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영화 ,수다

원티드

_교문 밖 사색가 2008. 7. 12. 16:52

원티드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영화를 좋아해요?라고 물으면 난 만든 의도가 분명한 재밌는 영화라고 말한다. 이 말이 좀 애매모호하게 느껴지는지 사람들은 그게 어떤 영화냐며 되묻는다.

 

예를 들면 '겟 스마트'처럼 아무 내용 없어도 우리 아무 내용 없이 만들었어요,라고 하면 일단 만든 의도는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웃기기만 하면 이 영화는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현정 감독의 '이중간첩'처럼 한석규의 이데올로기인가? 고소영과의 사랑인가? 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영화는 잘 만들었다곤 하지만 제대로 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목으로 보면 이데올로기로 중심을 잡고 고소영과의 사랑을 첨가로 만들면 좋았을 것을.. 이 영화 원티드의 예고편의 카피를 보면 감옥 같은 직장 생활을 꾹! 참으며 할 것인가 아니면 여길 박차고 나가 원하는 걸 할 것인가? 하는 그런 비슷한 대사를 한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마치 현대인의 어절 수 없는 직장 생활에 대한 애환(?)도 어느 정도 달래줄 수 있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용기를 줄 수 있고 꿈이 뭐였는지를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물론 총알 휘는 것도 봤지만.. 하지만 원티드는 그냥 여름 한철 즐기기 좋은 복수 영화에 진하지 않았다. 그냥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어떤 자들에게 선택을 받게 되고 그자들에게 훈련을 받고 살인을 하고 알고 보니 이용당한 거였고 그래서 그들을 복수하고 이게 전부다.

 

이걸 마치 자신 안에 있는 사자의 본능을 깨워 용기를 내고 꿈을 이뤄가라는 식의 대사 몇 마디를 영화의 전부인양 내세워 예고를 했으니 나에겐 당연히 실망 자체였다. 그리고 마지막엔 관객들을 모욕(?)까지 한다. 예전엔 자기도 너희들처럼 한심한 인간이었다고 그런데 달라졌다고 내가 보기엔 그런 식으로 달라질 바에야 그냥 착하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안은데 말이다.

 

실컷 총 쏘고, 얻어 맞고, 속이고, 사람 죽이고 하면서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해버린 이 영화는 주제를 속인 배반적인 영화인가? 아니면 가짜 주제를 가지고 관객들을 속인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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