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경험론/인생

신해철... 그는 뮤지션이라고 하기보다는 사상가이자 선생님이었다...

_교문 밖 사색가 2014. 10. 29. 23:27
 신해철... 그는 뮤지션이라고 하기보다는 사상가이자 선생님이었다...

 

 

 

신해철씨(이하 신해철이라고 하겠다... 그게 왠지 더 친밀감이 있어보인다...)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존재다....

 

DJ로써 지금의 나에게 생각의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모든것을 수용적을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나를 올바른 시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었으며... 고민이라는 것은 절대 해결될 수 없는 것이기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다....

처음에는... 레이디스 코드의 어린 친구들이 안타갑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보다 덤덤했다....

 

아무리 나에게 이런 영향을 미쳤다고해도... 난 신해철을 무려 10년정도...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는... DJ로써 너무 무례했다... 허구헌날... 노래만 틀고 DJ를 보지도 않고... 주제는 인터넷 낚시 기사에 속지말라면서... 인터넷 기사나 읽어주고... 이런거 글 클릭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나 하고.... 진행중에 과자도 먹으면서 진행을 하는 그의 태도는 나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그가 한 방송인 이야기쑈 두드림에서 하는 그의 말은 왠지 현실성이 없어보이는 말로 들려 나는 그 방송으로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안다고 하면서...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말을 할때는... 난 외면해버렸다.... 나는 그런 그가 싫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니 난 그가 다시 방송에 나와도 그냥 평범한 한때 의식이 강한 연예인정도로만 기억을 하고 있는 꼴이 됐었다...

 

그리고 그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는 솔직히 얼마남지 않았다고 판단이 되었고...

나름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던것도 있어서 더 덤덤하게 느껴진것이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 밤이 점점 깊어가니... 가슴 한켠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올해 2월달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장례식장에 가도 이러지 않았다.....

가족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나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냐.. 미치지 않았냐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중학교 2학년.... 당시 8시부터 10시까지 이승연씨가 진행하는 FM데이트에서 난 넥스트의 도시인을 듣고 놀라움을 느꼈다... 음악은 잘몰랐지만.. 그의 가사는 나를 음악이 신경쓰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처음 구입한 카세트 테잎이 넥스트 1집이다.... 그리고 CD도 일부러 넥스트 1집을 가장 먼저 샀다... 그냥 신해철의 팬으로써... 나 스스로 갖는 예의였다....

 

넥스트 1집에서 영원히 라는 곡을 듣고서는 난 꿈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고....

넥스트 2집에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신해철 2집에서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곡을 통해서... 행복이란 것이 무엇이지도 생각하게 되었고...

50년후의 내 모습이라는 곡을 듣고 난 평생의 인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20살때 그 계획을 세웠다....

 

그는... DJ로써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존재지만... 그가 사용하는 도구인 음악을 통해서도 이렇게 나의 삶을 일깨워주었다....

 

음악적으로는 말할것도 없었다....

난 넥스트 3집을 듣고서는 세계 최고의 앨범이라고 생각했고.. 아직도 그러하다...(난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넥스트 1집에서 증조할머니 무덤가에서.. 나 넥스트 3집의 Requiem For The Embryo  라는 음악을 듣고는 서태지의 하여가는 비교도 않는다고 생각을 했다....(허나 김수철의 음악을 들으면 신해철도 아직 미숙한 정도라고 생각되는 것도 있다....)

넥스트 4집은 차다리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애니메이션만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이었다면.. 그야말로 일본의 어떤 애니메이션 OST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최고의 OST가 되었을것이다....(참고로 난 일본 애니메이션 OST도 잘 모르긴하다...)

 

그는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앨범을 만들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내가 얼마나 학창시절 그를 우상으로 생각했는지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면서... 슬픔이 몰려왔다....

 

이건 여담이지만... 난 고3때 신해철의 삐삐번호를 알고 있어서 장난삼아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집 전화번호를 넣었다... 근데... 진짜 전화가 와서.. 통화도 한적이 있었다...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연예인과의 통화.... 우상과의 통화였다....

 

그의 생은 너무나도 짧았다...

허나... 그의 최근 10년은 내가 아는 신해철이 아니었다.... 서태지가 은둔 생활을 할때 인터뷰를 하던 그는 서태지의 인기에 묻어가려는 듯.. 친분을 과시하는 경향도 있었다.... 나약해 보였다....

불성실한 DJ... 그로 인해서... 그는 아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왠지 자신이 세상에 대한 외침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도 않고... 세상이 알아주지도 않아서... 투정을 부리는 사람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가.... 그는 다시 부활하려는 듯 보였다....

방송도 자주나오고... 음반도 내고... 자신의 또 다른 이름 넥스트도 다시 부활시키려고 했다....

 

허나... 내눈에는 그런 신해철을 시대가 용납하지 못하는 듯이 보였다....

DJ로써 신해철의 대를 잇는듯한 성시경도 DJ에서 내려온 마당에...(쫒겨난듯 보인다...) 신해철이 들어갈 자리는 없어보였다... 그의 음악은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았다... 정치가 혼란스럽고.. 경제는 가난하고... 그러면 문화는 최대한 단순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논리여서... 걸그룹과 아이돌이 판치는 세상에 아이유나 GD가 음악성이 있다고 믿는 세상에 신해철의 음악은 수준을 떠나서 영향을 미칠 정도의 파급력이 없어보인다... 그의 절친인지 아니면 절친이었는지 모르지만... 윤상처럼 세상속에 섞여 살듯이 음악을 하다는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윤상은 최근 걸그룹 음악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난 레인보우 블랙의 차차를 그가 만들었다는 것을 보고 살짝 놀라기도 했다...)

그의 사상과 음악성을 펼칠 상황이 사실상 거의 모두 막혀있는 현실속에서 그가 과연 부활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비틀즈가 아무리 비틀즈라도... 인기 없는 비틀즈는 비틀즈기 아니라고 생각하는 주의다...)

 

이런 생각을 하니... 그는... 그냥 세상을 떠난게 아니라....

신이 그를 소환한 느낌도 들었다....

지금 세상은 너의 뜻을 펼칠 수가 없으니.... 잠시 나에게 와서 쉬고서 다시 환생을 하라는듯 말이다....

 

나약해진 신해철은 더이상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크게 낙담하고 실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신이 미리 조취를 취한게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이다....

최악은 전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건 그냥 나의 헛소리일 뿐이다....

그에 대한 깊은 감정이 있으니... 그냥 드는 나의 잡념이라는 뜻이다....

(솔직히 나는 신해철이... 마왕이라는 별명에 참 어울리지 않는 사람일정도로 마음이 여린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대중에게 자신을 맞춰서 애써 강한척하는 것이 자신다운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 별명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암튼... 그는 이 세상에서 선생님이 학생에게 하지 못한 일을 했다... 삶을 살아가는 자로써의 자각이라는 것을 일깨워준것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말이다.... 

 

그는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싸구려 철학을 가진 사상가이자 선생님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거 같다....

단지 방송(라디오)과 음악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그걸 표현했기에... 뮤지션이라고 이 세상은 명명했던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싸구려 철학은...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고 불리우는 니체보다... 현실적이고... 더 알기쉽고.. 이해하기 쉬웠고... 그래서 내 삶에 적용하기도 쉬웠다....

 

그가 좋은 곳에 가서 잠시 쉰다음... 다시 환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래서 내 후세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부활했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 학창시절의 우상.... 신해철....님....

이제는 얄리와 함께 조금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