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56 (2023.10.12)

_교문 밖 사색가 2023. 10. 13. 08:05

런던살이 Day 56 (2023.10.12)

 

모든 건 억지로 알아가야 한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다가는 다 놓친다. 인간의 삶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것이며 억지다.

 
 
일행의 수업이 확정이 나서 목요일마다 2시 30분에 마치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내셔널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일행 중 한 명은 오늘도 구라로 한 명 더 추가해서 언어 교환모임을 만들어서 갔다. 한 명 나왔고 41세 흑인에 회계사였다. 둘은 인간의 외로움을 얘기하고 런던도 지금 한국과 비슷한 단계로 빠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고 한다. 단지 우리나라는 삶의 방식이 일방통행이기에 대화 소재가 없어서 극단적인 경우로 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국에도 잠시 살았었고 한국어도 좀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우리도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처럼 사람을 사서 친구도 만들고 말없이 함께해 주는 동행도 만드는 세상이 곧 올 거 같다.
 
이 얘기만 빌어보면 결국 인종과 국가의 다양성이 지금의 런던을 버티게 만들고 있는 상태라는 거다. 결국 다양성이 답이다. 그녀는 리옹에서 런던으로 이민을 왔으며 출신은 아프리카 출신이다. 그러다 보니 대도시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잘 느끼고 있고 사람들이 차갑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런던 언어교환 모임에 대한 실망감이 아주 크다. 내 예상은 철학이 발단된 나라니 누구는 존재론, 누구는 인식론, 누구는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등으로 대화의 주제가 다양해서 이렇게 사람들이 죽어라 만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단지 그냥 외로워서 만난다는 것은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고 여느 대도시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갤럭시 A34] 저렇게 차려입고 거리에서 서서 얘기를 나누는 만남을 갖는데 외로워서 잡담만 하는 수준이면 돌아가서 허무할거 같다.


이건 내가 예전에 커피 동호회와 연극 동호회 가서 혜택이나 받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그것이 다양한 인종이라는 것과 치환이 된 거다. 우리는 그나마 이마저도 흥미를 잃은 세대가 되어 돈돈돈 거리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런던은 그런 철학이 발전된 나라였다는 과거형은 있기에 그런 힘으로 아직은 버티고 있고 다양성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마저도 흥미를 잃으면 어쩌면 런던도 힘들 거 같다. 이렇게 정보를 얻다 보니 독일은 재미가 없는 진지한 나라라고 들었는데 베를린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래도 영국에서 프랑스와 독일로 철학이 넘어갔으니 거기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인생을 진지하게 살고 방법도 없는 이민을 생각을 하며 사냐고 한다. 그렇다고 인생을 잡담이나 하고 연예인 이야기나 하고 누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배 아파하며 살기에는 너무 아깝다. 안되더라도 알아보는 삶이 잡담보다 더 재밌고 그래도 좀 더 안전하게 살아갈 방법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삶의 방식이기에 추구하는 거다. 그러고 보니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도 찾을 수 있었기도 하다.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행복에 더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늘 내셔널 갤러리에서 그림 감상을 한 방씩만 하는 건 확실히 정서적 안정감 혹은 회복 같은 것을 느꼈는데 사람 몸으로 치자면 정서적 샤워를 한 느낌 같은 것을 받았다.
 
 

[갤럭시 A34] 내셔널 갤러리 39번 방 작품. 확실히 억지로 감상을 하니 마음에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게 느껴졌다.


(3줄 영어 일기)
 
1. I bought a Galaxy Buds FE before I went to National Gallery.
2. This time, we looked around room 39.
3. Next time, we will look around room 43 because there are two Vincent Van Gogh.
 
4. We have the other person. 파파고 -> There's someone else.
 
 
1. I went to National Gallery before I bought a Galaxy Buds FE.라고 처음에 섰는데 아직도 이게 맞아 보인다. 일행에게 불어보니 이건 중학교 학생들도 이렇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I bought a Galaxy Buds FE before) I went to National Gallery. 이렇게 받아들이지 말고 I bought a Galaxy Buds FE (before I went to National Gallery.) 이렇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한다.
 
3. Vincent Van Gogh 앞에 숫자가 붙으면 반 고흐 작품 하나라는 식으로 해석이 된다고 해서 섰는데 파파고는 반 고흐가 2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because there are two paintings by Vincent Van Gogh. 가 정확한 문장 같지만 원어민스럽지는 못하다는 판단에 저렇게 두었다.
 
4. 작품 구경하기 전에 내셔널 갤러리 안에 있는 커피숍에서 간식부터 먹었는데 어떤 어르신이 주문하러 간 일행의 자리가 빈 건 줄 알고 의자를 가져가시려고 하시길래 일행은 There is one person.이라고 급하게 답을 했고 나는 속으로 We have the other persosn.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파고는 There's someone else.라고 나왔고 이게 맞는 거 같다. 그리고 일행은 자신이 말한 것이 틀린 말인 줄 말하면서 알고 있었다. 결국 말은 많이 써야 습관화되어 제대로 된 말을 구사하게 되는 거다. 근데 말을 많이 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영어 영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자기 상황으로 치환을 시켜서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또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아무튼 one은 여러 개 중에 하나를 뜻하고 another은 남은 것 중에 다른 하나를 뜻하며, other은 마지막 남은 거 하나를 뜻한다고 봐서 마지막 남은 일행이기에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마 영상 본 것이 무의식 중에 나와서 그렇게 생각한 거 같다. 절대 깊이 생각하고 내린 문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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