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79 (04. November. 2023)
현지 적응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다.
Me : Someone in there. I'm in the line.
The other : (시간이 좀 지나서) Are you sure someone inside?
Me : Door rock color is red.라고 말하고 노크도 하고 문을 열어보려고 시도를 함. 문은 잠겨있음.
The other : English, English.... (아마 급해서 양보를 부탁하는 것 같았음.)
Me :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
The other : Oh! sorry don't worry about it.
또 노크도 하고 문을 열어보려고 시도를 했다. 뒷 사람은 진짜 사람이 있는지 스텝에게 확인을 부탁했고 스텝은 문은 안에서 밖에 잠그지 못하니 사람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Step : English, English.... (너무 오래 기다리니 스텝이 장애인 화장실을 안내했다.)
Me : You first. I can wait.
The other : Thank you so much.
The other wife : (멀리서 입모양으로) Thank you.
The other : (나오면서) Thank you.
Me : No problem.
스타벅스 화장실 앞에서 나눈 대화다. 정확한지는 하나도 모르겠으나 그럭저럭 넘어갔다. 중요한 건 내가 하나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대처를 했다는 거다. 영어 단어를 또박또박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머릿속으로 해석도 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나라 말을 그냥 받아들이듯이 했다.
이제야 점점 적응을 하는 거 같다. 정말 별 볼 일 없는 대화 수준이지만 그래도 특정한 상황에서 친절한 현지인을 만나면 대충의 대화가 예상이 되니 예전처럼 억지스럽게 알아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되었다. 스텝이 한 말도 내가 옮겨 적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그렇지 자연스럽게 알아들었다.
자리에 앉으니 또 다른 사람이 와서 Do you have charger? 라고 물었는데 자연스럽게 We don't have charger, sorry.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금방 나왔다.
우리나라 말도 생각해 보면 평상시의 말은 그냥 흡수하듯 받아들이지만 어려운 대화는 사실 생각을 하고 나름의 해석을 하고 받아들인다. 그런 대화를 자주 하지 않아서 그런 거지. 이제 아주 간단한 대화는 흡수가 가능한 상태가 되어가는 거 같다. 아마 이 정도 수준은 그냥 현지에 적응을 하니 저절로 되는 거라고 본다. 이건 누구나 우리나라 사람이랑 하면 할 수 있는 수준인데 그동안 쫄아서 못한 거라고 볼 수 있는 거다. Day 72의 그 중국인 영어강사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에서 열심히 해서 한국 사람들이랑 대화가 가능한 정도면 현지에 적응만 되면 그 실력을 얼마든지 펼칠 수 있을거다. 그러니 한국에서 하는 공부를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현지에서 통한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어렵더라도 계속했으면 한다.
(side talk)
2018년 런던에 왔을 때 아가씨 같은 초등학교 6학년 딸이랑 온 아버지가 있었는데 자기 딸이 영어를 너무 잘해서 믿고 런던에 함께 왔다고 했다. 당시 우리는 딸이 진짜 너무 성숙해서 원조교제 아니냐며 수군거렸는데 고등학생도 아닌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
아무튼 아침에 그 아버지에게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버지가 마저 하는 말이, 근데 아무소용없더라면서 여기 와서 한 마디도 못하더라고 했다. 물론 그 딸은 말이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들어서 그렇다고 변명을 했다. 그때 나는 아..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필요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현지 적응은 모든 상황에 다 필요하다.
영어를 잘하고 좋아하면 아주 짧을거고 나처럼 영어를 싫어하고 두려워하고 못하면 80일이나 걸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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