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영화 ,수다

페이스 오프

_교문 밖 사색가 2007. 8. 3. 17:22

페이스 오프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단순한 액션 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 내포된 내용이 참 진지하고 깊어서 단순한 낱말들의 나열로 표현하기가 의외로 힘든 작품이다. 서로 얼굴이 뒤바뀌게 되어버린 두 선과 악이 초반에 극한 상황을 격고서 서로의 삶 속으로 서서히 접근하게 되며 이젠 서로가 누가 누구인지 혼돈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된다. 하지만 두 선과 악은 대립하는 만남을 갖게 되고 서로가 누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고, 결국은 선의 가면을 갖인 악은 죽게 되고 악의 가면을 쓴 선은 가족의 헌신으로 선으로 각인받게 된다. 그리고 지난날의 고생을 보상이라도 받는 듯 자신의 삶을 정상 이상으로 돌려받게 된다.

 

페이스 오프의 최고의 명장면은 아마도 양면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일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곤 있지만 거울을 통해 보고 있으니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닌 그리고 상대방의 얼굴도 보고 있는 것도 아닌 명장면이 연출되었다.

오우삼 감독은 이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무얼 느끼게 해주고 싶었을까!? 자아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그런 것을 말하려는게 분명할 텐데 나의 짧은 어휘력으로 그걸 표현할 수 없다는 게 한심스럽다. 아니 그것보다 전달의사를 머릿속으로는 알 것 같은데 느끼지 못한다는 게 더 부끄러운 일인 거 같다.

 

이 영화 비디오 예고를 보면 '폭력 미학의 결정체'라는 문구가 있다. 난 이 카피 문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은 어린아이가 헤드폰을 낀 채로 Over the rainbow를 들으며 아이들의 특유의 눈망울로 아저씨들이 총싸움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카피 문구를 절대적으로 이해를 했다. 캐스트 트로이의 아지트를 FBI가 쳐들어 와 아이에게 총소리에 놀랄까 봐 그런지 몰라도 커다란 헤드폰을 끼워놓곤 총싸움을 하는데 총알이 뜅겨져나와 불꽃을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 하며 총싸움을 하는 어른들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대립시키는 장면! 거기에다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Over the rainbow를 아이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들려주며 조금은 느린듯한 화면 연출! 이런 것은 카피 문구를 넣기에 충분한 연출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기에 나온 Over the rainbow는 도로시가 저녁노을 지는 마당에서 캔자스를 떠나고 싶어 하는 염원을 담고 부른 오즈의 마법사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난 그렇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드는 부분은 FBI가 캐스트 트로이의 아지트로 쳐들어 왔을 때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덩치 큰 남자의 모션이다.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아님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듯 태연히 소파에서 일어나는 장면이 느릿하게 연출되는 것이! 난 정말 그 모습에 반했다. 어떠한 상황에도 의연할 수 있는 그런 자세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이 장면은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을 못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난 이 장면이 가장 맘에 든다.

 

물론 액션신을 보면 홍콩영화를 연상되게 하는 장면도 많이 나와서 화려함도 보여주고 스케일이 거대하진 않지만 비행기 추격신 하며, 보트 추격신, 탈옥 신등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영화의 내용이 워낙이 좋아 나에게 이런 멋진 장면들이 그리 깊게 남하하지는 않았다.

 

페이스 오프는 나에게 있어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깊이를 한 층 업그레이드시킨 명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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