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103 (28.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29. 08:09

런던살이 Day 103 (28. November. 2023)

 

최고의 사교육은 가정교육이다.

 

* 리차드 파이만의 아버지는 우체부였다. 주말마다 아들을 대리고 숲에 가서 관찰력을 가르쳤다. 그는 양자역학의 대가가 되었다.


오늘 일행이 학교 등록금을 확인해 봤다. 일행이 여기 입학했을 때는 3,600만 원 정도 들었다. 그때 파운드는 최고치로 1,730원 정도였다. 다음 입학 때 합비는 4,200만 원 정도란다. 지금 파운드는 1,630원 정도다 은행에서 가서 내면 더 비싸진다. 일행도 은행에 등록금 낼 때는 네이버 환율보다 더 비싸게 측정해서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 학비는 4,200만원 보다 비싸지게 된다. 물론 지금 기준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지금 세상이 이렇다. 여기에 올 때 우리가 영국에 오는 마지막 세대일 수 있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진짜 마지막 세대가 될 정도의 수준까지 오를지 몰랐다. 한 해에 이 정도 학비를 내고 생활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부자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예전에는 빠듯하면 8,000만 원이고 넉넉히 1억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1억이 빠듯하고 1억 2천은 있어야 그나마 숨을 쉬고 사는 수준이다. 일행이 여기서 사귄 친구는 여차해서 학교 기숙사를 개인방으로 배정을 받았는데 한 달 렌트비가 280만 원 정도다. 이러면 1억 2천도 빠듯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런 생활을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유학을 쉽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진짜 사는 사람들만 삶을 누리고 없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 살아가는 세상이 된 거 같다.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의 기준 학교 교육으로 정해진 상태인데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 성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절망스러운 일이다. 그러면 결국 우리의 선택은 오롯이 서울대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 SKY 이하면 특별한 과나 능력을 어필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만 살아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닌가! 그래서 유학을 추천하지만 이제는 평범한 수준에서는 생각도 하지 못할 상황이다. 미국도 라면이 3만 원이라고 하니 도찐개찐 아닌가 싶다. 
 
그래도 유럽은 학비가 거의 들지 않으니 언어의 장벽만 잘 돌파하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전에 불어나 독어를 미리 하면 좋을 거 같다고는 했는데 진짜 준비를 해야 할 시대가 온 거 같기도 하다. 일행도 만약 이번 학비가 작년 자신에게 적용이 됐다면 유학을 포기했을 거라고 했다. 
 
삶에 위협이 하나씩 다가오고, 윗사람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고, 미래에 대한 준비는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주변 사람들은 왜 다들 한가해 보일까? 다들 걱정은 하지만 대책을 세울 수 없어서 그런 건지? 그냥 잘 되겠지.. 하고 생각을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아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건지를 모르겠다. 물론 하루하루가 바쁘고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그것도 이런 미래를 미리 생각하지 않아 준비를 하지 않았으니 그런 거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이런 위기를 느낀다면 당장 부모들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 최고의 사교육은 부모가 가르치는 가정교육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