.
돌아 올 땐 그냥 오지 않았다. 영어 동시통역 자격증을 쥐고 온 것이다.
당시 부산에 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5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 자격증으로 사촌누나는 돈을 벌고 싶은 만큼 벌었다. 그리고 또 떠났다.
이번엔 공부가 아니라 여행이었다.
그렇게 6개월 벌고 6개월은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수년을 살았다.
이모는 혼기를 넘은 누나를 보고 시집 안 가냐고 나무라셨다.
그런 엄마를 데리고 사촌 누나는 해외여행을 데리고 떠났다.
그리고 돌아온 이모는 "그래! 이게 맞다! 이렇게 사는 거게 사는 거지. 결혼은 왜 하냐!"라고 하시며 사촌누나의 결혼 얘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난 베짱이 찬가를 들으면 이 생각이 난다.
더 이상의 개미로 살기를 원치 않는 지금 세대의 이 나라에서 이런 주제의 노래가 나온 의미는, 같은 시대를 사는 다른 세대의 다른 삶의 방식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하냐가 아닌,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삶에 대한 충돌을 다룬 노래인 듯 들렸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으로만 살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삶의 시간 속에서 인생은 즐기며 즐거움을 추구하며 살아야 후회가 없다고 외치는 신세대.
이모는 이 노래의 전개처럼 사촌 누나의 삶의 방식에 손을 들었다.
하지만 즐거움만을 쫓는 삶 속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이 짧은 노래 속에 그런 의미까지 다 다 담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촌누나의 고군분투 5년 같은 이야기를 말이다.
내가 볼 땐 개미의 삶도 배짱이의 삶도 목적의식만 있다면 다 의미있는 삶이다.
목적 의식 없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나무라는 것이 가장 문제인 거다.
(여담)
2012년도 글을 다시 옮겨 적는데 되려 더 확신적인 글로 표현이 바뀐다.
가령 글 마지막에는 '문제가 아닐까?'라고 2012년도에는 마무리지었지만 지금은 '문제인 거다.'라고 확정을 지어버렸다.
내가 생각하고 살아온 세월이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닌 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4073014070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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