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34 (2023.09.20)
Anxiety versus happiness
누군가 나에게 언제가 제일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지금이다. 그렇게 생각한 지 수년이 된 거 같다. 이유를 물어본다면 나는 생각하는 데로 살기 때문이다.
이런 삶은 남들이 보기에 불안해 보인다. 지금 현재의 삶(상태)도 그렇다. 벌이도 없이 그냥 런던에 왔다. 심지어 영어 공부가 목적도 아니다. 나의 목적에 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충 답은 나온 거 같다.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러면 영어 공부를 할 때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 목적으로 가는 길에는 영어도 필요하고, 독일어도 필요하고, 불어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늦은거 그냥 느긋하게 가려고 한다. 죽기 전에 큰 거 한방 날리고 가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미 한국어도 번역된 책도 많은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벌이는 그냥 가는 길에 갖춰진 능력을 어떻게든 팔아서 벌면 된다. 인터넷 세상 심지어 스마트 폰으로 굴어가는 세상에 내 능력으로 돈을 벌지 못하면서 내 능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이상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그렇다. 일단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사는 삶이 기본이다. 그런 상태에서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감정이 대체로 행복으로 인지가 된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은 남들이 인정을 해주는 기간만 행복하지만 나 스스로 알고자 하는 것을 알아낸 감정은 지속이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함께 하는 일행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내 행복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친하다, 나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내 행복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냥 고마운 사람일 뿐이다. 심지어 그 사람들과 더 오래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사람들을 내 행복에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흡수하기 위해서 좀 더 증명된 세상의 기준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도 진짜 행복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러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내가 볼 때는 직장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이 더 불안해 보인다. 떨어지면 다음에는 뭘 해 먹고살려고 사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교사들이 자살을 하는거다. 그만두고 다음 인생을 준비하면 되는데 자살을 하는 이유는 교사밖에 모르는 삶을 살고 다음 인생을 모르기 때문이다. 괴로운 건 그만두면 끝인데 괴롭힘을 당해서 자살을 했다는 건 거짓이다. 나도 자살을 생각했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해서 잘 안다.
결국 말 그대로 그 직업(직장)밖에 몰라서 매달려 있기 때문에 그런거다. 매달려 살면 힘들다. 물론 나도 힘들다. 하지만 나는 안전한 땅에서 걸어가고 가끔 뛰어가고 힘들면 쉬어갈 수 있는데 매달려 살면 허공에 발버둥 치다가 떨어질까 봐 조심하게 되고, 가만히 있자니 후배들과 경쟁자들이 내 발목을 잡고 끌어당기거나 나를 붙잡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지탱해야 하기도 하는데 뭐가 더 불안한 삶인지 모르겠다. 행여 그 회사가 작으면 망할 수도 있지 않는가. 그러면 그냥 인생에 지진이 일어나는 꼴인데 그러면 어차피 다 같이 불안한 삶, 그래도 힘들면 빠떼리 엔꼬 나기전에 쉬어갈 수 인생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It rained all day in London, thankfully. It's because rainy day are days off. I just decided that way. 일요일에만 쉬라고 정해놓은 인생을 따르는 것보다 이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삶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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