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1차 명예 졸업식 날까지 난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가 진정한 음악인이 만드는
고품격 음악방송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탈락을 모면하기 위해 경연을 하지 않았고, 1위를 하기 위해서 더더욱 경연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음악(공연)을 했다. 물론 전적으로 음악을 위한 경연을 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탈락이라는 위험요소를 완전히 무시할 만큼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걸 이해 못할 만큼 신경 쓰며 경연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음악을 위한 경연을 했다고 생각한다.
고음을 구사여 청중의 마음에 깊게 각인 되거나,
감동적인 편곡과 거기에 맞는 가사로 청중들에게 눈물로서 감정의 순화를 시켜주거나,
혹은 청중들 마저도 신나 춤을 추게 만드는 신나는 록큰롤 무대를 연출하여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만이 최소한 탈락은 모면할 수 있다 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성립했다 라는 것을 알면서도, 탈락에 개의치 않고
이소라는 No.1 이후의 소신있는 모습을 계속 유지하여
뮤지션들이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을 하겠금 만들었고,
YB는 명예 졸업을 남겨두고 마지막 무대에서,
스스로의 영광을 포기하고 열광적인 무대가 아닌 소신 있는 잔잔한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분명 밴드로써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그렇게 멋진 뮤지션들이 만드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가 조금은 변질이 되려는
모양새가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탈락을 하지 않으려는 무대를 만드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딱히 “봐! 맞잖아!!!” 라고 말할 만큼의
탈락의 위기를 벗어나려고만 연출하는 확신이 드는 무대는 없어, 개면적인 시선으로 시청했는데,
이번 탑을 대동한 거미의 무대가 그런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예전에 했던 듀엣 무대가 미션이었으면 탑이 나와도 무방한 무대였겠지만, 불행히도 미션도 아니었다.
이런 미션이 없었으면서 다른 누군가를 부른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임재범씨도 차지연씨와 빈잔을 연출했고,
자우림도 김윤아씨 친동생을 불러 신해철의 재즈카페를 연출했다.
김범수씨도 외톨이야 라는 무대에 탭퍼분을 대동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거의 0%에 가까운...
그야말로 본 경연자들의 무대 구성 요소로서만 플러스 되는 요인이었지,
청중평가단에게 어필을 할 만한 개인의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탑은 다르다. 너무 유명한 사람이고, 인지도 또한 너무 높은 사람이다.
거미의 개구쟁이 무대에서 단 한 단어만을 외치더라도
분명 청중평가단에게 어마어마한 각인이 될 만한 인물이다. 물론 반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명의 누군가를 불러도 될 만한 상황에 탑을 대동시켜
청중평가단의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발상은 프로들의 무대 더군다나 경연이라는 입장으로 본다면
그리 유쾌한 무대로는 봐지지 않았다.
물론 여기가 ‘나는 가수다’가 아닌 ‘무한도전’의 공연 무대였다면 정말 멋진 캐스팅이었겠지만....
거미씨는 고음, 신나는 무대, 감동 이라는 나가수 생존 공식에 1위를 할 수 있는,
혹은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는 공식을 또 하나 만들었다.
내가 이런 곱지 않은 시선으로 거미씨의 무대를 평가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이유의 원인은 옳바른 평가를 하지 못하는 청중평가단에 있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청중평가단은 일반인이다. 그들은 생업이 있고,
어쩌면 직장이 없어 직장을 구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내일을 걱정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기도 바쁜, 그렇기에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라
문화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는, 스스로의 앞날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이다.
다시 말하면 청중평가단은 음악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음악에 있어서는 약간의 나름의 취미로 조회가 있을 뿐, 문외한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그들은 ‘나는 가수다’의 무대를 즐기러 오는 것이다.
BMK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나, 김경호의 이유같지 않은 이유의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거나, 인순이의 아버지 같은 감동적인 노래를 들으며
눈물로써 감정의 정화를 느끼고, YB의 붉은노을 처럼 신나는 락음악에 미쳐보기도 하고,
김범수의 늪처럼 절대고음의 마력에 붙잡혀보기도 하고...
그들은 그러려고 왔다. 그리고 그게 그들에게는 정답인 것이다.
세상에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마련된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열정을 쏟아내는 공연장에서 음악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누가
우리나라 앞날의 음악에 대해 깊게 생각하며 그 공연을 보며 평가하겠는가!?
그러면 청중평가단도 문제의 핵심 요소는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 전적으로 있는 것이다.
비슷한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은 나름의 기준이 있어 보인다.
과거의 명곡을 현대의 아이돌 위주로 재탄생 시켜 시청자에게 들려준다는 의미가 느껴진다.
물론 거기에는 불후의 명곡 시즌1의 영향이 크고,
나는 가수다 처럼 음악에 인생을 건 음악인 나오는 것이 아닌,
아직은 뮤지션이라 불리기 어려운 아이돌이 나오는 것,
그렇기에 그들의 1위라는 의미는 시청자에게 크게 어필 하지 못한다는 점 또한
프로그램의 기준을 잡는 한 요소가 됐다.
거기에다 아이돌들이 춤만이 아닌 노래도 잘 한다는 의미를 전달시키려는 요소를
첨가시켰다 라는 의도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의 출연진들은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세상과의 타협과는 거리를 둔
보컬리스트를 넘어, 스스로 편곡을 하거니와, 혹은 편곡자와 상의를 하여
자신들이 표현해 내고자 하는 음악을 만들어 무대를 연출하는 뮤지션이다.
이 정도 무게감 있는 뮤지션이 나오면 ‘나는 가수다’ 측에서 프로그램 취지를
청중평가단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정확한 의도로 밝혀야 하는 것이다.
1. 그야 말로 나는 가수다라는 제목에 맞게 보컬로써 승부를 가리는 무대를 연출을 하는 가수를
선출하는 기준을 제시하던지 2. 이미 보컬로써는 누가 우위라고 말하기 어려운 가수들만 불렀으니,
그 다음 문제인 우리나가 음악의 미래를 생각하거나 출연한 뮤지션의 한계를 극복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곡에 한계를 뛰어넘는 곡을 만들어 부르거나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 부르는 뮤지션을
선출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던지 3. 아니면 기존 우리나라에서 만들기 어려운
최고의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조건을 ‘나는 가수다’ 측에서 만들었으니 최고의 무대를 연출하는
뮤지션을 고르는 경연이라는 식의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기준이 있어야 일반인 인인 청중평가단이 탑을 대동한 거미의 개구쟁이 무대에 현혹되지 않고
순위를 매길 수 있는 안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 하고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혹은 청중평가단의 반을 음악전문가로 채우든가...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의 무게감을 고려한다면
분명 청중평가단의 반을 음악전문가로 채우는 건 당연한거고,
그럼으로써 거의 불가능한 청중평가단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다른 방향으로 해결되리라 생각되어진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은 정말 뮤지션이 이끌어온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주말 저녁 들을만한 음악프로 그램이 없다 라고 생각해 제대로 된 음악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라는 식의
그런 모호한 기준 속에서,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이 자꾸 퇴색 되어 간다는 것이 안타갑게 느껴진다.
새로운 실험과 잔잔한 음악의 감동을 전해주고 떠난 이소라,
자신이 잘 하는 음악적인 보호막을 걷어 올려 새로운 음악을 우리에게 소개 해주시고 떠난 인순이,
명예 졸업을 앞두고 소신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떠난 YB,
좋은 노래를 최선을 다해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순위에 맘 조리던 가수들...
그리고 1위를 하고도 혹은 상위권을 하고도 욕을 얻어 먹는 가수들
모두 ‘나는 가수다’의 어정쩡한 태도의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걸 알고도 출연한 가수들 제발 소신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소라씨는 호주에서까지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노래를 불렀다... 결국 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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