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118 (13. Dec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2. 14. 09:42

런던살이 Day 118 (13. December. 2023)

 

세상의 1%가 될 수 없으면 주변의 1%가 되어라. 그럴 수도 없다면 미래와 직결되는 당신의 1%를 안에서 찾아서 작동시켜라. 

 

[스크린 샷] 져도 함께 지는거라는 말도 안되는 대사는 캡틴의 인성과 합쳐져서 뭔가 있어 보인다. 의견을 합칠 수 없다면 갈라서는 것이 옳다. 그것이 생존을 위해서라면 더 그렇다.

 

 

요즘 일행들과 자주 나오는 단어가 두바이다. 여기 올 때 집주인 램지 할아버지 따님도 두바이에서 일을 한다고 했고, 일행이 학교에서 만난 친구도 두바이에 살고 있고 결정적으로 함께 하지 못한 일행도 가족의 직장 문제로 인해서 최소 10년은 두바이에서 살게 될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엑스포가 사우디에서 개최된다고 하니 그럼 우리는 일단 가까운 두바이를 가는 것도 생각해 보자고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우리의 가까운 목표 중에는 엑스포 행사에 일을 해보는 것을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에서 하루하루를 편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건 일행들 덕분이다. 혼자 왔다면 아마 런던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정보차원에서 충분히 느꼈다고 느끼는 순간 돌아갈 티켓을 끊었을 거다. 결국 사람은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순간 행복하기 위해서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 일시적으로 끈적한 관계인 양 쇼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뒤는 허탈감이 나를 정복한다. 가짜이기 때문이다.

 

가짜 가방들고 다니면서 진짜 행세를 하는 것이 즐거우면 계속 가짜 가방 들고 다니면 되는데 돈 벌면 진짜 가방으로 바꾸는 이유는 진짜의 행복이 진짜 행복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결혼을 해서 가족을 만드는 대신 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공동의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잡아서 함께 혹은 따로 같이 나아가는 관계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미래형 가족 관계다. 

 

우리의 공동의 생각은 세상은 이제 내리막 길을 걷고 있고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망할 거라는 생각이다. 기후 재앙부터 생각했는데 지금은 함께 살 국민들의 인성이 다들 전투적이라는 결론에 함께 살기는 어려운 국민성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런 국민성을 가진 국가라면 우리가 대한민국에 살아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매일 일행들의 조카들을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게 만들지를 대화를 통해서 생각해 낸 나온 결론이다.

 

과연 지금 우리나라 가족이 이런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까? 분명 아니다. 나도 사실 어디가서 이런 대화를 하지 못한다. 지금의 일행들과 하는 얘기일 뿐 일행보다 더 먼저 알고 지낸 가까운 사이인 사람들에게도 이런 얘기는 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금의 대한민국 인간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느끼지만 미래는 더 나빠질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무의식적 고정관념에 의한 생각의 차단을 나는 뚫을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나에게는 가족이 없다시피하기에 어머니 하나만 두고 본다면 최악의 시기 전에는 돌아가실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나이시니 특별히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스텝 브라더 가족들은 뭔가 언질을 하고 싶은데 어쩌다 볼 때 느끼는 거지만 아버지 돈으로 먹고살려고 하는 행태를 보아하니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스텝 조카는 걱정이 된다. 

 

그럼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족이라는 존재는 나의 생존 본능에 방해되는 존재인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20살 때 만난 친한 형은 그런 세상이 오다면 위기가 오기 전에 다들 방어를 준비하고 있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말 믿고 싶은 얘기고 진짜 함께 하고 싶은 형이지만 각자의 길을 가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이 형이 깨닫게 되었을 때 내가 능력이 되면 몰라도 언젠가는 연락을 하지 못할 사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렝게티의 치타 5마리는 뭉쳐서 사냥을 한다. 학계에서는 처음 보는 일이다. 치타는 본래 혼자서 살고 사냥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니 생겨난 현상이라고 한다. 그전에 3마리는 관찰된 바가 있었지만 그들은 형제였는데 이번 5마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본능을 무시하고 머리를 굴려서 만들어낸 가족형태다. 나는 우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안정적으로 살 수 없을거라는 결론을 서로 믿기로 하고, 가족이라는 형태는 족쇄에 가까우며, 거리의 국민들은 무표정에 경계의 대상이 되고 이 상태에서 기후재앙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에너지는 고갈될 것이며, 먹거리는 부족해지고, 빈익빈 부익부는 더 극명히 차이를 드러낼 것이며 그로 인해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국민성은 더 흉악해질 것이고 이런 세상에 아기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걸 이성은 모르지만 본능으로는 느끼는 국민은 아기를 지금부터 낳지 않고 있고 그로 인해 내수시장은 붕괴될 것이고, 기업들은 해외를 바라볼 것이고,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살면 되지만 없는 사람들은 삶의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는다는 시나리오는 솔직히 조금만 생각하면 나온다. 그 일이 30년 안에 있을 건지 50년 안에 있을 건지의 차이일 뿐이다.

 

나는 30년 안팍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지금 나이에서 30년을 더해봤자 70대 중반이기에 여차하면 10년 이상을 각박한 세상에서 홀로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지금 목표는 잘 죽기 위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대로 살면 내가 꾸리는 가정이 나를 옭매여서 고생만하고 죽게 만드는데 결혼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을 내가 걱정해야 할 일이 아니다. 그건 정치인들이 고민해야 하는 거다. 내가 마음이 돌아서게 만들어야 할 일을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데 못한다. 그러면 나는 나의 개인적 행복 추구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어벤저스에서 캡틴은 말한다. 져도 같이 지는 거라고. 나는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같이 못살고 흉폭해지고 순하게 살면 흉폭한 사람에게 돈을 뺏기는 세상이 함께 져도 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의 삶은 이전과의 삶과 다를거다. 세렝게티가 인간의 보호로 인해서 사자의 개체수 증가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서 치타들이 사냥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서 5마리가 뭉친 거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우리는 세렝게티의 5마리 치타처럼 본능을 무시하며 미래를 대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사자에게 먹이를 다 뺏긴다. 그러니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인간관계의 형태를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각자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글에서 이미 결혼한 사람들은 기존의 인간관계의 형태로 결혼을 한 상태라서 의견이 분명히 다를 테니 앞으로 대비가 어려울 거라고 한 것이다.

 

아인슈타인 주변에는 올림피아라는 독서모임 친구가 있었다. 그중에 수학을 잘하던 친구의 도움을 아인슈타인을 받았다. 당신이 아무리 현명해도 주변 친구들이 그 현명함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친구들 수준으로 떨어진다. 친구가 이정도면 가족은 더 하다. 살아온 데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미래를 정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는 달라야 한다. 습관대로 사는 사람과 습관을 목표에 맞춰서 만들어가는 사람의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내 예상이 틀릴 수 있다. 그러면 나도 좋다. 나랍시고 준비가 완벽히 된것도 아니며 지금 하는 행동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하는 행동의 결과가 예상이 틀린 세상이 온다고 해도 나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예상이 틀렸다는 것이 유토피아가 온다는 뜻도 아니고 좀 미뤄진 세상이 온다는 정도이니 지금의 행동이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행복의 정도가 20대 때보다 그리고 30대 때보다 40대인 지금이 더 높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가장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행복이 있을 수 있는 건 나의 생각을 이해하고 각자 생각을 해서 나름의 이유로 타당성을 확보하고 함께 하기로 결심한 일행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20, 30대의 행복과 지금의 행복의 차이다. 일행들의 도움으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남이 시키는대로 산다는 것은 죽은 것도 살아있는 것도 아닌 상태인 것이다. 그걸 노비, 노예, 좀비라고 불려도 상관없는 거 같다. 다들 유전자의 노비, 사회의 노예, 생각이 죽은 좀비인체로 살지 말고 미래의 자아를 이뤄가는 생각하는 인간으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세상을 이끌고 바꾸는 건 세상의 1% 인간들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 될수는 없다. 하지만 나의 주변 인간관계에서는 될 수 있다. 어쩌면 당신이 맞는데 당신이 좋은 사람이어서 친구들 맞춰주다가 같이 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길 바란다. 이것부터 시작하면 당신이 원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