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기/런던살이 2023-24

런던살이 Day 03 (2023.08.20)

_교문 밖 사색가 2023. 8. 26. 06:57

런던살이 Day 03 (2023.08.20)

 

3 Howard road London Nw2 6ds (두 번째 뷰잉 집주소)

 
◆ 동내 산책
 
지금 숙소 첫날, 도착해서 적당히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로 버거킹으로 향했었다. 우리는 너무 지쳐서 먹는걸 찾는수고를 덜기 위해서 햄버거 집을 선택한 것이다. 걸어서 가기에 가까운 거리라서 부담없이 갔는데 어둑해진 저녁에 생각보다 많은 흑인들과 마주치면서 긴장을 했었다. 안그래도 인종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면서 방어적 심리로 인해서 위축이 되어 있는 상태다보니 더 긴장을 한거 같다. 심지어 버거킹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공사 기둥에 기대어 우리를 바라보는 흑인은 우리가 만약 혼자였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게 할 정도로 우리를 주시를 했다.
 
하지만 삼일째인 오늘 아침 동네 산책을 하면서 이 동네 분위기는 의외로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아시아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적하고 깨끗한 동네 분위기에 처음 런던에 왔을 때 묵었던 숙소보다 더 부자 느낌도 났다. 그래서 버거킹 쪽으로 향해서 가봤는데 역시나 메인 도로에서는 흑인들이 보였다. 낮이라서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세계의 약자들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흑인들 구역이라는 곳이 따로 크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 동네안에서 구역을 나누는 형태로 구조가 이뤄진거 같았다. 다시 말해서 거시적으로 보면 다 같이 살지만 미지적 단위로 보면(동네 단위로 보면) 흑인구역이 따로 있는 구조라고 느껴졌다.
그건 행정적으로 그런건지 아님 보이지 않은 규칙으로 그렇게 형성이 된건지는 들어본 상식이나 지식이 없어서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놀러왔을 때보다는 더 많은 것을 보게 되는건 확실하다.

[갤럭시 노트 9] 큰 길 건너편에 있기에 그나마 나았다. 이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구걸을 하면서 접촉을 시도했는데 그게 이제 3일째 되는 나에게 그랬다면 아주 크게 불편함으로 다가 왔을거다.

 

[갤럭시 노트 9] 돌아오는 길의 동네 사진이다. 걸어서 5~10분 차이로 사람들이 다르다.

 


◆ 뷰잉 두 번째 집
 
집 구조는 우리가 바라던데로 거실이 있었고 토론도 가능한 정도였다. 집만 본다면 방 하나가 없어도 되려 여기가 낫다는 판단이 섯다. 집 구경을 마치고 테이트 모던으로 가려고 지하철 역으로 향하면서 동네 분위기를 살폈다. 너무 거칠었다. 대낮에 카페에 앉아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험상궂었고 심지어 뷰잉한 집 구역은 이슬람으로 이뤄진 타운이였다.
 
동네분위기를 더 보기 위해서 베이커리 집에 들렸다. 지하철 역을 좀 지나서 간 그 집은 그래도 뭔가 밝은 분위기가 낫지만 지하철 역에 있는 지저분하고 가난한 남자들의 어슬렁거림은 거주하기에는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심지어 지하철 역이 우범지대라고 여겨지는 것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느낌이라 아무래도 여기는 동네 분위기 때문에 안될거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동네는 내가 처음 런던에 왔을 때 잡은 숙소의 동네였다. 숙소로 돌아와 지도에 표시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동네도 우리가 현재 머무는 숙소 동네와 마찬가지로 한쪽 구역은 좀 가난하고 이민온 사람들이 거주하는 구역이었고 다른쪽은 백인이 사는 거주 지역으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6년 당시 Palmers Lodge Hillspring이라는 숙소에 머물렀었는데 옛날 경주 수학여행지 숙소 느낌을 주었었다. 실제로 유럽의 많은 학교에서 와서 머물렀고 나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그때 이 구역에서 아침 산책을 할 때 동네 느낌은 깨끗한 분위기였고 차분하다 것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호호 할머니가 나이키 레깅스를 입고 조깅을 하기도 했다. 난 여기를 과거 대신동이 제법 사는 지역일 때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가 지하철 역을 나올 때 한 번 와본곳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첫 번째 뷰잉한 집을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거실은 없지만 그래도 큰 공원이 있고 그 공원이 프림로즈 힐이라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단 집주인이 사기꾼이 아니라는 전제하라는 농담도 빠지지 않았다. 그만큼 의심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래도 우리가 결정을 한 이유는 AirB&B로 예약을 하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런던에서 집을 구할 때는 집안의 구조와 편리성 보다는 동네 분위기와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날이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런던 집구조는 형편없다는 것은 여실히 보였고, 구조가 형편없는데 편리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집을 보고 첫 번째 집에 대한 확신이 들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갤럭시 노트 9] 런던은 4번째 방문이지만 테이트 모던은 처음이었다. 왜 사람이 꼭 와야할 곳이라고 한지 알거 같다.

 

[갤럭시 노트 9] 집을 결정한 후, 각자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런던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side take)
 
Can I have a tap water(워러)?
 
뷰잉집 동네 카페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영어다. 하지만 카페의 그분은 알아듣지 못했다. 워터도 알아듣지 못했다. 영국은 '우어터'였기 때문이다. 난 that hurt my feelings(마상 영어표현)를 입었다.
참고로 그 가게는 치킨 버거가 맛있다. 우리나라는 가슴살을 쓰는데 여기는 다리살을 써서 그런거 같다. 하지만 관광지가 아니니 다시 올거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