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Day 137 런던살이ㅣ01. January. 2024

_교문 밖 사색가 2024. 1. 2. 08:32

Day 137 런던살이ㅣ01. January. 2024

 

부모가 똑똑해야 자식이 천재인지 알아볼 수 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22217185193466&VBC_P

 

[단독]버려진 천재 송유근, 영국 명문대서 블랙홀의 비밀 파헤친다 - 머니투데이

[MT리포트] 천재를 품지 못하는 나라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러브콜로 영국행, 국제 블랙홀 연구 참여천재(天才). 하늘이 내려준 영재라는 뜻으로 어린시절부터 천부적 재능을 보유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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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던가? 학교에서 산수 시험을 치는데 계산기를 들고 간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계산기가 있는데 왜 굳이 암기로 산수 시험을 쳐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다. 그리고 몰래 사용을 해봤는데 실제로 문제를 풀기보다는 다시 확인하는 용으로 사용했고 산수는 쉽다 보니 이걸 들키지 않고 사용하기보다는 그냥 시험을 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만약 내가 자기주장 시간이 있어서 산수 시험을 치는데 왜 계산기를 사용하지 않나?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걸 활용하고 더 나은 것을 하는 것이 발전이라고 주장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학교에서 나를 문제아로 지적했을 거다. 부모님도 불려 왔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도 나를 이상한 자식으로 취급했을 거다. 수긍하고 살라며 말이다.

 

36년 전 일이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스마트 폰이 등장하고 보편화가 됐을 무렵에도 우리는 스마트 폰을 수업시간에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일부 국가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했는데 말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사용하는 것을 꺼려한다. 아무튼 지금도 그리 나아진 환경은 아닐 거다. 최근 본 무빙에서도 수업시간에스는 스마트 폰을 걷는 걸 봤다.

 

뭐든 안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똑똑해지기를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인지를 모르겠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소크라테스가 사형 선고를 받고 탈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약을 받겠다고 한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했다. 자신의 신념은 사람들을 무지에서 탈출시키는 것인데 그럴 거면 차라리 탈출을 해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이 더 나을 텐데 왜 굳이 사형선고를 받아들였냐고 물으니 그 교사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수업을 똑바로 듣지 않는다고 하며 반에서 창피를 주었다.

 

내가 이 얘기를 다시 하는 것은 버려진 천재 송유근의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이과는 답이 거의 정해진 학문이다. 그러니 천재를 판가름하기는 훨씬 쉽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천재를 바라지 않는 듯하다. 일행은 실제로 너무 똑똑하면 교수 세계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교수가 되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내가 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교육에서 천재를 찾고 육성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천재를 범인(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주의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실제로 너무 똑똑해서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다고 판단을 해서 학교에서 칼 세이건보고 수업을 만들어서 진행하라고 했다. 미국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건 이런 이유가 있는 거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직도 세계의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있는 거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까지 자식을 못 알아보는 건 너무한 거다. 수학이나 언어를 잘하면 천재라고 그나마 쉽게 있겠지만 아마 나처럼 철저한 문과 체질이면 부모도 거의 알아보지 못할 거다. 초등학교 2학년이 계산기가 있는데 왜 산수 시험을 암기로 하냐고 물어보면 지금 시대의 부모도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할 거다. 그렇게 자식이 중학생이 되어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하면 아마 대화가 불가능한 수순일 거다. 어른들은 먹고사는데 중요한 문제가 아니면 생각하지 않고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돈 밖에 모르는 세대니 더 그렇거다. 그렇게 우리나라 인문학자들은 사라져 간 거다. 직업인 인문학 교수만 있을 뿐.

 

그러니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식이 천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문과형 천재는 천재가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유행하고 있는 쇼펜하우어는 뭐란 말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천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최악의 사태를 직면한 상황이야 말로 최고의 철학자들이 나올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러니 부모가 공부를 해서 똑똑해야 한다. 그냥 살면 당신보다 더 똑똑한 자식을 바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면서 더 바보로 만들어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누군가는 이선균의 죽음을 보고 범죄자가 죽었다고 너무 애도하는 거 아니냐고 한다. 죽기 직전에는 다들 손가락질하면서 죽으니 애도 모드로 선회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이 맞다고 보는가? 마약을 했고, 결혼을 한 사람이 마담과 잠자리도 갖었고 그래서 잡혔고 쪽팔려서 죽었다. 이런 공식으로 사람을 본다는 것은 승리와 동격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뜻인가? 승리는 아직도 잘 살고 있는 건 쪽팔림을 견디고 정당한 벌을 받고 나왔기에 그렇게 웃으면서 살 수 있다는 자격이 있어서라고 생각할까?

 

문과형 천재가 사라진 세상. 즉 철학자가 사라진 세상은 이선균과 승리는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승리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건 수학으로 풀 수 없는 사회적 숙제다. 

쇼펜하우어가 유행을 해서 개인화를 부추기는 건 사람들이 사회화가 잘된 상태에서 밀실의 자아를 찾는 방법으로 사용해야 할 철학이지 그냥 사회에서 고립되어도 좋다는 철학이 아니다. 이선균 같이 사회화가 잘된 사람이 밀실의 자아를 만들 방법을 알지 못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좀 배웠다는 그 잘난 교수들이 좀 나서서 뭔가 사회에 일침을 날려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사람이 죽어도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는 학자들이 있는 세상은 이미 감정이 죽은 세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다. 그나마 지난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이 그 감정을 지탱하고 있는 거지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 진짜 돈만 많으면 다 되는 세상에서 승리 같은 사람들만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될 수밖에 없을 거다. 

 

즐거운 사라를 왕따 시켜 자살하게 만든 대한민국 교수계에 뭘 더 바랄 게 있냐만 서도 자기들도 위험하면 그래도 움직일 줄 알아야 자식들이 살 수 있을 텐데 시간의 감각이 없는 건지 철학도 그냥 글만 외우기만 하는 사람들이 포진한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사라가 즐거운 세상이 왔다면 이선균은 이렇게 극단적 선택을 할 수준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제 대한민국도 옳고 그름을 세계적 기준에서 찾아야 할 때가 왔다. 우물 안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면 승리만 즐거운 세상이 되는 거다.

 

[사진 출처:blogs.agu.org] 칼 세이건이 유명한 이유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학자들이 바쁘더라도 철학을 공부해서 우리를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천문과 물리학은 철학과 아주 밀접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side talk)

 

사라가 즐겁지 못한 세상은 성문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성문화가 기형적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 때 제대로 포문을 열었다면 지금은 성숙한 성문화까지 갖춘 인간의 기본 3대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국가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됐다면 우리는 어쩌면 승리같은 사람이 없었을 수도 있고, 이선균도 잘 살고 있는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본을 성진국이라고 놀리듯이 말하지만 서양 기준으로 본다면 과연 어느 국가가 성문화에서 정상이라고 할지 답을 안다. 순환되지 못하는 우물안에서 공기만 마시다가는 오염된 생각에 중독되어 기형된 생각이 정상인 줄 알고 살아갈 수 있다. 부모가 정신차려야 자식이 정상인 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