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난 정말 재밌게 봤지만 사람들한테 재밌으니 봐라고 쉽게 추천은 하기 정말 어려운 영화. 뭔가 특별히 클라이맥스가 느껴지게 할 만한 장치가 없는 듯하다. 정우성과 이병헌, 송강호를 이어주는 연결장치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은근히 연결되는 듯한 인연의 사슬 같은 것이 좀 끈끈하게 나왔으면 이영화의 재미는 아마 배가 되었을 거다. 여기선 송강호의 과거가 약간 비치고. 그로 인한 이병헌과의 연관이 조금 배어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영화는 규모에 비해서 내용은 좀 단순한듯하다. 그래서 내가 쉽게 재밌다는 말이 않나 온 듯.. 하지만 내가 정말 재밌게 봤다고 할 수 있는 건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스타일이 너무 멋있게 연출되고 있어서이다.
정우성이 말을 타고 만주 벌판을 질주하며 장총을 장전하며 왜놈들에게 총을 쏘는 모습이나 이병헌이 나쁜 놈으로 변신한 외모의 스타일과 송강호가 이상한 놈으로 나와 코믹하게 웃음만 남기는 듯하나 사실은 언제나 남들보다 한 발 앞서서 행동하는 그의 알 수 없는 내면연기.. 이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차 탈주 신과 자동차 추격신과는 다른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말 추격신의 연출력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 듯하다.
스타일을 너무 강조해서 그런가? 아까도 말했지만 세 사람의 연관성이 조금 부족한듯하지만 그래도 잘 만들려고 하다 이것저것 다 섞고 관객의 시선을 혼란케 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약간의 연관성을 넣은 것이 훨씬 낫다.
난 만주 벌판 추격신에서 일본군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일본군 장군이 앞서 가는 송강호를 보고 저놈이 대장이다라고 할 때 마치 현시대를 비꼬는 블랙코미디같이 느껴졌는데 사회에 그리 큰 관심도 없고 해서 뭐라고 글을 쓰고 싶지만 능력이 안되네. 좀 아쉽다.
아무튼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 이 영화는 한동안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한국영화의 모처럼만에 큰 수확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