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읽고 내용을 흡수해서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다.
근데 요즘 사람들은 그냥 책만 읽는다. 활자만 눈으로 훑는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 행위가 교양 있는 사람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그렇게 읽으면 책을 읽는 의미는 없다.
난 책을 읽어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 문장만이라도 기억해서 그걸 내 삶으로 끌어들여 적용시키면 살기로 결심했다.
생각보다 성공적이다.
그래서 내 삶의 방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이렇게 내가 읽는 책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올려본다.
page 5 :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다.
page 41 : 예를 들어 파이어아벤트에 따르면 코페르니쿠스가 우주의 중심은 지구라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태양을 우주의 중심으로 둔 것은 어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경험적 자료들을 종합해서가 아니었다. 다만 단순히 그렇게 하는 것이 행성들의 공전이 더 단순하고 예쁘게 표현되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파이어아벤트에게 과학은 신화나 점성술, 미신에 비해 더 우월한 방법론을 가진 것이 아니다.
page 41 : 과학은 엄밀한 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역사 속에서 우연적으로 성장해왔다.
page 41 : 우리는 과학적인 방법이 아닌, 과학적이지 않은 방법들로 과학을 발전시켜왔다. 합리적 이성의 기초는 비합리적이고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충동이었던 것이다.
page 49 : 우리가 살고 있는 네모난 고층 아파트의 모습은 근대 이성중심주의의 효율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page 58 : 삶의 경험은 생각만으로는 얻을 수 없지.
page 63 : 소피스트란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지혜로운 사람 혹은 지혜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page 66 : 영국 철학자 호이트헤드가 "2000년의 서양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라고 한 말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page 67 :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인 근원을 탐구하는 학문을 일반적으로 '형이상학'이라고 하는데, 이 용어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서 기원한다.
page 113 : 주인은 주인처럼 행동한다. 자신이 주인이므로 법을 만드거나 폐기하거나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선택한다. 그는 도덕에 구속받지 않고 도덕을 스스로 창조해나간다. 니체에 따르면 주인의 도덕은 건강하고 좋은 것이다.
page 122 : '존재'란 '드러나 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드러나 있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은폐되지 않음으로써의 '비은폐성'이다. 쉽게 말해서 존재란 숨겨져 있지 않고 그 상태 자체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page 122 : 정리하면 '존재'는 '비은페성'으로 '알레테이아'이고, 이는 '진리'다.
page 125 : 그가 언어를 탐구했다는 것은 철학 전체와 세계전체를 탐구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page 126 :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는 그림과 동일하다. 그림을 그릴 때 세계의 실제 대상들이 화폭 안에 대응되어 그려지듯이, 언어도 세계의 대상과 대응해야만 한다.
page 127 : 그는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을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라고 끝맺는다. 세계와 대응하지 않는 언어는 말할 수 없고 보여줄 수만 있다.
page 131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두 가지 방식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본질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존하는 것이다.
page 133 : 사르트르는 이에 대해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다'라고 말했다.
page 147 : 그는 "우주는 수학 문자로 쓰인 책"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자연과학적 원리에 수학을 적용하기 위해 힘썼다.
page 205 : 알렉산드로스에 의해 건설된 대제국의 문화를 헬리니즘이라고 하는데, 헬레니즘을 번역하면 '그리스 문화와 같은 문화' 정도가 된다.
page 222 : 르네상스 미술은 17세기가 되면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규칙적인 측면에 대한 반발에 직면한다.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는 상대적인 화풍이 등장한 것이다. 이를 '바로크'라고 한다.
page 222 : 바로크와 로코코는 감성에 호소하는 예술 사조였다. 다만 바로크는 무겁고 어두운 반면 로코코는 밝고 가볍다는 차이가 있다.
page 228 : 초기 근대 미술은 로코코의 퇴폐미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다.
page 259 : 단정적으로 정리한다면 현대 예술은 '미의 추구'라기보다는 '새로움의 추구'다.
page 267 :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 종교만큼 진리라는 용어와 밀접한 것은 없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내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결국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종교는 그 어떤 학문 분야보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제시해준다.
page 281 : 이스라엘은 '신과 겨루다'라는 의미로, 이후 이스라엘 민족의 명칭이 된다.
page 282 : 출애굽기의 원래 제목은 '엑소더스로'로, 번역하면 '탈출기' 정도가 된다. 출애굽기의 뜻은 '애굽'이 이집트를 의미하므로 '이집트를 나옴' 정도가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탈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page 292 : 코란에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에 대해서 기록되어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처형당한 인물이 예수가 아닌, 예수를 대제사장들에게 팔아넘긴 유다라고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page 344 : 니체는 우리에게 현명해질 것을 요구한다. 내가 지금 소모해버리고 있는 이 순간은 내가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시간이다.
page 346 : 나름대로 형성된 자신의 사후관은 지금 현재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죽음이라는 예정된 사건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행위를 이해하게 하는 기준점이 된다. 죽음의 문제는 항상 삶의 의미와 엮여 있다.
page 348 : 이유와 의미는 살아가는 동안은 알 수 없다. 내 인생의 이유와 의미는 인생이 끝나는 지점에 가서, 다시 말해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규정될 것이다.
page 350 :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죽음은 필수적이다. 죽음이 없다면 삶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고 이해될 수도 없다. 죽음을 회피하고 모르는 체하려는 현대인들은 그래서 일상이 허전하고 불안하며, 의미의 상실속으로 던져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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