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08 (2023.08.25)

_교문 밖 사색가 2023. 8. 26. 21:16

런던살이 Day 08 (2023.08.25)

 

그동안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서 오늘은 사진하나 찍지 않은 날이 되었다.

 
시내 숙소에서 본래 숙소로 돌아왔다. 확실히 깨끗한 숙소라는 것이 좋았다. 더군다나 전기공사를 하면서 인터넷 공사도 같이해서 인터넷도 터졌다. 그동안은 불안정해서 사용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시내 숙소가 좁아도 더 낫다는 생각도 했었다. 인터넷은 이제 인간의 삶 자체로 스며든 문명이다. 
 
◆ 이민자의 삶
 
오늘 숙소 주인은 현관앞에 있는 이민 가방 두 개를 치워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연락을 받은 일행은 짐이 각각 32kg로 너무 무거워서 집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그리고 그건 여기 처음 올 때부터 요청을 했었다. 하지만 말이 없길래 우리는 현관에 두기로 하고 숙소 주인에게도 그렇게 말해둔 상태였다.
 
그런데 오늘 엘리베이터 사용에 대한 말도 없이 짐을 2층(우리나라 3층)까지 가지고 가라고 하니 일행은 순간 열이 받아서 고마운 부분과 함께 불만 요소를 AirB&B측에 보고하겠다고 반협박을 했다. 그 메일을 받은 숙소 주인은 일행보고 지금까지 투숙객 중에 말이 제일 많다면서 인신공격을 했다.  
 
메일에는 엘리베이터 말고도 빨래도 7일 이상이면 해주기로 되어 있으면서 안해주고 공용공간에서 책상이 있는 부분은 늘 잠겨있고 그나마 열려있는 뒷마당 공간은 오늘은 잠겨있었다는 내용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다 정당한 요구였다. 
 
숙소 주인은 중국인이다. 첫날도 그렇게 느꼈지만 아마 이민자로써 런던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을 무의식중에 늘 가지고 있기에 이런 작은 공격에도 예민하게 군거 같다. 따지고보면 일행이 일주일 동안 너무 힘들고 나름 사기도 당해서 그에 대한 이유로 순간 감정조절을 못해서 숙소 주인 정중히 요청을 한게 아니라 반협박으로 나간것 자체가 문제였다. 하지만 숙소 주인도 이런 정당한 문제를 정중히 넘기지 못하고 인신공격적으로 나간다는 것도 문제인거다. 심지어 우리는 방만 빌린거지 공용공간과 가든은 빌린게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실제로 여름에는 공용공간을 90% 넘게 보안 목적으로 문을 잠그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숙소를 예약한 사람들은 사진을 보고 공용공간과 가든과 엘리베이터와 세탁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올 것이다. 다시 말해서 숙소 주인은 반협박 당한 상태가 짜증나서 무의식중 방어기재가 발동해서 아무말이나 한 상태였을거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이건 지난 글에 올린 이탈리아 유경준씨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들켰을 때 세컨폰 쓰고 있다고 생각없이 말한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갤럭시 노트 9] 한쪽 거실에서 가든으로 나가는 문이다. 시내 숙소로 이동하기 전날 가든에서 운동을 한적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문을 잠궈버렸다. 그리고 모레 가든 파티한다고 한다. 여러모로 우리가 가든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요구 사항이 많은 투숙객(중국 주인에 말대로라면 말 많은 투숙객)이 된건 다른 투숙객과 달리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각자의 공부가 목적이어서 온것이기에 다른 투숙객처럼 나가서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낮에도 숙소 이용률이 높아서다. 그건 아마 이 숙소를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우리같은 투숙객을 받아본적이 없어사라고 봐진다. 결국 경험이 중요한거다.
 
아무튼 나는 숙소 주인의 태도를 이민자의 삶, 즉 남에 땅에 사는 사람이 아무리 정당하게 살아도 차별받는 삶에 대한 상처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요일날 자기 친구들 불러모아 (집 자랑하는) 가든 파티할거라고며 짐을 올리라고하고 보안상이라고 말하면서 일부러 문을 잠궈뒀을 뒷마당 문을 열어주고 그만 징징대라고(moan) 메일을 보낼 정도면 말이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경계해야 할 사람들은 본토 사람들이 아니라 이곳에 사는 이민자, 약자, 돈이 있어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전기 공사(본토 사람)하시는 분만 보더라도 우리에게 너무 친절했기 때문이다.
 
 
(side talk)
 
AirB&B 측에서 Deposit을 요구한 숙소에 대한 증거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결제를 AirB&B가 아닌 개인적으로 요구했다는 대화 내용과 이메일을 보냈다. 증거를 보내면서 왜 대화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을 피해가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화 정황상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나마 오늘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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