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35 (2023.09.21)

_교문 밖 사색가 2023. 9. 22. 08:05

런던살이 Day 35 (2023.09.21)

 

이외로 괜찮은 위험한 동거도 알고 보면 하나의 안전을 위한 방식이다. 

 

[갤럭시 A34] 주문한 팬케이크


즐겨가는 프림로즈 힐 카페에 들렸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비가 세차가 몰아쳤다. 비 소식이 있었지만 비가 오지 않기에 과감하게 나섰는데 역시나 비는 왔다.
오늘은 점원분들이 테이블도 붙여주었다. 이제는 우리에게 적응을 한 느낌이다. 처음 이 가게에 들렸을 때는 우리를 좀 꺼려했다. 두 번째 방문은 식사 메뉴판을 가져다주려고 했다. 세 번째 방문은 처음 본 점원이었는데 아주 친근하게 우리를 대했다. 그리고 오늘 방문을 했다. 오늘은 디저트를 먹자고 얘기를 했기에 주문 전에 팬케이크가 지금 되느냐고 물어봐서 그럴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그래도 점차 친근함을 보였으니 그래도 괜찮았다. 
 
여기는 동양인이 오지 않는다. 최소한 우리가 머문 시간을 2시간씩 잡아도 8시간인데 한 명도 보지 못했고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이런 동네에 동양인이 들어오니 처음에는 이 점원들은 우리를 보고 꽤 놀랐을 거라고 짐작이 된다.  그래서 좀 얼어있는 상태였다가 얌전히 대화만 하는 걸 보고는 조금씩 긴장을 푼 거 같다. 처음 본 점원은 개인적으로 친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우리 얘기를 들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무튼 비가 세차게 오니 갑작스럽게 들어온 프랑스인 6식구분들이 자리가 없어서 허둥지둥 그러길래 우리는 테이블 하나를 양보했다. 대화 도중에 팬케이크가 나왔다. 데코가 예뻤다. 맛은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괜찮은 맛이었다. 다 먹고 그래도 살짝 배가 고프길래 도시락 스테이크를 시켰다. 이건 맛있게 먹었다. 개인적으로 플랫 아이언과 견줘도 좋을 정도였다. 

[갤럭시 A34] 플랫 아이언보다 고기양은 좀 적은듯 하지만 그래도 고기만 있는 플랫 아이언보다 괜찮은 거 같다.


 우리는 런던의 위험한 밤과 한국의 안전한 밤의 차이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결국 교육의 허점과 사회의 불안정으로 인해서 악은 생겨날 수밖에 없기에 마냥 한국의 안전한 밤이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육의 무책임과 허점으로 인해서 생겨난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체질에 맞아서 잘 사는 사람과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과의 위험한 동거는 어쩌면 한국의 하나같은 삶과는 다른 안전을 보장한 사회인데 우리가 너무 우리의 관점으로만 보기에 위험하다고 생각을 하는듯하다. 역시 모든건 겪어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하나같은 삶의 불편함과 불안정성으로 인해서 밤낮으로 칼부림에 연이은 자살까지 겪고 있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낮은 비교적 안전이 보장 되어 있는 사회가 좋은 건지, 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언제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사회가 좋은 건지 생각해 볼 시점이 왔다. 생각해 보면 가족 간의 재산으로 인한 칼부림 사태, 애인끼리의 칼부림 살인, 드디어 모르는 사람들과의 칼부림 살인으로 이어진 사회는 부정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심지어 우리는 밤낮을 따로 가리지는 않는 듯하다.
 
대화가 끝이 나니 다시 화창해져서 프림로즈 힐로 향할 때 총무 일행은 계산을 안 했던 거 같다고 다시 돌아가 계산을 하고 프림로즈 힐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일행 한 명은 언어교환 모임으로 향했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다시 왔다.

[갤럭시 A34] 최소한 낮에라도 아빠와 딸이 거지조차도 없는 공원에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간식을 즐기고 유모차도 끌고 나올수 있는 사회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기와서 쭉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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