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이 신념을 갖는다는 것
악도 신념이 있다면 정당성을 가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사람이 무엇을 안다는 건 참 쉬운 거 같다. 살아가면서 그냥 학교도 가게 되고 의례히 책도 읽게 되고, 영화도 보게 되고 그런 식으로 알게 된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모두 행동으로 옮겨지는 건 아니다. 행동을 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게 아닌가 한다. 우선 책을 읽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알아야만 한다. 안다는 건 곧 생각을 하게도 만든다. 무조건 생각을 한다는 건 아니다. 생각을 하는 자만이 생각을 하는 것인 거 같다. 생각을 한다고만 해서도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도 아니다. 느껴야 된다. 느낀다는 건 감성적인 부분이데 이건 대체로 경험에서 많이 파생된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대중가요를 들어도 내가 격은 이야기 같으면 이성적으로 "아~ 그렇구나, 그렇수도 있겠다."에서 바로 긍정의 표현인 "그래! 맞다!"라는 표현이 더 잘 나오게 되어있는거 같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경우를 당한 사람에게 더 동정이 가고 그로 인해 약간에 행동도 취해지는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고생한 노부모를 둔 자식들이 고생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서 "내 부모님 생각이나서..."라며 약간의 동정의 손길을 보내는데 이것이 한 예라고도 볼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신념처럼 굳어지지는 않는다. 여기서 한 단계 더 거쳐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깨달음'이다. 안다는 것과 생각한다는 것은 '이성'적인 면이다. 그리고 느낀다는 것은 '감성'적인 면이고 그리고 깨닫는 다는 것은 아마도 '영'적인 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깨달음이라는 것을 한번 느끼면 사람은 '신념'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는 거 같다. 그리고 이것은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이라는 말로 표현이되어 모든 상황에 절대적인 행동 양식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하나에 한가지 경험으로 오는 것은 아닌 거 같다. 한 가지 경우에 여러 가지 직접 혹은 간접 경험으로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갑자기 오는게 아닌가 한다. 이것을 "돈오점수"라고 한다.
깨달음은 행동양식에 첫 걸음이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알고, 생각하고, 느껴야지만이 깨달음이라는 경지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읽고,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경험으로써 느껴보기도 하고 그래야지만이 인격이라는 것이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중학교 때, 김재규 작문 선생님이 너무 많이 알았을 경우 사람이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 작문 선생님이 자기가 사는 동네를 소개해보라고 했는데, 내가 지난 국어 시간에 동사무소에서 우리 동네에 대해서 조사를 해 온 적이 있었다. 당시 국어 선생님에게 공부란 저렇게 하는 거라고 하면서 전교에서 나만 그렇게 조사해서 알아왔다면서 나를 엄청 띄워주셨다. 그걸 듣곤 나보고 나보고 동네 소개를 해보라고 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데다가 정말 딱히 기억나는 게 없었다. 그래서 난 예전에 작문 선생님이 한 말을 인용해서 너무 많은 분량을 조사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작문 선생님은 그건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이다.
난 이건 작문 선생님이 신념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신념이 없기 때문에 상황마다 다른 말을 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 상황을 잊어버리고 살기 때문에 별 불편함(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바르게 살자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부끄럼 없이 살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신념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말을 하고 싶다. 설사 그게 나쁜 일(유치하고, 치사한 일 말고 진짜 나쁜 일) 이더라도 자신의 어쩔 수 없는 그런 경험이 있으면 자신만은 떳떳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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