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경험론/인생

그녀는 결혼생활이 뭔지 알고 결혼을 했을까?

_교문 밖 사색가 2019. 6. 8. 15:48



그녀는 결혼생활이 뭔지 알고 결혼을 했을까?




30세 주부의 사연이다.

소규모 도시에 살고 있고 막 돌이 된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의뢰자였다.



사연은 남편이 자기 자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퇴근 후에 남편은 자기 자식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여름휴가를 시댁으로 가자고 했다고 했다.

시댁은 거제도여서 바닷가도 있는 관광지였다.

여기에다가 한술 더 떠서 남편은 친구들이랑 같이 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은 같이 가기 싫으면 의뢰자분 보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했단다.



이 내용만 들어보면 난 남편이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다.



[갤럭시 FE] 쉔브룬 궁전에서의 결혼식 in 오스트리아




그래도 너무 이상한 사람과 결혼을 한거 같아 의뢰자분에게 질문을 했다.

질문을 통해서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니 남편은 퇴근 후 청소를 하고 저녁밥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 및 각종 쓰레기를 버리고 하루를 마감한다.


퇴근 후 저녁밥까지 하는 정도면 자식을 봐줄 여력이 없을 법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허나 의뢰자분은 남편이 청소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럼 좋아하면 청소하고 밥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들이 안 힘들어지나? 남편의 시간은 늘어나는가? 잠을 덜자도 되나? 내일 출근을 안 해도 되나?


자식을 볼 시간과 체력이 도저히 될 수 없는 상태인 거 같은데 의뢰자분은 이걸 이해를 하지 못했다.

왜냐면 하루 종일 자신은 자식만 돌보는 일이 힘들어서 남편이 자식을 돌보면서 청소를 하고 저녁밥을 하고 쓰레기를 비웠으면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힘듦만 생각하고 남편이 직장을 나가서 돈을 벌어오고 퇴근을 하고 청소를 하고 저녁밥을 하고 쓰레기를 비우는 일은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이 남편이 자기 자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착각을 한 것이다.



즉, 근본적인 고민은 이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근본적인 고민은 내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이 아니에요? 일 것이다.)




난 이걸 이해시키려고 남편을 대변하니 그럼 주말이라도 자식을 돌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한다.

그럼 남편은 언제 쉬나?

쉬어야 또 돌아오는 월요일부터 돈을 벌러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뢰자분은 자식을 돌보는 게 아빠로서 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자식을 이뻐하면 말이다.



그럼 의뢰자분은 자식을 돌보는 게 늘 쉬는 것이어야 하는데, 남편이 돈 벌어 올 동안 청소하고 저녁을 준비하고 쓰레기를 비우면 안 되냐고 하니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고 한다.




암튼, 이런 환경에서 남편은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를 얼마나 쉬고 싶어하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여자들이 힘들어서 친정에서 쉬고 싶은 심정으로 여름휴가를 본가로 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본가로 간다고 한들 자신의 와이프와 함께 가면 뭐가 즐겁겠는가?

친구들과 함께 가야 이런저런 서러운 얘기도 하고 힘든 얘기도 하면서 가슴속에 뿌리내렸던 서러운 감정을 그나마 뽑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남편은 정당한 것이다.

의뢰자분이 이상한 것이다.




자세한 사연을 들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와버린 것이다.




[니콘 D40] 거제도 바람의 언덕


남편분은 자신의 고향인 이 거제도에 친구분이랑 가지 못하면 차다리 혼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고 싶어했을것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이런 사연을 읽거나 들은 남자들은 여자를 이상한 여자라고 욕이나 한 판 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보다 근본적인 면을 봐야 이런 의뢰자분 같은 사람(여자든, 남자든) 피해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볼 때는 고마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라고 봐진다.

고마워하는 마음이 없다는 건 나에게 좋게 일어나는 일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마치 중세의 왕(왕자)이나 왕비(공주) 같은 자세로 말이다.



이건 동화책을 읽으면 더 확실하다.

모든 공주는 남편(왕자)을 만나면(결혼하면) 고생이 끝나고 그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듯한 마무리로 끝이 난다.



현대인들은 힘들다.

그러니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하고 엄마 아빠가 갑자기 왕이 될 수 되지 않는 이상은 이 고단한 현실을 도피할 수 없으니, 이걸 믿어버리는 쉬운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걸 의식적으로 믿으면 자신이 잘못인 걸 안다.

그럼 고치기 쉽다.

문제는 무의식적으로 믿으면(받아들이면) 이런 충고의 말을 들은 의뢰자들은 자신에게 무슨 소리를 하냐고 노발대발 한다.

(앞에서는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라고 하지만 뒤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고 우습게 본다.)




현대 정신분석 학자들은 보통의 인간들은 일상의 삶에서 99.8% 정도의 수치로 무의식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의뢰자분은 내가 동화 속 주인공처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으로 받아들인 결혼을 자신의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한다.(결혼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흡수한다.)



그러니 결혼하기 전 힘든 건 다 왕자를 만나기 위함이었고, 왕자를 만났으니 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근데 힘든 것이다.(피로하고 귀찮은 것이다.)



그리고 이 사연에서의 행복은 편안함이다.

유모가 자식을 길러주고 남편은 돈 벌고 오고.

물론 이게 익숙해져 버리면 이 의뢰자분에 행복에 대한 요구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답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허나 이건 너무 심오한 근본적 원인이다.

보다 쉽게 접근을 하면서 조정이 가능한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갤럭시 FE] 이슈트반 성당 앞 카페에서 in 헝가리





그것이 바로 내가 앞에 말한 고마워할 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세다.

왕과 왕비가 모든 행복이 자신을 위한 것인 양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내가 조금만 힘들어도 혹은 당연히 힘든 상황이어야 하는 현실에서 남 탓으로 돌려서(심지어 제일 가까운 내 편에게) 탓을 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의뢰자분은 직장생활을 했다.

그래서 직장생활이 힘든지 안다.

그러니 남편의 직장생활은 힘들 거라고 (당연히) 생각하고 내가 직장에 다니지 않게 열심히 돈을 벌어오는 것에 감사를 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보답을 하고 싶게 한다.

(보답하고 싶지 않은 감사는 거짓이다.)



그럼 의뢰자분은 (너무나도 당연한) 청소와 저녁밥을 할 것이다.

감사한 만큼 청소도 더 깨끗이 하고 저녁도 더 맛있게 하려고 할 것이다.

대신 쓰레기는 남편이 계속 버려줄 것이다.



그럼 남편은 남은 체력으로 아기를 안아주고 예뻐해 주고 돌봐줄 것이다.

여름휴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갈려고 할 것이다.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으로도 상황은 이렇게 바뀐다.

그리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건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다 배울 수 있다.



착각에 늪에 빠져 허우적 대지 않은 치료 책은 너무나도 당연히 인간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다.



(근데 왜 우린 감사한 마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그러니 감사한 마음이 없고,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은 멀리하라.

어설프게 친구랍시고 의리 지킨다고 인간관계 질질 끌지 마라.

결혼은 더더욱 안된다.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은 사람 같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다.

바로 감사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여담)

꼭 이렇게 자기 자신을 모르고 의뢰한 사람들이 내 욕을 여성 전용 사이트에 하더라.....

자기 사연만 빼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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