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경험론/운명

아홉수의 진실

_교문 밖 사색가 2021. 11. 22. 13:56

아홉수의 진실

 

아홉수는 통계청에서 나온 과학적인 통계 자료다.

2011년 12월 15일 글 재업로드

 

 

오늘 다시 보기로 '두드림'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멘토가 될 만한 인생을 경험한 사람이 나와 미니 강의를 하기도 하고, 그 다음 특정인의 고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고민의 내용을 나름 내공이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출연진이 자신들의 생각을 제시한다.

 

그 중 33살의 안혜경씨가 시집 안가냐는 말이 힘겹다고 노처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노처녀란 몇 살 부터일까?

 

 

최근 한 때 결혼이라는 개념이 여자들에게 족쇄 취급을 당하던 시절, 인생을 좀 더 즐겁게 살다가 결혼을 생각하자 라는 개념이 팽배할 때는 30살이라는 나이가 타파가 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이 되는 듯하다가, 외모에 대한 급 지상주의가 치솟고, 더군다나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자, 스펙 있는 남자를 다른 여자들에게 뺏기기 전 어서 선점을 해 두기 위해 외모는 어느 정도 되나 능력이 없는 여자들이 결혼의 시기를 서두르는 현상이 시작 되자

 

 

다시 30살로 잡힌듯하다.

 

 

[ER 시즌 7, ep 12 화면 캡쳐] - 내 두번째 마누라는 노처녀였다우. - 그녀가 32살일때 결혼했지.

 

 

생물학적으로도 늙는다는 개념은 넓게 보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라고 할 수 있지만, 세분화 시키면 태어나면서부터 29세까지는 성장이라고 하고, 30세부터 죽을 때 까지가 늙는다고 한다.

 

 

그러면 30세부터는 생물학적으로 “늙을 노(老)”라는 단어를 붙어도 무방하다 할 수 있겠다.

 

 

현재는 30살의 노처녀의 개념이 어찌 됐든 간에 과거에는 분명 생물학적 개념으로 노처녀라는 개념이 잡혔을 것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기능성 화장품도 많지 않았을 테고, 더군다나 외모지상주의 보다는 심성을 따지던 때라 외모는 항상 뒤처진 순위에 지나지 않아, 피부를 가꾸거나 성형을 한다는 계념은 찾기 어려운 시절이었으니 30대부터 찾아오는 노화는 막기가 더 어려웠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기'였을 것이다.

 

아기가 부모에게서 가장 좋은 영양분을 받아 태어날 수 있는 시기가 20대이고, 건강은 산모도 중요했으니, 지금처럼 개인의 삶을 조금 덜 중요시 하던 시기에는 분명 건강한 아기 출산의 개념이 노처녀를 자리 잡는데 큰 공을 세웠을 테다.

 

 

그로인해 선이라는 제도가 상당히 발달했다.

30살 안에 시집을 가야한다. 혹은 보내야한다는 생각들이 선이라는 제도의 효율성을 진화시켰고, (소개팅 등으로) 70~8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그로 인해 30살 이전 대부분의 여자들이 시집을 가게 되었고, 당시 30살이 넘은 여자들은 더욱 더 노처녀라는 타이틀을 절실하게 느꼈다.

 

 

서른이 넘기 전에 결혼은 할런지...

 

 

그런 사회적 분위기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없는 사람들도 결혼이라는 또 다른 세계로 이주 시켰고, 급기야 29살이라는 나이는 더 이상 미룰 것도 없는 나이라는 강박관념에 쌓여 서둘러 서둘러 시집을 보내야 했다.

 

어떻게 해서든 30살 전에는 보내야 한다는 부모님 혹은 스스로의 생각이 큰 몫을 차지 했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사랑이 너무 너무 주용한 덕목이었기에 자유 연애가 지금처럼 그렇게 자연스러운 행동이 못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연애라는 것을 한 번 하기가 그닷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어차피 사랑이 없으면 어설픈 사람 만나 고생하느니, 조건 맞는 사람과 만나 결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선이라는 제도를 한층 더 효과적이라고 어필 할 수 있는 제도였다.

 

 

하지만 이런 무리한 억압적 제도는 늘 부작용을 낳는다. 바로 이혼이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같은 집도 아닌 같은 방에서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맞춰가며 산다고 하더라도, 단둘이 사는 세상도 아니라 시댁이라는 존재는 며느리들에게 있어서 더 없이 지옥과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한다.

 

더군다나 남아 선호 사상은 딸 가진 죄인이라는 말까지 생겨나도록 했으니 말이다.

 

 

연애할 때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결혼하며 달라진 모습에 다들 놀라 이혼도 결심하는 세상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결혼해서 적응하며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런 이혼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가 되기까지 하고, 심지어 지금 시대는 이혼률이 30%가 넘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헤어지는 것까지 포함시키면 40% 까지 된 보편화된 사회현상이 되었다.

 

3~4년 전에는 황혼이혼도 잠시 이슈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레 통계를 내기 마련인데, 이혼 통계 내용은 집중적인 한 현상을 발견한다.

그 현상은 다름 아닌 여자 나이 29살에 결혼한 부부가 이혼을 많이 했다는 것!

 

사랑이 없는 조건만을 가지고 세상 분위기에 쫓기듯이 결혼한 부부들의 결론이 나오는 듯한 통계 내용이었다.

결론만 보면 당연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사랑해서 결혼 한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부들도 헤어지기 쉽상인데, 저런 상황이면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그래서 나온 말이 스물 아홉수다. 

 

이 말은 이렇게 통계청에서 산출된 나름 과학적인 통계지만 우린 이 말을 마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아홉수라는 미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미신이라고 하면서 여차하면 아홉수라는 믿음을 전파하거나 의식하고 심지어 믿어버린다.

 

물론 이렇게 잘못 구전된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잘 살펴보면 아홉수라는 말의 뜻은 무슨 일이든 아무리 급한 일이라고 서둘러 일을 처리하면 이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깨우쳐 주는 유익한 통계 자료라고 할 수 있는것이니까.

 

 

(여담)

- 10년 전 쓴 글인 이 글에서는 이혼율이 최고 40%라고 말했지만 2020년 통계를 보면 21만쌍 중 10만쌍이 이혼을 했다. 대충 48% 이상이 공식적인 이혼이고 여기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5년 안에 이혼을 한 수치까지 넣으면 58%~60% 까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 씨스타 Give it to me. https://www.youtube.com/watch?v=p6XLNsJ9YrA

'서른이 넘기전에'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