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책, 문화

[연극] 20110227 묻지마 육남매

_교문 밖 사색가 2011. 3. 2. 17:09

 

 

묻지마 육남매


캐릭터의 개성이 잘 살아 있고, 거기에다 구성도 아주 잘 이루어져있다.
이렇게 아무리 좋은 작품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잘 받혀 주지 못하면 말짱 황인데...
이번 공연은 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주 좋았던거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 도박 빚에 도망간 아버지로부터 버려진

육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첫째... 이상을 꿈꾸는 철없는 아버지 역할을 하며 언젠가 차력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꿈을 꾸는 인물이다... 어느날 자신의 동네로 약을 팔러온 약장사의 꼬득임에 넘어가 스스로 차력에 소질이 있는 줄 알고

모두가 잠든 틈을 타....

그 동안 둘째가 떡을 팔고 셋째가 시장에서 구두를 딱아가며 모은 집세를 훔쳐

잠든 동생들에게 차력사로써 금의환양을 약속하며 도망가 버린다....

 

 

 

둘째... 억척스러운 현실을 맞부딪혀가며 억척스럽게 극복하려

모두에게 엄격한, 남편 잘못 만난 어머니상으로 살아간다...

모두를 책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에게 엄격한 그녀는

셋째가 동네 어르신에게 뺏긴돈을 다시 돌려받으며

셋째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삐까뻔쩍 구두쏠"을 사주는 자상함도 보여준다

....

그리고 사실상 아버지 역할도 하고 있는 그녀는 집세를 가지고 달아난 오빠 때문에

집주인(?)에게 비참한 꼴을 당하기도 하는데...

평소에 당당한 그녀이기에 애처롭게 보이기도 했다...

 

 

 

셋째.... 한창 친구들과 뛰어 놀며 장난칠 나이에 학교마저 그만 두고 생활 전선으로 뛰어든 셋째...

둘째에게 있어 가장 믿음직스러운...

어쩌면 첫째 역할을 담당하는 믿음직스럽고 속깊고 착한 마치 맏이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둘째가 집안의 어려운일로 깜빡한 다섯째의 생일을 챙겨주며,

둘째 누이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녀석이다....

 

 

 

넷째.... 바보지만... 이녀석 때문에 다들 웃고 사는것 같다...

이런 윤활제 역할을 하는 인물은 세상사에 필수다...

그의 바보연기..

특히 밥먹는 연기는 누가 봐도 웃지 않을 수 없는 묻지마 육남매의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다섯째... 여섯째 인형이다 보니... 사실상 극중 막내이다...

막내의 귀여움을 잘 묘사했지만...

좀 더 감각적인 대사를 내 뱉음으로써 관객의 웃음이나 집중을 좀 더 잘 유도 할 수 있을 것같은

부분이 몇 군데 있었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육남매 이외의 다역을 맞고 있는 배우)

 

묻지마 육남내는 케릭터가 잘 살아있고 각자의 에피소드가 잘 어우러져 있는...

더군다나 연기력도 좋아 지루할 틈이 없다...

 

비교할만한 소시민을 다른 작품으로는

쓰레기를 모으며 살아가는 가족사를 다룬 서울 극단 해오름의 "바쁘다 바뻐"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의 우환과 화해를 잘 다룬 부산 일터극단의 "달밤 블루스"가 있는데...

 

솔직히 말해 서울 작품 바쁘다 바뻐보다 부산의 묻지마 육남매, 달밤 블루스가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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