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77 (02. November. 2023)

_교문 밖 사색가 2023. 11. 3. 09:32

런던살이 Day 77 (02. November. 2023)

 

여행은 어딜 갔느냐 보다 누굴 만났느냐가 더 중요하다.

 

[Galaxy A34] 어제 먹었지만 오늘도 국물은 찐하고 부드러웠다.


아침에 일어나 시내 스타벅스에서 대화를 하면서 커피 한 잔과 간단한 간식거리로 요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스타벅스였는데 카공족을 받을 준비가 된 한국식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2층까지 있는 넓은 스타벅스였다. 그래서 그런가 2층에는 노트북을 들고 한 명씩 앉아 있는 사람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대충 허기를 때웠기에 리버풀 대성당을 보고 어제 먹었던 moiim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나섰다. 하지만 가는 길에 뜻밖에 moiim이 먼저 나와서 그냥 먼저 먹고 대성당을 구경하기로 했다. 나는 어제 먹었던 닭볶음탕을 또 먹었다. 런던에서는 먹지 못하기도 하지만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물이 진짜 찐했다. 
 
사장님은 어제에 이어 또 김치를 주셨고 다 먹어 갈 때쯤에는 잔치국수도 하나 말아주셨다. 우리는 너무 황송한 마음에 어쩔 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이걸 굳이 이것이 한국인의 정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이미 집주인 할아버지인 램지에게 이런 대접을 받았고 이건 이제 개인의 가치관으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일들은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거 하나만은 분명하다. 이런 사람을 만남으로 인해서 오늘처럼 비 오는 여행길에서 주절주절 비를 맞고 돌아왔어도 리버풀 그야말로 다시 가고 싶은 도시로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 mo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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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리버풀은 맨체스터보다 낙후된 런던의 미니어처에 남포동 느낌에 비틀즈로 연명하는 별 볼 일 없는 도시였으나 오늘의 리버풀은 시골스러움에 세련미를 얻은 다른 느낌을 줬다. 거기에 캐번 클럽도 있기에 하루를 묵어야 하는 이유도 있다. 이러한 이유가 되려 맨체스터와의 차별을 보여준다. 하지만 리버풀은 숙소가 좋지 않다. 어제 묵은 숙소는 나름 리모델링을 해서 좋은 편에 속하지만 기존에 있는 건물구조에서의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했고 제일 중요한 건 바깥의 소음이 그대로 다 들리며 내가 겪을 수 있는 최대의 층간소음을 다 겪은 날이었다. 일행은 리버풀 숙소의 대부분이 이런 리뷰들이 있다고 했다. 예상컨대 산업 혁명 이후의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환경이다 보니 건물의 구조들이 사람들이 살만한 구조가 아닌 형태로 지어져서 그런 거라고 추측을 해봤다. 그렇게 생각하면 맨체스터에서 숙소를 잡아서 하루 놀다가는 구조가 좋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캐번 클럽은 포기해야 하기에 뭔가 리버풀에 온 큰 의미를 하나 잃어버린 느낌이긴 하다.
 
하지만 어제도 말했듯이 반드시 들려야할 이유가 있는 도시들은 아니다. 그냥 런던이 지겹다면 영국을 일주한다면 맨체스터와 리버풀 중 고민이라면 참고할 정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장소가 리버풀이고 시민들의 느낌이 더 좋은 곳이 리버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청소를 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 숙소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대성당과 2차 대전에 폭격을 맞아 외관만 남은 교회를 구경하고 비를 맞으며 기차역으로 돌아와 다시 런던으로 입성을 했다. 마지막에 그런 고마운 분들을 만나서 마무리를 하니 어떻게 보면 최악이 될뻔한 마지막 하루가 최고의 하루가 되었다.

[Galaxy A34] 오랜만에 먹어본 진짜 국수요리였다. 이런 한식집이 런던에 었다는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