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경험론/인생

친구 잘못 만나 20대 운을 다 뺏겨버린 30대의 한숨 (feat. 박진영의 조언)

_교문 밖 사색가 2012. 4. 1. 03:34

친구 잘못 만나 20대 운을 다 뺏겨버린 20대의 한숨 (feat. 박진영의 조언)

 

 

급변화가 기본값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이제 보통의 친구란 의미가 없어진 세상이라도 이상할게 없다.

 

 

[갤럭시 노트 9] 영진해변의 여명

 

 

30살의 여성 3명이 타로를 보러왔다.

 

첫 번째 분 타로를 보고, 이어 두 번째 분도 타로를 보았다. 나머지 한 명이 남았지만, 이들 셋은 본래 자신들의 자리로 가려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세 번째 분이 내 앞에 앉았다. 하지만 먼저 타로를 본 친구 둘은 그냥 자신들의 테이블로 가려하고 있었다.

난 “이 분도 타로를 보려고 하는데, 가능하면 같이 있어주시는게..” 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니 그 두 분이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셨다.

 

세 번째 여성분의 질문은 자신이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것이 좋은지, 일반사무직으로 가서 일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물었다. 30살의 질문치고 너무 가벼웠다. 30살이면 당연히 직장을 구해야 하고 그러면 어떤 기술을 배워야 할지를 물어봐야 할텐데 아직도 자신이 20대인줄 아는듯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커피전문점과 일반사무직은 모두 대체로 24세~27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들어가기 어려운 곳인데 경력이 있냐고 물으니 둘 다 전혀 없다고 했다.

 

걱정스러운 사람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물어보니 봐주긴 했다. 근데 정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원래 이 분은 20대 정말 좋은 운을 타고 났다. 하지만 20대를 너무 거만한* 자세로 지낸 나머지 자신의 운을 활용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너무 허무하게 보냈다고 나왔다. 그래서 자신이 가져야 할 20대의 운을 남들이 모두 다 가져가 버렸다고 나왔다.

 

*여기서 거만한 자세란 내가 낸데,라는 태도도 있겠지만 자신은 반드시 잘될거라고 착각하고 그냥 사는대로 살아온, 생각없이 살아온 삶, 재만을 추구해온 삶, 미래를 계획하지 않고 현재만을 위한 삶의 태도 전체를 말한다.

 

 

질문자의 20대를 표현한 카드 "지팡이의 왕" 그는 왕중에서 가장 거만한 왕이다. 질문자는 가장 열심히 노력해야 할 시기에 너무 세상을 쉽게 보았다.

 

 

너무 무서운 얘기였다. 이런 얘기는 예의바르게 얘기했다가는 되려 욕 얻어 먹는다 싶어 오히려 강경한 어조로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커피전문점으로 가게 되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그게 본인이 좋아하게 되는 사람인지 본인을 좋아하게 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본인이 싫어하는 현실에서 탈출하게 해줄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분에게는 너무 희망을 주는 말을 하면 거기에 기대게 되어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 못되게 얘기 했다. 일반사무직은 아는 사람이 있지 않는 한 스스로 힘으로 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세 번째 여성분은 몇 초 정도 얘기를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스스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다 맞는거 같다며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결과가 나오면 같이 온 친구들이 심각하게 호응을 해 주는것이 정상 반응인데 그런데 이 분에 친구들은 다 듣고 나니 난 예의 다차렸다는 듯이 그냥 일어서는 것이었다. 그 분 혼자 심각해 가지고선 그냥 내 앞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 친구들은 이 분한테 관심이 없었다. 다 들었으면 일어나자라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나 조차도 민망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태도는 왠지 이분이 친구분들과 어울리기 위해 20대를 허비해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친구가 없는 자신이 보기 싫고 외로워서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정말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20대때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하고 그냥 30대를 맞이해버린 좀 불쌍한 의뢰자였다.

 

친구란 인생의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이지만 나에게 관심이 없는 친구, 내가 외로워서 만나는 친구, 내가 나 스스로를 모르는 상태에서의 긍정적인 위로만 해주는 친구는 어쩌면 나를 안이하게 만드는 인생의 가장 큰 적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KptDFO9Lh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